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원 시절에 그는 자신이 뒤쫓는 사람들에게 깊이를 알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들이 저지른 짓을 직접 봤기 때문에 그 끔찍한 환상을 현실로 옮긴 놈들이 대가를 치르게 만들고 싶었다. 피로 진 빚은 반드시피로 갚아야 했다. 그래서 FBI 연쇄살인 전담반 요원들은 자기들이 하는일을 ‘피의 작업‘이라고 불렀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대가를 치르지 않고 빠져나가는 놈이 생길 때마다 그는 상처를 입었다. 매번.
그런데 지금은 글로리아 토레스 사건이 그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었다. 악이 그 여자의 목숨을 앗아갔기 때문에 그는 목숨을 건졌다. 그래시엘라는 그에게 사건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해주었다. 그 이야기에 따르면, 글로리아는 아무 이유 없이 죽었다. 범인과 현금등록기 사이에 서 있었다는 것이 죄라면 죄였다. 그렇게 단순하고, 터무니없고, 지독한 이유로 목숨을 잃다니. 그래서인지 매케일렙은 왠지 빚을 진 기분이었다. 글로리아와 그녀의 아들에게, 그래시엘라에게,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