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콤한 상자/작은 집이 좋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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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이 좋아 - 인테리어 디자이너 신경옥이 고친 10~20평대 집을 엿보다 ㅣ 좋아 시리즈
신경옥 지음 / 포북(for book)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에 넓은 집을 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하지만 금전적인 문제를 비롯한 여러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우리는 작디 작은 집에서 살아가기도 한다.
부모님 밑에서 편하게 살 때는 모든 집들이 방 4개 이상은 되어야 한다 생각했고 거실에 쇼파와 티비와 장식장을 놓고도 작은 화단 하나 정도는 꾸밀 여유공간이 필수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한 남자의 아내로써의 삶을 시작하면서부터 나의 이러한 생각은 철저한 오판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한동안은 방황도 했었다. 남편과 나, 두 사람 출퇴근에 용이한 곳에 돈을 맞추느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알면서도... . 퇴근하면 친정으로 내뺄 궁리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고 살다보니... 이 곳이 내 집. 어느새 정나미가 똑똑 떨어지던 동네가 내 동네가 되어있었고, 들어가기 싫던 그 집이 My Sweet Home이 되어있었다. (물론 아직도 집은 작디 작고 아이 물건까지 넘쳐나 터지기 직전이지만)
저자 신경옥씨는 가정주부의 삶을 살다가 자신의 적성과 끼를 살려 집을 꾸미고 단장하다 우연한 기회에 인테리어를 직업으로 삼게 되었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감각적이고 현대적인 그녀의 인테리어는 이제 갓 서른이 된 나의 눈에도 상당히 매력적인 공간으로 보여졌다. 집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임과 동시에 출퇴근하는 사람이 아닌 나같은 가정주부에게는 하루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삶의 터전이다. 그렇기에 그 곳은 가장 안락해야하고 동시에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신경옥 님의 인테리어가 딱 그러한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부엌일을 하고 있지만 부엌에만 있는 것 같지 않은... 부엌. 집에서 마시는 커피이지만 한적한 카페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듯한 착각을 주게 하는 집.
작은 소품 하나가, 창틀 하나의 변화가, 가구 배치의 변화가 어떤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주는 지를... 그동안의 작업이 빼곡히 정리된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연말에 우리의 보금자리로 이사할 예정인 우리 부부는 이 책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인테리어 사진을 표시해두고 이사할 집의 아파트 내부 도면을 노트에 그려가면서 어떻게 꾸밀 것인지 상상의 나래를 펴며 새해를 맞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상당한 재미와 흥분을 유발시켰다.
지금 당장 내 집을 이렇게 멋드러지게 만들지 않는다 해도, 지금 당장 내 집이 없다해도...
이렇게 멋진 집에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예쁜 집에서 지내고 싶다는 바람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거니까... .
저자 신경옥은 책에서... 소품 하나로도 분위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작은 집을 선호한다고 했다.
솔직히 작은 집에 사니까 작은 집을 좋다 하는 거지, 큰 집 마다할 사람이 어디있나?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작은 집에도 그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결국에는 사람이 얼마나 마음을 쓰고 정성을 기울이냐에 달린 것 같다.
큰 집도 대충 쓰고 버려두면 흉가로 전락하는 것이고
작은 집도 쓸고 닦고 가꾸면 그것이 바로 Sweet Home이 되는 것이리라.
이 책을 덮으면서 그 안에 우리가 새해를 맞으며 연습장에 그려두었던 나름의 구성도를 꽂아두었다. 일년의 시간이 지나 우리가 이사를 할 때쯤엔 또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루는 것도, 못이루는 것도 생기겠지만 잠시나마 책 속의 그림같은 집을 상상하며 행복했던 때를 떠올리기 위해서.
신경옥의 <작은 집이 좋아>는 인테리어 감각을 키우는 도구로 활용될 수도 있겠지만
내겐 안락하고 아름다운 내 집에 대한 환상을 키울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책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