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슈는 이해했다. 밋포드는 매달 버스를 타거나 남의 차를 얻어 타고 LA로 밀려들어오는 천여 명의 다른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계획이나 현금보다는 꿈을 가지고 오는 젊은이들. 기지나 기술, 지능보다는 희망을 안고 오는 젊은이들. 출세하지 못한 젊은이들 모두가 성공한 사람들을 스토킹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절박함이다. 어떤 사람들은 출세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산 위의 저택을 사서 살면서도 그 절박했던 시절을 잊지않는다. - P102

다른 사람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용기를 얻기 위해 자신의 신을 외쳐 부르다니 무슨 세상이 이런가 싶었다. - P104

"곱게 가진 못했네요." 페라스가 말했다.
보슈는 두 개의 책상 너머에 앉아 있는 그를 쳐다보았다.
"중요한 거 하나 알려 줄까? 이 일을 계속하다 보면 뭘 알게 되는지알아?" 보슈가 말했다.
"아뇨. 뭔데요?"
"곱게 가는 사람은 없다는 거." - P104

그는 두 손 엄지손가락으로 전화기의 작은 키패드에 뭔가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보슈에게는 그 휴대전화가 어린애 장난감처럼 보였다. 비행기에서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같았다. 사람들이 휴대전화에 뭔가를 입력할 때 왜 항상 그렇게 열성적으로 두들겨 대는지 보슈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는 휴대전화가 일종의 경고라고, 문명의 쇠퇴나 인간성 쇠퇴의 징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었다. 디지털 세상을 위대한 발전이라고들 하지만 보슈는 동의할 수 없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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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문 밖으로 한 번 걸어 나갔다가 돌아온 몸이라서 그런지, 또다시 밀려날 처지에 처한다면 이번엔 별로 부담 느끼지 않고 태연히 걸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뭐든 두 번째는 원래 더 쉬운 법이다. 물론 그렇게 되길 원하는 건 아니지만, 꼭 그래야 한다면 할 수도 있었다.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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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그에게 준 선물은그를 세상사에서 해방시키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과거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는 눈을 감았지만 입가의 미소는 지워지지 않았다. - P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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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사적인 미술관 - 언제 어디서든 곁에 두고 꺼내 보는
김내리 지음 / 카시오페아 / 2020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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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에서 책과 사람이 하나로 묘사됐듯, 지식의 정수가 비치된 도서관의 사서라면 당연히 이런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도 지식의 한 보고이며, 고귀한 역사와 아름다운 문장을 지키는 한 사람일 테니까요.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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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피부가 한 겹 벗겨진 나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순간이 찾아오면 나를 보호해줬던 얇디얇은 피부가 한 겹 벗겨지고 실존에 대한 의문이 붉게 드러납니다. 어른이 돼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는 고통의 시간입니다. 그때의 우리 모습은 쉴레의 자화상과 같지 않을까요? 하지만 잠시 열어본 불안과 고통, 공포, 아픔, 후회가 또 새로운 아픔을 만들어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P214

사서에서 책과 사람이 하나로 묘사됐듯, 지식의 정수가 비치된 도서관의 사서라면 당연히이런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도 지식의 한 보고이며, 고귀한 역사와 아름다운 문장을 지키는 한 사람일 테니까요.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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