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진보는 차별을 없앨 수 있을까
김진석 지음 / 개마고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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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한편으로 불평등에 대해 불만을 가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사실로 인정한다. 또는 한편으로는 그것을 비판하고 거부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의 여러 면을 받아들이는 행동을 한다. 천민자본주의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바로 그 천박한 현실의 힘을 알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자본주의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 묘하고 어떻게 보면 기괴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한편으론 싫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인정하는 태도, 또는 거꾸로 한편으로는 팩트로 받아들이면서도 가끔 또는 자주 싫어하는 태도를 사람들은 보인다. 그리고 점점 분명해지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 재산과 소득과 지위에 관한 욕망에 관한 한, 또는 불평등을 해결하는 실질적인 행동에 관한 한, 보수와 진보 사이에 큰 차이는 없다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진보는 차별을 없앨 수 있을까> (김진석 지음) 중에서

그러나 학력경쟁 과정에서 생기는 차별을 고발하면서 정말 "기회는 균등한가? 과정은 공정한가? 결과는 정의로운가?"3라고 물으면 충분할까? 그런 고발은 진보적인 이념의 관점에서 옳은 것처럼 보이고, 정치적 올바름을 충실하게 따르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학력경쟁이 유발하는 차별은 권리의 평등과 인권에 어긋나는 차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을 띤다. 무엇보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개인과 사회에 유익한 지식획득과 훈육의 과정이다. 개인은 자기실현을 하고 사회는 인재를 얻는다. 다르게 말하면, 교육은 기본적으로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그런데도 그 과정이 점점 폭력적인 경쟁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개인이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는 교육과정에서 점점 부모 또는 조부모의 재산이 개입하고 있다. 학력경쟁 과정, 그리고 대학졸업 후의 취업경쟁에서 부모와 조부모의 경제력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무시할 수 없는 팩트이다.

-알라딘 eBook <진보는 차별을 없앨 수 있을까> (김진석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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