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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키메라의 땅 1~2 세트 -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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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2
「그런 격언 있었지? <끝에는 모든 것이 잘될 것이고, 잘되지 않는다면 그건 끝이 아니다>…….」

합본으로 받은 『키메라의 땅』.
베르나르가 베르나르 했네. 그는 여전히 베르베르구나.

오랜만에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중·고 시절 그의 책에서 느꼈던 그 충격과 신선함, 갈증 같은 것들이 내 안에 여전하다는 걸, 그래서 실로 반갑고 고마웠다.
알리스 카메러와 사피엔스와 혼종들에 대한 이야기는 타나토노트 속 죽음을 넘나드는 탐험가처럼 우주와 지구 여기저기를 생명과 사랑을, 평화를 위해 절망 안에서도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키메라의 땅』.

5년 뒤 쯤에 우리는 정말 그런 세상에 살게 될까.
어쩌면 이미 그 비슷한 세상에 살고 있어 그다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까.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과 교배 했다는 연구가 있긴 해도, 결국 현생 지구에 사피엔스만 남은 것처럼, 그렇게 종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은 전쟁처럼 치러지더라도 결국엔 자연스러운 흐름일까.
신인류의 형태는 어떤 모습일까.

5년 뒤, 혹은 핵전쟁과 3차 대전 후 언젠가,
그래도 지구에는 꽃이 피고 아름다움이 있고 공존에 귀결하는 모습으로 인류 혹은 신인류가 그렇게 살기를 바란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과학의, 기술의 개입도 기능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욱 사유하고 반성하고 살피기를, 부디.

p.603
자연의 진화에 영향을 끼치려 하지 말고, 자연에 맡겨 두는 게 어떨까? 결국 자연이 제한적 정신을 지닌 우리로서는 떠올릴 수조차 없는 저만의 해결책을 찾아낼 것임을 알고, 자연을 믿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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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전집 - 푸, 피글렛, 티거와 함께 떠나는 숲속 모험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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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곰, 위니 더 푸.

  

“푸, 너는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무슨 생각을 해?”

“아침에 뭘 먹을지를 생각해. 피글렛, 너는?”

“난 오늘은 어떤 신나는 일이 생길까? 하고 궁금해해.”

“나도 그래.”

  

현대지성에서 나온 신간, 『곰돌이 푸 전집』은 1권인 『위니 더 푸』와 2권 『푸 모퉁이에 있는 집』 2권이 묶여 나온, 곰돌이 푸 탄생 100주년 완전판이다. 어니스트 하워드 셰퍼드의 오리지널 컬러 일러스트 250컷도 수록되어 있어, 기억 속 그 장면을 떠올리며 읽을 수 있다. 

  

푸와 피글렛, 이요르, 래빗, 캥거와 루, 아울, 티거 그리고 크리스토퍼 로빈. 무해한 이들의 숲속 모험기는 에피소드마다 너무나 다정하고 보드라운 충격을 준다. 원영적 사고라든가 항준적 사고 같은 뫄뫄적 사고의 원형이 아닐까 싶을 만큼, ‘화요일을 쓸 줄 알아서 존경하지만 철자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게 맘에 걸리긴 해도 제대로 쓰지 못한 화요일이 뭐 그렇게 대단찮게 느껴지는 날도 있는’, 모든 것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고 품어주고 받아들이고 나누는 마음이라니 .. 

