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스 평전 - 현대 중국의 개척자
조너선 펜비 지음, 노만수 옮김 / 민음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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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펜비는 만약 중국에 장제스가 없었다면, 군벌 시대와 중국의 분열은 지배 범위를 놓고 끝없이 싸우는 봉건 할거 국면으로 빠져들었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또한, 1936년 장제스가 동북군 총사령관 장쉐량에게 납치되었던 시안에서 그대로 피살되었다면, 국민당 정부 내의 친일파가 도쿄와 동맹을 맺고 중국 군대가 일본에 편입되었을 가능성이 짙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히틀러가 서쪽으로부터 소련을 침공할 때 일본군은 동쪽으로부터 소련을 침공해 제2차 세계 대전의 역사는 완전히 뒤바뀌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나는 조너선 펜비의 의견에도 공감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도 예상해 본다. 만약 반일감정보다 반공감정이 더 압도적이었던 장제스가 없었다면, 상하이 대숙청도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공산당 봉기도 국민당이 진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국민당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대중 세력의 지지를 얻게 해줄 장제스라는 구심력이 없었다면, 국민당 세력은 쑨원(孙文, Sun Yat-sen) 사후 크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면 중국공산당이 국민당 대신 주도권을 잡는 시간이 더 빨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https://singingdalong.blogspot.com/2018/11/book-review-Chiang-Kai-Shek-ko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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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술래잡기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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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되지도 않는 글 실력으로 재미는 없고 뻣뻣하기만 한 ‘책 리뷰’를 굳이 쓰려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에게 읽어볼 만한 책을 한 권이라도 더 추천하기 위해서다. 자식이 고기 한 점이라도 더 먹어 무럭무럭 자랐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처럼 누군가 내 리뷰를 읽고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읽어 의식이 무럭무럭 자랐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그런 연고로 최대한 스포일러는 자제하면서 내가 소개하는 책을 읽어볼 요량은 생기도록, 혹은 내가 소개하는 책의 책장을 넘기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호기심이 활활 타오르도록 하고픈, 그런 갸륵함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횡설수설 같으면서도 나름 진지한 마음으로 주절주절 늘어놓게 된 것이다. 이런 ‘책 리뷰’ 쓰기에는 좋은 ‘책 리뷰’는 그 책을 읽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내용이 풍족하고 책의 핵심이 잘 요약된 것이 아니라 그 책을 읽도록 호기심을 부추기는, 그래서 그 책을 읽어볼 마음이 無에서 불쑥 솟아오르도록 만드는 글이라는, 아무리 잘 쓴 리뷰라도 책을 읽는 것에 비교해서는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는 나의 철학이 담겨 있다.

https://singingdalong.blogspot.com/2018/12/book-review-In-the-name-of-sin-ko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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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 대한민국 스토리DNA 8
김내성 지음, 이정서 엮음 / 새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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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난 (작품성이니 문학성이니 등의 전문적 비평은 제쳐두고 단지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의 시점에서) 잘 쓰인 글은 시대를 초월하여 재미나게 읽힐 수 있다는 지론을 묵묵히 머릿속에 담아왔는데, 김내성의 추리소설 『마인(魔人)』이 바로 그러한 경우라 할 수 있다. 『마인』은 거의 100여 년이나 지난 소설임에도 21세기에 사는 우리가 읽기에도 손색이 없는 멋들어지게 잘 쓰인 추리소설이다. 그렇다고 『마인』에서 요즘의 읽을만한 추리소설이라면 당연시하는 과학적 엄밀성이나 치밀한 트릭, 아니면 어떠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사회파 미스터리’ 같은 것을 기대하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반드시 갖춰야 할 첫 번째 재능이 ‘트릭’이 아니라 ‘추리’에 있다고 보는 독자라면, 충분히 읽어줄 만한 소설이다. 무엇보다 요즘 쓰레기처럼 쏟아져 나오는 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소위 ‘라이트 노벨’이라고 불리는, 하지만 내가 보기엔 ‘소설’이라는 딱지조차 가당치도 않은 졸렬한 텍스트로 가득한 책들과는 당연히 비교할 수 없는 품격을 갖춘 책이 『마인』이며, 요즘의 잘 나가는 추리소설보다 트릭의 구성이나 범죄의 치밀한 면은 뒤질 수 있지만, 문장삼이(文章三易)를 고루 갖춘 유창한 문장과 민첩한 재기가 돋보이는 필치는 이들보다 한 수 위다. 아마 내용만으로 평가한다면 다소 평범하기 그지없는 소실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이유로 장르 소설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텍스트 읽기의 재미가 스펀지에 스며든 감로수처럼 촉촉이 스며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https://singingdalong.blogspot.com/2018/12/book-review-Demon-ko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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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거미의 이치 - 상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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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이치는 하나가 아니다. 하나의 사상도 각각 다른 이치로 해석할 수 있다. 반대로 하나의 이치도 다른 사상으로 풀어쓸 수 있다. 자신이 아는 이치 몇 가지로 잘난 척하며 넘겨짚으려다가 망신을 당한 경험은 없는가? 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지식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듯, 한 사람이 터득할 수 있는 이치에도 한계가 있다. 한 사람이 세상에 혼재하는 이치들을 전부 이해하기는 벅찰 뿐만 아니라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한 사람이 터득한 이치만으로 무리하게 세상만사 온갖 일에 들이대면, 세상은 이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무당거미의 이치’ 역시 세상에 혼재하는 수많은 이치 중 하나다. 죽을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다. 버려져야 할 사람은 버려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당거미의 이치’를 모르는 사람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해하지 못하니까 인정할 수가 없다. 인정할 수가 없으니까 반발이 생기고 반발이 생기니까 억지로라도 사건에 개입한다. 하지만, 사건에 개입함으로써 거미줄에 걸린 셈이 되고, 거미줄에 걸린 이상 옴짝달싹 못 하게 된다. 결국, 자신이 아는 이치대로 돌아가는 것은 하나도 없게 된다.


https://singingdalong.blogspot.com/2019/12/Book-Review-The-Reason-of-the-Winshi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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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 한길 히스토리아 14
필립 지글러 지음, 한은경 옮김 / 한길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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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현대인은 그렇게 쉽게 타락하지 않는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우리는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알 만큼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시무시한 흑사병이 돌던 중세 유럽에 사는 사람들은 그러하지 못했다. 그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흑사병을 타락한 인류에 대해 신이 내린 징벌로 받아들였다. 의사는 신부보다 훨씬 뒷전이었다. 그렇다고 의사에게 뾰족한 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기껏해야 더러운 피를 몸에서 뽑아내고자 하는 심히 우려스러운 의도에서 방혈을 해주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https://singingdalong.blogspot.com/2019/12/book-review-The-Black-Death.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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