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의 역사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 지음, 하정희 옮김 / 예지(Wisdom)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그때만 해도 아직 때가 늦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을 구하기 위한 그 어떤 총체적인 계획도 세워지지 않는다.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학살 수용소들에 대한 군사 개입도 전혀 시도되지 않는다. 아르메니아인들에 대한 집단학살과 마찬가지로 유대인들에 대한 집단학살은 대다수의 무관심 속에서 펼쳐진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일부 여론도 - 서유럽 나라들, 특히 프랑스에서 - 역시 반유대주의적 주장들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 P254

사실 집단학살은 한편으로는 관료, 다른 한편으로는 군산복합체의 - 즉 수천 명의 - 능동적인 참여가 없이는 전개될 수 없는 대대적이고 복잡한 과정이다. 무엇보다도 유대인들을 식별하는 일이 문제다. - P269

전쟁에서 파생된 결과로 단순화할 것이 아니라, 유대인에 대한 전통적인 - 히틀러는 그 전통의 발명자가 아니라 계승자다 - 극심한증오심의 (어떤 순간에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 의해서 가능해진) 귀결로서이해해야 한다. - P277

보편적으로 봤을 때 집단학살의 범죄는 가장 심각한 범죄다. 그러나 쇼아라고 하는 이 특별한 집단학살은 특히 심각하다. 그것은인간이 품을 수 있는 사악한 생각을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까지 진전시킴으로써 인류 역사를 완전히 반으로 나눈다. 쇼아 이후에는 더는이전처럼 사고할 수 없다. 그리고 어쩌면 사고하는 것 자체가 더는가능하지 않을지도 모르며, 어쨌든 헛되이 사고하는 일은 더는 있을 수 없다. - P280

다른 말로 하자면, 흑인노예무역은 특정 논리(최대 이윤의 논리)의지배를 받는 반면, 현대에 벌어진 집단학살들은 오로지 극단적 광기의 지배를 받는다. 이 둘은 형태에 있어서는 다르지만 기괴하다는 점에 있어서는 서로 필적할 만하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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