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원 시절에 그는 자신이 뒤쫓는 사람들에게 깊이를 알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들이 저지른 짓을 직접 봤기 때문에 그 끔찍한 환상을 현실로 옮긴 놈들이 대가를 치르게 만들고 싶었다. 피로 진 빚은 반드시피로 갚아야 했다. 그래서 FBI 연쇄살인 전담반 요원들은 자기들이 하는일을 ‘피의 작업‘이라고 불렀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대가를 치르지 않고 빠져나가는 놈이 생길 때마다 그는 상처를 입었다. 매번.
그런데 지금은 글로리아 토레스 사건이 그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었다. 악이 그 여자의 목숨을 앗아갔기 때문에 그는 목숨을 건졌다. 그래시엘라는 그에게 사건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해주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글로리아는 아무 이유 없이 죽었다. 범인과 현금등록기 사이에 서 있었다는 것이 죄라면 죄였다. 그렇게 단순하고, 터무니없고, 지독한 이유로 목숨을 잃다니. 그래서인지 매케일렙은 왠지 빚을 진 기분이었다. 글로리아와 그녀의 아들에게, 그래시엘라에게,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도.

"어 팔로잉 시는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파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배뒤를 바짝 쫓아오는 파도예요. 하지만 눈에는 안 보이죠. 그 파도가 뒤에서 배를 때리면 배가 가라앉아요. 그러니까 그렇게 뒤를 쫓아오는 파도들이 있을 때는 파도보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파도를 앞서는 거죠.
아버지는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배 이름을 그렇게 지은 겁니다. 항상등 뒤를 조심하라고요. 어렸을 때 나한테도 항상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내가 뭍으로 건너갈 때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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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어둠의 세계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세계를 탐험하고 파악할 때가 되었다. 그래서 그 세계의 길을 찾아내야했다. 그는 혼자 있는데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음을 인정하는 몸짓이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보슈는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서류철 위에서 팔짱을 끼었다. 법정은 고요했다.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는 법원 출입 기자 한 명과 서기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었다. 보슈는 이런 순간을좋아했다. 폭풍 전야의 고요.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보슈는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또다시 악마와 춤을 출 준비가. 보슈는 자신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할 때마다 항상 이런 순간과 맞닥뜨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순간을 음미하고 기억에 새겨야 마땅했지만, 그는 항상 창자가 꼬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45분이라도 괜찮아. 근처에 어디 식사할 데가 있나?"
"여기 카페테리아는 생각도 하지 마. 엉망이니까. 빅토리 거리에 큐피드 식당이 있어."
"경찰들은 항상 제일 잘하는 식당에 다니잖아."
"그러니까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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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건이나 똑같이 중요해, 엘리노어. 사람도 마찬가지지. 나는일라이어스 같은 사람들을 경멸해. 일라이어스는 빨판상어 같은 자였어. 열심히 자기 임무를 수행하려고 애를 쓰는 경찰관들을 상대로 말같지도 않은 소송을 벌여서 먹고 살았지. 적어도 대부분의 소송이 그랬단 얘기야. 아주 가끔씩은 합당한 사건을 맡아서 하기도 했지만, 하지만중요한 건 어느 누구도 자신이 한 짓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빠져나가서는 안 된다는 거야. 경찰이라고 예외는 아니지. 그건 옳지 못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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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슈가 인생에서 성취한 모든 것은부정적인 요소를 긍정적인 동기로 바꿈으로써 가능했다는 것을 어빙은모르고 있었다.

보슈는 이런 미스터리를 좋아했다. 한 인간이 쏜 단 한 방이 자취를남겼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조지 와이먼이 비록 1세기 전의 인물이긴 했지만 보슈는 와이먼과 자신을 동일시했다. 보슈는 그 한 방을믿었다. 물론 자신이 그 한 방을 쏘았는지 아닌지 알지 못했다. 그건 노인이 되어 일생을 뒤돌아볼 때에야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보슈는 자신이 그 한 방을 아직 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언젠가 자신만의 그 한 방을 쓸 일이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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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햇빛이 그의 피부 속으로 들어와 치유를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다. 잠시 후에는 엘리노어의 손이 그의 손을포개 잡았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세상어느 누구도 다시는 그에게 상처를 줄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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