책의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 낯설고 생소해 ‘끝이 이랬던가’, 마지막 일러스트 그림을 가만 보며 그 뒷모습에 아쉬움 대신, 미안함 대신, 응원을 보내며 마치 내 유년시절이었던 듯 마음이 울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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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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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바움가트너는 10년 전 황망히 아내를 잃었으나 여전히 그녀와, 그녀로 의한 삶을 아픔과 그리움으로 살아내듯이 산다. 그러다, ‘우연히 마주친 덧없는 순간들은 기억 속에 끈질기게 남아 있는(p.141) 것처럼, 우연한 상황들로 기억을 더듬고 생활을 다듬어 그의 이름의 유래처럼 정원을 가꾸듯 조금씩, 삶을 비로소 아름답게 만든다. 그 시간은 애나와 사이의 부모, 프랭키 보일, 주디스와 채운 지나간 시간과 오래된 기억들이 고요하지만 어느 때고 가볍고 순식간에 그리고 일제히 생생해진다. 풍경과 심리, 상황 묘사가 굉장히 실감나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에테르와 같이 그렇게 혹은 아원자 상태라 적확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지만 무엇인지는 알 수 밖에 없는‘ 그런 힘이 느껴진다. 에드 파파도풀로스, 비어트릭스 코언과 많은 시간 공유할 지금과 앞으로의 시간은 사이 못지않게 나 역시 다음 장면을 두근대며 기대하게 될 정도로 은퇴한 노교수, 외로운 독거 노인의 에너지 그 이상의 활력이 감탄스럽기도 했다. 이렇게 그의 이후 시간도 소소하고 생생하게 채워지겠구나, 안도하기도 했다. 어쩌면 마지막 단락, “바움가트너는 의식을 잃지 않았고 ……” 부터의 모험담의 마지막 장이라는 것은 이대로 해피엔딩이거나 혹은 완전 다른 장르로 전환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장르가 되든 우리의 STB, 시모어 티컴세 바움가트너는 또 잘, 그만의 해결법으로 기꺼이 그와 그 주변을 잘 가꾸고 있겠지. 여기서든, 저, 위에서든.

 

 

좋은 문장이 굉장히 많았다. 폴 오스터의 책이니까 당연히 그러했겠으며, 마지막 작품이라 더 아껴 읽다보니 그랬을 수도 있고, 가제본으로 보는 책은 좀 더 책쟁이에 마음이 이입되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꼭, 꽃이 있고 새의 소리나 인공의 어떤 소리가 적은 곳에서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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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길 - 소년공에서 대선후보까지, ‘그들의 악마’ 이재명이 걸어온 길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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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님의 그림으로 보는 이재명 대표의 지난 길. 뉴스나 기사로 접했던 일들의 다른 면, 속사정 등을 알게 된 것이 내게는 굉장히 다행인 일이다. 곳곳에 연설문의 일부분을 가만히 읽다보면 울컥하기도 하고, 안심이 되기도 하고, 마음으로나마 응원과 기도를 보내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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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악의 교전 1~2 세트 - 전2권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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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집의 그 기시 유스케, 개정증보판으로 나온 기시 유스케의 악의 교전.

 

싸이코패쓰, 반사회적인 인격.

연습과 실험을 통해 얻은 결과로 사회성을 쌓아가며 인기, 신뢰를 얻은 가면 속 인격.

하스미 세이지는 마치다 고등학교의 영어교사이며, 2학년 4반 담임이며, 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 사이에도 꽤 신임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주변에 죽음이 일상적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꽤 완벽에 가까운 인물.

 

이 책은 그의 꿈 이야기로 시작한다. 배틀로얄이 떠올랐다. 그쪽 장르인가 싶었다. 그러나 까마귀, 강아지, 이웃, 동료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쎄함이 느껴지고, 중간중간 이정표같은 문장들에 섬뜩함과 놀라움이 쫄깃한 타이밍으로 탁! 다가온다. ‘서푼짜리 오페라’, ‘모리타트BGM으로 예술하듯 사람을 죽이는 하스미 세이지.

 

싸이코패쓰가 천재이기까지하면 이렇게 사는 건가

가해자의 심리를 내가 이렇게까지 알고 상상해도 되는 건가

이건 그냥 게임, 사냥 게임이 아닌가

어떻게 그 많은 살인에도 여기까지 무사히 왔던가

학교라는 곳이 이런 식으로 소모되어도 괜찮을까

 

읽으면서도 너무 읽고 싶지 않았다.

확실히 나에게 악은 교훈을 남겼달까.

찝찝하고 섬뜩하고 궁금한데 알고 싶지 않은 갈등상태.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후천적인 괴물은 언제라도 생겨나리라. 2p.453

 

최근 입시관련나 모 학교의 비리 뉴스 등을 듣다보면 극단적 상태로 드러나지 않을 뿐 이미 우리는 학교에서부터 악에 대해 가장 잘 배우고 있는 것이 아닐까 .. 그런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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