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이동진 지음 / 예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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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글은 그가 기자이던 시절부터 즐겨 찾아읽었다.  

그의 글에는 '생각'이 있고, '문체'가 있고, 자기가 글을 쓰는 대상에 대한 '애정'이 있다. 

그의 글은 고지식함과 자유로움이 병존하는 특이한, 아니 특출한 경우이다.  

이번 책에서 그는 준비작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고, 

그렇게 준비된 내용이 대화상대와의 대화를 통해서 생산적인 의미로 확장되도록 만드는 노련함을 보여주었으며, 

그리고 그것을 다시 집약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두께는 가히 흉기다 ^^;) 글로 다듬어내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이렇게 즐겁게, 하지만 늘 곱씹을 거리를 발견하면서 읽어본지가 얼마나 되었는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참으로 일독을 권한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전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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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매개 - 뉴미디어의 계보학
제이 데이비드 볼터.리처드 그루신 지음, 이재현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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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언론정보학 쪽에서뿐만 아니라 인문학에서도 매체이론에 열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매체미학 분야는 새로운 이론들이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논의의 장이 되고 있을뿐만 아니라 인문학이 본연의 모습을 돌아보는 또 다른 계기와 방법이 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던져진 이 '재매개화'라는 개념은 또 하나의 소용돌이를 낳고 있다.  

단순히 어떤 내용을 '다시' 다른 매체로 옮긴다는 뜻만이 아니다. 그럼 무엇이냐고? 

아쉽게도 이 분야는 여전히 번역되는 책들이 아주 드물지만, 그래도 '재매개화'와 관련해서 가장 기본서로 꼽히는 이 책이 있다. 일독을 권한다! 강추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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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독일어 Auf Deutsch, Bitte!
이화여자대학교 독일어교재편찬위원회 엮음 / 이화여자대학교출판문화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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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화여자대학교 독일어교재편찬위원회가 대학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지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학습자들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독일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편찬하였다." 저자들이 밝힌대로 이 책에는 "가능한한 생생하고 실용적인 독일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흥미로운 구성과 시각적인 면들이 잘 고려되어 있다. "문자 텍스트 중심의 교재 형태에서 벗어나 삽화와 사진 등의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하고, 원어민이 녹음한 오디오 시디를 첨부하여 시청각적인 학습효과를 극대화하였다"는 면에서도 매우 효과적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현지 문화를 보다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일상적인 상황 중심의 대화"를 다루고 있어, 배우긴 배웠는데, 막상 써먹을 수는 없는 우리네의 고질적인 외국어교육 폐습에서 벗어나고자 애쓴 흔적 또한 역력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책을 독학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내용들간의 연간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가르쳐주는 이가 이것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자료로서는 상당히 많은 양의 정보들이 집약되어 있다. 혹여 독학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다면, 간단한 독문법책을 함께 보며(고등학교 참고서라도 괜찮다), 또 부록으로 수록된 CD를 잘 활용하면, 위에 지적한 문제들은 오히려 자유로움을 의미하게 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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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랑 감독, 엘렌 비트만 외 출연 / 피터팬픽쳐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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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 - 한 도시가 살인범을 찾아나서다

