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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밥상 - 배부른 영양실조에 걸린 현대인을 위한 음식 이야기
이원종 지음 / 시공사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책 표지에서 풍기는 이미지대로 가난한 밥상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길임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해외생활을 오래한 유학파 출신이지만 가난한 시골밥상이 주는 영양학적 의미를 잘 알고 스스로 농촌으로 들어가 살고 있는 귀농인이다. 수도시설도 없는 첩첩산중(?)에서 논과 밭을 일구며 살고 있다. 해외생활을 오래했으면 편리함이 몸에 배이고, 문명이 주는 호사스러움도 누릴법한데, 그는 왜 가족을 모두 이끌고 그 험한 농촌생활을 택했는지, 의아함을 가지고 책을 보았다.
대답은 간단하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싶다는 것이다. 물질이 주는 풍족함은 건강까지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맛있는거 많이 먹고, 가전제품의 도움을 받아가며 편하게 살면 행복할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맛있는걸 많이 먹었더니 병이 생기고 아이들 아토피가 생기고, 가전제품 등의 기계의 혜택을 받았더니 몸이 비만해지고 정신이 황폐화되더라는 얘기다. 과거 우리가 못먹고 못살던 때에는 없던 아토피라는 병이 오늘날 깨끗한 집에 깨끗한 음식을 먹는데 생기다니, 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물질의 풍요속에서 허우적대던 현대인들이 조금씩 자각하기 시작했다. 소위 '웰빙'이라 부르는 건강한 밥상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맛있다고 생각한 음식들이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산해진미 가득한 밥상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서서히 깨닫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가난한 밥상"을 제시하고 있다.
옛날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시래기 된장국에 나물 반찬. 이처럼 소탈한 밥상이 건강식단이다. 가끔 올라오던 고등어 한마리, 조기 한마리에도 좋아하던 어린시절 그 밥상으로 돌아가면 건강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농촌생활을 에세이 처럼 풀어내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어떻게 보내는지, 각 계절에는 어떤 반찬이 좋은지, 또 반찬을 맛있게 하는 '레시피'까지 제공한다. 그저 웰빙 밥상을 차리는 방법만을 소개하는 요리책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 따뜻한 고구마 같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아파트에서 어떻게 채소를 가꾸며 건강밥상을 준비할 수 있는지도 알려준다. 아파트에서도 채소를 가꿀수 있다는 말에 나도 자신감을 얻는다. 책에서 저자가 가르쳐준대로 나도 내년 봄에는 베란다에서 상추를 길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