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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 - 은근한 차별에 맞서는 생각하는 여자들의 속 시원한 반격
타라-루이제 비트베어 지음, 김지유 옮김 / 프런트페이지 / 2024년 2월
평점 :
은근한 차별에 맞서는 생각하는 여자들의 속 시원한 반격
< #온세상이우리를공주취급해 >
#타라루이제비트베어 지음 / 김지유 옮김 /
#프런트페이지 펴냄
여성으로서 느꼈던 불편한 진실을 모조리 까발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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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는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책이다. 신선한 논문 같기도 하고, 읽으면 읽을수록 파격적이며, 여성만이 느낄 수 있는 공감을 준다. 남성의 경우, 이 책을 읽고 불필요한 책이라고 비판할수도 있겠지만, 여성의 경우엔 대부분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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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 곧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말을 무수히 들어왔으니까. 나도 내 생각을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나 말고도 모두가 각자 자기 생각이 있고 또 나에 대한, 여성에 대한 생각을 쉬지 않고 말해대서 내가 말할 틈이 없다. 우리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여성이어야 한다. 하지만 결국에는 아무 생각도 없어야 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들어야 하는 존재다.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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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퀸은 옛날 하이틴 로맨스 영화에 등장하는 소위 ‘잘나가는’ 남자애들의 단골 대사 였는데, 그땐 나도 그렇게 행동하는 여자들이 진짜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드라마퀸은 여성들이 느끼는 정당한 감정을 깍아내리기 위해 사용하는 말이다. 이제는 여성의 감정을 온전히 인정하고, 그 감정을 바라보려 노력해야하고 바라봐야 하는 시대다.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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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동시에 여성들은 원래 과하고, 시끄럽고, 피곤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냥 그런 생각을 했을 뿐 정말로 나쁜 의미에서 여성을 미워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각해 보면 이 자체가 편견이었다. 세대에서 세대를 거쳐 전해져 내려온 여성혐오가 나의 내면에도 굳게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 엄마는 여성보다 남성과 친하게 지내는 편을 선호하는 사람이었다.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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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영화 제목이 주인공의 이름인 ‘뮬란’이다. 영화의 주된 스토리도 뮬란이라는 인물을 비추며 진행한다. 하지만 <뮬란>에서 전체 대사의 절반 이상을 소유한 캐릭터는 뮬란과 동행하는 작은 용 ‘무슈’다. 무려 주인공인 뮬란의 대사보다도 많다. 참고로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데이트를 통해 증명된 사실이다. 벡델 테스트로 2천 편이 넘는 시나리오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즈니 영화 30편 중 22편에서 여성 캐릭터의 대사 비율이 남성 캐릭터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토이 스토리>에서는 남성 캐릭터의 비중이 무려 90퍼센트였다. 캐스팅 과정에서 배역에 맞는 여성을 찾지 못했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등장인물이 모두 말하는 장난감들이기 때문이다.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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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도 생리는 공공연하게 비밀스럽게 다뤄진다. 생리 중에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당연한 순리에 대해서도, 심지어 생리통으로 아파서 일을 하지 못하는 사실도 상황을 가려가며 말하게 된다. p.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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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과 라이벌이 되어 경쟁하고 싶지 않다. 나는 내가 만나는 모든 여성을 곧바로 좋아하고, 대단하게 여기고, 가부장적으로 판단 내리기를 거부한다. 놀랍게도 다른 여성들도 나를 그렇게 대해 준다. 이제 나는 다른 여성들과 다른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 오히려 그들처럼 되길 원한다. 나는 활발하고, 시끄럽고, 분홍색 때로는 파란색을 좋아하고, 다양한 여자 친구 무리에 끼어 어울리고 싶고, 칵테일을 마시고, 쇼핑하고, 여성에 대한 온갖 진부한 편견을 따르거나 혹은 전혀 따르지 않고 싶다. 나는 다른 사람의 생각, 판단, 성 역할에 따른 고정관념 그 너머의 존재다. 여자가 이래도 되냐고? 아니면 내가 여자치고는 제법 시끄럽고, 대담하고, 똑똑하고, 피곤하고, 재밌다고? 아니, 나는 나다. 그리고 나는 여성이다. 그게 전부다. p.25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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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혹은 여성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보았을 여성 혐오, 미투, 성폭행, 성차별 등의 무거운 사회 문제들을 인식하게 한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특징을 갖추고 있는 것’이라는 뜻의 라틴어 ‘페미나(femina)’에서 유래한 말인데, 여성의 입장에서 부정도, 긍정도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생각이 정리된다. 자극적인 언어들이지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공감되고 그 안에서 여성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