  대도시, 그리고 범죄. 프리츠 랑의 필모그래피에서 대도시와 범죄는 <엠> 이전에도 이미 이국풍의 모험이나 신화만큼이나 중요한 배경이 되어왔다. 그가 영화를 배운 조 마이의 탐정영화 연작물들이 그러했고, 대도시 문명을 마구 악용하며 자신의 몽타주만큼이나 다양한 범죄를 일삼았던 변신의 대가 <도박사 마부제 박사>(1922)가 그러했으며, 기계문명에 대해 묘한 양가성을 보여주었던 미래영화의 원형 <메트로폴리스>(1927)는 아예 제목부터 그렇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아동성폭행살인범(페터 로레)이 도시에 나타나자, 도시는 즉각 공황에 빠진다. 시민들은 움츠러들고, 경찰들은 범인 색출에 안간힘을 쏟으며, 이로 인해 ‘영업’에 지장이 생기자 범죄자 집단마저 범인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결국 발각된 범인은 범죄자들에 의해 급조된 일종의 인민재판에서 처절하게 자신을 변호한다. 그가 린치를 당하기 직전에 경찰들이 들이닥쳐 범인은 정식재판에 회부된다. 영화는 “그런다고 우리 아이들이 다시 살아나지는 않아요. 아이들에게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만 해요.”라고 흐느끼는 어머니들의 영상과 함께 끝난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프리츠 랑이 실존인물인 연쇄살인범 페터 퀴르텐을 모델로 한 범인에 동정어린 시선을 보낸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그를 단죄하려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그려지며, 심지어 영화사에 길이 남을 유명한 병행몽타주 장면을 통해 범죄자들과 경찰이 동일시된다. 물론 이것은 흔히 주장되는 값싼 등치가 아니다. 프리츠 랑은 <엠>을 통해 도시의 심리학을 정밀하게 탐구한다. 그는 범죄자의 뒤를 쫓는 척하면서 도시의 여러 단면을 계측한다. 그리고 이것으로 ‘자발적인’ 통제사회화로 이행 중이던 나치 집권 직전의 독일사회에 대해 누구보다도 정확한 자화상을 작성한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이전의 <도박사 마부제 박사>와는 많이 다르다. 안톤 케스는 이를 “랑의 무성영화 <마부제 박사>가 여전히 범죄자를 신화적으로 고양시키는 경향을 띠고 있었다면, <엠>의 살인자는 우발적이고 다층적이며 복합적인 세계에 편입되어 있으며, 이 세계는 무엇보다도 새롭게 덧붙여진 음향 때문에 현실적으로 보였다.”라고 요약한다.

음향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영화는 영화라는 매체에 갓 편입된 음향을 십분 활용해보려는 실험이기도 하다. 보이지는 않으면서 빵빵대며 사라지는 자동차 소음이 관람의 공간을 사건의 공간으로 만들어놓을 뿐만 아니라, 범인이 하필이면 휘파람을 불고, 또 하필이면 그러다가 장님에게 발각된다는 설정 역시 음향을 인식한 결과이다. 그리고 반어적으로, 황량하게 진행되는 공간의 몽타주 장면 역시 음향을 인식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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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알렌 박스세트 (5disc) - 할인판
우디 알렌 감독 / 20세기폭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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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디 앨런이 더 이상 걸작을 낼 수 없게 되었다는 말이 돌았다.

안그래도 우리의 정서와는 그닥 맞지 않아 몇몇 열광적인 숭배자들을 제외하고는 잘 알려져있지

않았던 그가 우리에게 각인된 것은 오히려 양녀였던 순이와의 난데없는 해프닝때문이다.

그리고 겉으론 사생활에 쿨한 척 해도 그에대한 평가엔 부정적인 그늘이 드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던 그가 최근 다시 살아났다. 그것도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그래도 나는 여전히 한창 때의 우디 앨런이 좋다.

그의 영화엔 날카로움과 함께 따뜻함이 있고, 지적이면서도 부드러움이 있고

짜증날 정도의 소심함 뒤에는 날카로운 공격성이 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직접 등장하며 영화에 이중적 재미를 가져다준다.

더구나 <카이로의 붉은 장미>나 <맨해탄>처럼 영화를 찍는 것 자체나 창작 자체가 주제가 되어

자기반영적 성격을 띠게 되면 더욱 재밌어진다.

거기에는 지적인 쾌감이 항상 뒤따른다.

우디 앨런 박스세트는 영화의 설별에서 우선 뛰어나다.

중요한 앨런의 영화들이 거의 다 망라되어 있고, 정말 중요한 것이지만, 가격도 이정도면 만족이다.

주말 하루를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총알 장전!

노장은 죽지 않았다. 지금의 영화로도, 예전의 영화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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