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중사 1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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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아메리카의 시초는 정복, 노예제, 죽음으로 얼룩져 있다. 미국의 어린이들이 배우고 있는 역사책에서는, 이 모든 것이 유혈이 전혀 없는 영웅의 모험담으로시작되며 콜럼버스 기념일(Columbus Day. 10월 12일은 축제일로 되어 있다. - P28

항해자이자 발견자로서 콜럼버스와 후대 계승자들의 영웅적 행위를 강조하고 그들이 저지른 인종말살을 무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필요한 일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인 선택이다. 그것은 이미 벌어진 행위를 자기도 모르게 정당화하는 데 이바지한다. - P30

그리고 이런 갈등의 세계, 희생자와 가해자의 세계에서 알베르 카뮈의표현처럼 가해자의 편에 서지 않는 것이 생각 있는 사람이 할 일이다. - P32

그럼에도 이 책은 이런 복잡한 현실을 풀어나가는 동시에, 정책과 문화를통해 보통 사람들을 공통의 이해관계를 가장하는 거대한 거미줄로 사로잡으려는 정부의 시도들을 회의적으로 바라볼 것이다. 나는 체제의 화물칸에 빽빽하게 갇힌 희생자들이 서로에게 가한 잔인한 행위를 간과하지 않으려 애쓸것이다. 희생자들을 낭만적으로 그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나는 (정확한 구절은 아니지만) 전에 읽은 한 문구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가난한 이들의외침이 항상 정의롭지는 않지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의가무엇인지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 P33

만약 인간 진보를 위해 반드시 치러야만 하는 희생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희생당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원칙을 견지하는게 가장 중요치 않을까?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포기하는 결정을 할 수 있지만 질병이나 건강, 삶이나 죽음처럼 명백하고 당면한 문제가아닌 어떤 진보를 위해 다른 사람의 아이들, 심지어 자신의 아이들까지도활활 타오르는 장작더미 속으로 던져 버릴 권리가 있는가? - P45

이처럼 콜럼버스와 후대의 계승자들은 텅 빈 황야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곳에 따라서는 유럽만큼이나 인구가 조밀하고, 문화가 복잡하고, 인간관계가유럽보다 평등하고, 남자, 여자, 어린이, 자연 사이의 관계가 아마 세계 어느곳보다도 아름답게 이루어진 공간으로 들어온 것이었다. - P51

아메리카 노예제를 역사상 가장 잔인한 형태의 노예제로 만든 두 가지 요소가 아프리카에는없었다. 첫째는 자본주의적 농업에서 기인하는 끝없는 이윤을 향한 광란이다.
둘째는 피부색에 따라 백인은 주인, 흑인은 노예라고 가차없이 구분하고 인종적 증오심을 이용함으로써 노예를 인간 이하의 지위로 떨어뜨린 것이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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