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 최신개정판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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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

이 세상에는 위대한 진실이 하나 있어. 온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거야. 무언가를 바라는 것은 곧 우주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이 땅에서 자네가 맡은 임무라네.”


p.281

무슨 일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네. 이 땅 위의 모든 사람이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


파울로 코엘료

그리고 연금술사


내가 무람없이 꽃띠라 말할 수 있던 그 시절에 나를 비로소 꽃띠로 살게 해 준 감사한 책, 연금술사. 용돈을 받아쓰던 때부터 벌어 쓰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책 선물을 한다면 김연수 작가님의 청춘의 문장들이거나 이 책, 연금술사였다. 나에게는 성경이고, 내 세계의 기원을 보여준 명화이며, 언제고 응원과 위로를 주는 노래랄까. 그래서 이 책의 최신개정판을 기다리는동안 설레었고, 읽는 동안 슬펐으며, 덮고 나서 ... 덮고 나니 나는 다시 가벼워진 기분이다. 꽃띠의 나에게도, 그 나이의 두 배가 지난 나이에도 이 책은 나에게 크고 값지고 깊다.

 

문득 카뮈 3대장과 연금술사는 같은 이야기를 하는구나, 생각하다 너무 심한 의미중독인가 싶어 점검을 해보았다. 모든 책이 결국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자중하고 점검해봐도 카뮈의 실존주의와 코엘료의 은유의 삶은 닮았다. 이만큼 살아온 나에게만 닮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존재가 시간을 채우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우리는 결국 제자리에 있지만 피라미드를 향한 여정과 피라미드를 마주했을 때의 감회는 세상 누구와도 같을 수 없으니까. 그리고 그 여정과 발끝이 향한 곳에 대한 위로와 응원은 모두가 누려야 할 은혜보다는 당위에 가까우므로, 나는 카뮈와 코엘료의 이야기가 참 닮았다고 느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인덱스를 붙이며 때로 혹은 너무 자주 가족들에게 문장을 읽어주며 감격과 울음이 목을 꽉 눌러 아프기도 했던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잊고 있던 것을 찾았다는 편이 더 맞을까. 때로 무기력하고 그보다 더 자주 갈증으로 느끼던 삶에 대한, 시간에 대한 감정들이 어쩌면 표지를 알아보지 못하는 혹은 두려움에 표지를 지나치는 나를 향한 우주의 시험이려나, 하는 의지와 의욕의 순간을 매페이지마다 응원으로 맞닥뜨리며, 나이라든가 건강, 현재의 내 모습이나 역할, 환경이 무엇이건 간에 다시 나의 신화를 향해 도모해보자는 다짐을 했다. 그래,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그렇게도 슬펐는데 오히려 덮고나니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다. 어디로든 향할 수 있을 것 같고, 두려움도 상당히 사라졌으며, 실로 결정이란 어떤 것의 시작일 뿐이므로(p.130)” 결정하고 나아가면 더 잘 보이고 찾을 수 있을거라는 무모함이거나 용기거나 객기거나 ... 하는 것도 내 안에 있다.

 

어쩌면 삶의 이유를 일찍 배우고 빨리 찾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은유와 상징이 주는 울림이 덜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 흔들리고 약해서, 이 책을 보는 내내, 고백하자면, 울고싶었다. 이 책이 고전의 반열에 드는 것도 어쩌면 나와 비슷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 아닐까. 별만큼, 모래알만큼. 에메랄드 판 하나에 쓸만큼 간단하고 자연스럽고 당연한 섭리를 행동으로 옮기기까지가 어렵고 두려운게 인생이기도 할테고.

 

p.239

누군가 꿈을 이루기에 앞서, 만물의 정기는 항상 그 사람이 자신의 여정에서 배운 모든 것을 시험해보고 싶어 한다네. 그렇다고 해서 만물의 정기가 악의를 품고 있는 것은 아니야.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뿐만 아니라 만물의 정기를 향해 가는 동안 배운 가르침 또한 정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로 이때 포기한다네. 사막의 언어로 말하면 사람들은 오아시스의 야자나무들이 보일 때 갈증으로 죽는다는 거지.”

 

p.267-8

너는 먼 곳에서 만물을 바라보기 때문에 정말로 지혜로워. 하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 같아. 엿새째의 천지창조가 없었다면 인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거야. 구리는 언제나 구리이고, 납은 언제까지고 납일 수 밖에 없었겠지. 만물에는 저마다 자아의 신화가 있고, 그 신화는 언젠가 이루어져. 그것이 진리야. 그래서 우리는 더 나은 존재로 변해야 하고 새로운 자아의 신화를 만들어야 해. 만물의 정기가 진정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가 될 때까지 말이야.’

 

그게 바로 연금술의 존재 이유야. 우리 모두가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연금술인 거지. 납은 세상이 더 이상 납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납의 역할을 다하고 마침내는 금으로 변하는 거야.

연금술사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야.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는 것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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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반도체 라이징 - 중국 첨단 지능화의 허와 실, 그리고 한국의 대응 전략
권석준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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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DA컨텐츠를 통해 익숙해진 권석준 교수의 『차이나 반도체 라이징』. 교양서로 읽기에는 너무나 빼곡하고 방대하지만, 관련 전공자가 아니어도 이제는 누구나,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할 경향과 깊이를 교양으로 심어주기에는 아주 안성맞춤인 책이다. 책 속의 공정들이 익숙할 정도로 관련 일을 했던 내게도 사실 버거웠던 때가 서너 번 있었지만, 편하게 모르는 것보다 힘들게 아는 쪽이 낫기에 권석준 교수의 강의를 듣듯, 강의 교재인 듯 읽었다.

