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문학이란 무엇인가 - 의학과 인문학의 경계 넘기
황임경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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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간은 개별 환자에게 주관적인 의미의 내적 시간으로 새롭게 경험된다. 질병 경험을 타자와 공유하기 어려운 요인 중 하나는바로 이 주관적 시간과 객관적 시간의 소통불가능성이다. 병원에가면 환자는 객관적인 시간 척도에 비추어서 질병 경험을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질병은 내적 시간과의 직접적인 관계 속에서만 환자에게경험된다. 그러므로 내적 시간의 살아 있는 경험을 객관적인 시간 척도에 끼워 맞춰 표현해야 하는 환자는 당연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없다. 반면 의사는 질병의 생물학적 경과를 측정하기 위해 객관적인시간 척도를 사용한다. 환자와 의사는 서로 다른, 공약 불가능한 시간의 차원에 따라 서로 다른 질병의 시간성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질병은 시간적 차원에서 환자나 의사 모두에게 모순적인 과제를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 - P260

특히 질병 체험과 연관해서 주목할 점은 자아의 구성적인 측면이다. 자아는 한번 형성되면 영구히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형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거치며, 개인이 능동적이고 창조적으로 구성해 내는 상징적 기획이기도 하다. 자아는 한 개인이 자신에 대해 가지는 이해, 견해, 축적된 지식, 인식, 감정과의 관련을 통해서 구성되고 재형성되며, 언제나 ‘자기 해석’의 과정을 통해 탄생하게 된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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