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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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미션이나 숙제 느낌 없이, 귀농에 대한 단 꿈도 아닌 이야기로 읽고 그림으로 만져본 책, 이웃집 식물상담소. 정말 이웃에 이런 상담소가 있다면 처음에야 쉽게 들어서지 못하겠지만 하루 이틀 기웃대다가 그림에 반해 홀린 듯 들어서지 않으려나 싶다. 온실같은 갤러리에 발을 들인 기분으로 끝까지 읽었다.

식물로도 참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절화는 이미 살아있지 못 하게 된 꽃이라는 걸 왜 자각할 수조차 없었나, 남산 타워 아래에 열쇠가 그렇게나 많을 거라는 생각은 못 했네, 깃대종_맹아지_자연사_식물인간, 등등 이야기마다 어머! 어머! 하며 읽었다. 그리고 생각난 “식물은 뭐든 될 수 있다”던 김초엽님의 지구 끝의 온실, 작가의 말에 나온 이야기. 그래, 식물은 뭐든 될 수 있어서 누구에게, 무슨 이야기로든 뿌리내릴 수 있구나, 멋지다.


당연한 듯 초록을 보지만 키워낼 줄은 모르고, 좋아는 해도 할 줄 아는 대로만 할 뿐 뭘 좋아하는 지 궁금해한 적이 없었던 나의 화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갈증을 달래 줄 물로 대신 해본다.


p.164 식물이라는 생명에 대해 소유가 아닌 반려가 시작될 때 사랑하는 식물은 잘 자라줄 것이다. 


p.280 아, 처음 알았어요. 이런 거. 어릴 때 진작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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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수학 플레이어 1 - 낯선 모험의 시작 도전! 수학 플레이어 1
김리나 지음, 코익 그림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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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도 더 전에, 6학년 때, 수학 경시반 담당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던 ‘차원이 다른 야구선수’ 이야기는 요즘 도 종종 아이들에게 해 주는 무서운 이야기. 차원이 다르다는 게 뭔지 처음으로 상상해보다가 소름이 돋고 덩달아 약간의 모욕감과 절망까지 배웠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 벌크라는 개념으로 다시 만난 그때가 떠올라 굉장한 기분을 느꼈다. 이런 걸 그 나이쯤 배우게 되는 게 맞나보다 하면서도 요즘 아이들은 어떤 기분과 소감으로 이 내용을 받아들일까 궁금해진다.


수학은 그저 나 힘들라고 있는 과목인갑다 했던 때도 있었고, 신나게 문제집 풀어제끼며 홍성대 안 부럽던 때도 있었지만 그냥 이런 아줌마가 되고 보니 수학은 이래서 배웠던 거구나 .. 전혀 다른 이유로 감동과 감탄과 감사를 할 때가 있다. 그때의 내 이유가 아니라 지금의 내 이유를 이 책을 읽을 아이들이 조금은 덜 힘들고 조금 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수학의 맛과 멋을 느껴볼 수 있길 바란다.

p.159 당연하지만 놀라운 사실이지. 하늘의 태양도,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우주도, 너도, 나도 그리고 이 작은 돌멩이도 1이라는 수로 나타낼 수 있어. 1을 이해하려면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의 본질을 이해해야 해. 색이나 크기, 모양처럼 본질을 가리고 있는 모든 것을 제거했을 때 남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수라는 것을 알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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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탐구하는 미술관 - 이탈리아 복원사의 매혹적인 회화 수업
이다(윤성희)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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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미술이 인간의 모습을 어떤 방식으로 풀었는지(p.9), 생각하기 시작한 인간과 느끼기 시작한 인간의 솔직한 모습dp 대한 기록(p.11)을 이렇게 읽기 쉽고 흥미진진한 예술 책(띠지)이라니!!! 그림을 듣고, 작가를 생각하며, 그 배경과 역사를 함께 겪으면서 내가 알던 인문학에 대한 깊은 사색의 새로운 출발점이 된 책이었다. 

