그녀가 원한 건 자기만의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유쾌하고 친절한 국경수비대원들이 할머니의 열쇠와 여권을 가져가 버린 것이다. 할머니는 집과 함께 자기 삶에 대한 주도권도 잃어버렸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중에서
문제는 그녀가 원하는 삶이 단순히 안전하다는 것 이상이라는 데 있었다. "전과 같이 살 수 없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집이 아니라 병원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알라딘 eBook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중에서
하지만 어느 요양원에서든 노인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고사하고, 그들 옆에 앉아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 묻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 이것은 바로 삶의 마지막 단계에 관해 생각하지 않으려는 태도로 일관하는 사회가 낳은 결과다. 우리가 만들어 낸 시설과 제도들은 여러 가지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병원 입원실을 비우고, 가족의 부담을 덜어 주고, 노년층의 빈곤을 극복하려는 목적 말이다. 그러나 그 시설에 들어가 사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듯하다. 우리가 병들고 약해져서 더 이상 스스로를 돌볼 수 없게 됐을 때도 삶을 가치 있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 말이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중에서
다시 말해 그들은 삶에서 할아버지에게 가장 중요한 관계와 기쁨을 어떻게 하면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려 하지 않았다. 그들의 태도는 잔인함보다는 몰이해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러나 톨스토이가 말했듯, 그 둘이 결국 뭐가 다르겠는가?
-알라딘 eBook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중에서
요양원의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남아 있는 것은 가족이다. 이 경우 요양원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자녀의 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그다지 많은 연구가 진행된 것은 아니지만 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도움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수명이 늘어남과 동시에 맞벌이 수입에 기댄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다. 그 결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고통과 불행을 경험하게 됐다.
-알라딘 eBook <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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