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 한국 사회는 이 비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김승섭 지음 / 난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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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함이 피해자의 자격을 결정하는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 사회는 사회적 폭력을 대할 때 가해자의 행동을 따져 묻는 게 아니라, 피해자가 진짜 ‘피해자’인지 확인하는 데 더 큰 관심을 쏟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피해자의 말과 행동이 동정하기 적당한 모습을 벗어나는 순간, 사람들은 고개를 돌리곤 했지요. 세월호 유가족 역시 ‘불쌍한 피해자’의 모습에서 벗어나 진상 규명을 외치자 비난받기 시작했습니다. 한 국회의원은 "유가족이면 좀 가만히 있어라"라고 말했고, 사회 곳곳에서는 ‘너만 힘드냐, 그만 좀 나대라’고 핀잔했습니다.

-알라딘 eBook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김승섭 지음) 중에서

오늘날 대학에서 공부는 영어로 쓰여진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는 일을 의미합니다. 어느 대학도 연구자가 한국 사회의 사건을 한국어로, 그것도 논문이 아닌 책으로 쓰는 일을 권하지 않습니다. 한국어로 된 책은 매년 여러 기관을 통해 발표되는 대학의 순위를 올리는 데 ‘쓸모’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평가를 통해 측정하는 대학의 경쟁력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 또 그렇게 대학이 순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한국 사회에 좋은 일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부족함과 계속해서 대면해야 했습니다. 책과 논문을 찾아 읽고 동료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했지만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며 제가 연구자로서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찾고 그중 가장 나은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고자 안간힘을 썼습니다. 얼마만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충실히 해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부족한 책이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이용하는 것을 넘어 더 나은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알라딘 eBook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김승섭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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