 인간의 육체를 마음과 연결시켜주는 작은 조각, ‘아니마’처럼 나와 피렌체를 그림으로 연결해주는 이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책은 13가지 키워드로 르네상스 미술의 시작과 끝, 피렌체 미술의 시작과 끝은 조용히 깊게 이야기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우리는 자신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살고 있을까요? … “자, 이제 당신 자신을 탐색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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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 못한 밤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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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없어졌대”(p.57), 차가운 물에 오래 빠져 있어서 쇠약해진 어머니는 병원에서 치료받은 보람도 없이 그날 밤에 숨을 거두었다(p,61).
초반 에쓰코의 죽음과 남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만큼이나 그 밤에 일어난 그 일에 대한 서술도 간단한 장식도 없이, 툭 던지는 문장이 신선하다.

뒤섞여서 왜곡된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다시 깜깜해진 세상이 남자의 존재를 눈앞에서 지웠다(p.184), 이게 지금 살인 고백이 맞나 싶게 문장을 곱씹기도 했다. “어떤 이유로든 나나 아빠가 사람을 죽인다는 게.”(p.232) 살인이 아니라 상황을 거부한 건가 하는, 상황을 다시 짚어보게 하고, 책을 덮을 수 없도록 만드는 매력이 있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했다 해도.(p.370)
“살의는 분명, 언제나 수없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겁니다. 그 대부분이 살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건 그저 운이 좋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p.419)
감정에 떠밀리고 현실에 농락당하고 기쁨과 슬픔 사이에서 피가 날 만큼 입술을 꽉 깨물지만, 그래도 행복만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를 어디선가 보고 있는 존재가 있을까. 아버지가 한 일, 누나가 한 일. 나와 기에가 한 일. 하지 않은 일. 15년 전 그날, 어린 유미가 아빠에게 베푼 다정한 마음씨. 꺼져버린 목숨.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후회. 그걸 전부 보고 있는 존재가 어딘가에 있을까.(p.422)

결국 용서받지 못한 그들과 끝까지 용서하지 못한 그들에 대한 이야기.
살인이나 사건 사고가 그렇게 명명되는 찰나를 지나 이어지는 긴 시간동안 반성하고 후회하고 노력하고 믿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유미의 미소가 계속 지켜지기를 바라는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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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 전면개정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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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7 나는 코스모스를 가장 좋아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들판에는 흔하지만 꽃집에는 없는 꽃. 코스모스는 얻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들판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돈으로 살 수는 없다. 코스모스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는 성의다.

p.209 인생이란 자신이 생각한 대로만 살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미래에 어떤 의미가 될지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스스로 그 의미를 깨닫는 날이 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금의 나는 단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 이 단순한 교훈을 깨닫기 위해 너무 많은 아픔을 겪었고,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했다. 그러니 당신은 지금의 자신을 조금 더 믿어도 좋다.

p.264 우리는 공부를 통해 지식을 얻는다. 물론 지식은 일차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대학이나 시험에 합격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지식에는 그것에 그치지 않는, 본질적인 힘이 있다.

공부가 뭘까 .. 처음 고민했던 때가 중학생 때였다. 부모님의 병원 생활로 공부를 안해도 뭐라할 사람 없는 3년가량의 시간. 과학고 외고, 실업계고, 예고, 체고 등 친구들의 진로를 보면서 나는 왜 연합고사를 보는 건지, 어쩌다가 이 줄에 선 건지도 모르면서 다행스럽게도 맞게 잘 찾은 내 줄이었다고 돌아보니 그랬구나 싶다. 기성 세대가 되어 이 책을 계기로 라떼 시절을 돌아보니 새삼 두근거린다. 거창한 공부가 하고 싶어지고, 책에 좀 더 시간을 쓸 수 있을 텐데 싶어 나의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게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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