국가의 거대 자본과 주도 아래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의 면면. 미세공정과 산업간의 고리, 국가간, 기업간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그러면서도 충분히 안보와 패권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역학 관계. 중국, 미국, 대만, 일본 그리고 한국. 한국이 마땅히 나아갈 길이 어느 방향인가에 대한 고민과 제안. 역시 차이 나는 차이나! 라며 우리가 알고 있던 메이드 인 차이나 정도로 그들의 산업과 산업에 대한 의지를 낮게 보고 방심하고 있지 않았나, 반성과 다짐도 괜히 해보며 그들의 진화를 인정하고 우리의 발전을 도모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필요하겠구나, 핵심 산업 인력이 이제 아님에도 덩달아 마음이 바빠지기도 했다.

p.608
특이점 대응과 GDI, 글로벌 규범과 민주주의, 산업 전환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다차원의 공간에서 더 폭넓고 실질적인 전략을 구성해 추진힐 필요가 있다. 한국의 생존 전략은 이 다차원에서 이루어질 국가, 산업, 경제, 사회, 그리고 개인의 지능화 싸움에 달려 있다.

반도체공학 강의 교재여도 좋을 이 책을 7회에 걸쳐 수업을 들은 것 같다. 읽는 동안 오디오 지원이 되는 듯 목소리가, 기승전결 강약 조절까지 상상되더라. 학점 받기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재수강은 없다는 각오로 꼭 한 번은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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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 한정판 1~5 세트 - 전5권
히라노 코우타 지음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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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 양장이라니! 수납박스라든가 금박같은 디테일은 아쉽지만 헬싱이니까!! 기대됩니다
일단 비닐채 보관하다가 책냄새 맡고싶어질쯤이면 판매 시작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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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와인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 7
이렌 네미롭스키 지음, 하진화 옮김 / 레모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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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선명한 문장 안에 묘사와 감정이 생생히 담긴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 일곱 번째, 『고독의 와인』. ‘제자벨’과 이어지는 어머니에 대한 복수심과 부정을 예상하긴했지만, 그보다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이해, 전쟁, 정치, 경제와 주변 인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문화 등이 더 쏠쏠한 재미로 느껴졌고, 때로는 엘렌의 성장기이면서 작가의 치유를 느낄 수도 있었다. 물론 부라든가 명예 ... 라기보다는 사랑이나 인정에의 욕구랄까, 그런 욕망들이 당시의 사회적 상황에서도 그렇게까지 중요한 의미였다는 것에 한숨이 나올만큼 솔직하게 그려지기도 해서 ‘산다는 것이 무엇이고, 나는 무엇인가’에 대해 순간순간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고독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할 수도 있었고, 그 고독이라는 열매가 와인으로 숙성하기까지, 작가가 자신의 삶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기까지 굉장한 용기와 용서가 필요했겠구나, 혼자 짐작도 해본다.

레모 출판사를 통해 알게 된 이렌 네미롭스키 선집을 이렇게 다 읽고 나니 ‘6월의 폭풍’을 읽었던 때가 벌써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여유가 좀 생기면 선집 다시 읽기를 해보고 싶다. 넘치는 사유를 남기는 페이지터너는 쉽지 않은 선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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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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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실화인 것도 같고, 픽션인 것도 같은 『소년』은 쉰 살의 미야모토가 소년 시절의 일기를 통해 세이노와 보낸 시간, 공유한 감정들을 들려주는, 야스나리의 에세이가 아닌 미야모토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그러므로 제목에 해당하는 소년은 세이노이거나 그 시절의 미야모토이거나 그들 모두이거나 당시의 소년 문화에 대한 낭만을 이해하는 독자까지도 해당할 수 있겠다.
『소년』은 문학적 의미를 찾는다거나 특별한 스토리를 따라간다거나 하기보다는 담담하지만 섬세하게 그려진 감정, 묘사들에 눈과 마음이 갔다. 사소설에 허구를 가미한 덕분에 작가에 대한 호기심도 덩달아 생기는 장점이 있으나, 야스나리의 에세이로 느끼며 읽다가 어?, 어???, 어???????!!!!!! 하며 끝난 게 아차싶던 반전이라면 반전이랄까. 맞아, 이 책의 카테고리는 일본소설이었지, 소설이었어.
동성애 코드라 화제의 문제작이라고 했을까? 나는 그저 기숙사에서 소년들간에 일어날 법한, 여중·여고 졸업생으로 학교에 보이쉬한 캐릭터에 열광하던 팬덤을 목격한 적이 종종 있기에 충분히 그런 류의 낭만이랄까, 유대랄까 그 정도쯤에서 이해했다. 그저 ‘다정도 병인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하는 순감이 더러 있긴 했다 정도.

사실 스스로 돌이켜보기에 야스나리의 글을 애정으로 읽는 독자는 아니나, 『소년』은 내가 결코 알 수 없는 소년들의 그 간격 어디쯤을 내밀하게 보여준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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