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
알렉상드르 타로 지음, 백선희 옮김 / 풍월당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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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터너는 없는 사람 같아야 한다. 최고의 페이지 터너는 일본인이다. 그들은 옷차림만 봐도 예술 그 자체다. 외과 의사처럼 정확한 그들의 동작은 의식 같고, 음악에 대한 그들의 헌신은 경건하다. 페이지 터너는 도우미다. 무예에 가까운 몸짓으로 좋은 음식을 내놓으며 행복해하는 호텔 지배인 같다. 음악을 정확히 읽을 필요는 없다.
지성과 의식과 헌신이 중요하다. 단골 공연장에 가면 친한페이지 터너들을 다시 만난다. 제네바는 로익, 몬트리올은히로코, 베이징은 야징, 뉴욕은 헬렌. 내 전화기에 담긴 긴목록은 수십 개의 도시와 이름들을 이어준다. 이름과 도시,
각 항구마다 페이지 터너가 있다. 최고의 페이지 터너가그들 중에 있다.

(7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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