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데도 어린아이처럼 말하는 당신
권영구 지음 / 파지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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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인데도 어린아이처럼 말하는 당신>은 한의사인 저자가 의학이나 한의학, 질병적인 소재를 다루지 않아 신선하다. 어떻게 보면 정신과 의사, 혹은 심리 상담자가 쓴 글 같다. 인간의 생각, 감정, 행동들을 관찰하고 소통하면서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해답을 찾아준다. 말의 의도와 표현, 이해, 태도와 관점으로 나누어 글이 쓰여지며, 다양한 에피소드와 예시를 통해 자기 계발서와 에세이에서 만날 수 있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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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는 받는 입장 못지않게 베푸는 입장에서도 조심해야 한다. 상대를 위하는 마음에서 한 행동이라고 무조건 머리 쓰담쓰담 칭찬만 기대하면 안 된다. 상대방 의사는 고려하지도 않은 채 내 생각에만 빠져 있으면, 무조건 상대에게 감사를 강요하는 꼴이 된다. 기껏 시간 쓰고 돈 쓰고 좋은 소리 못 듣는다. 내가 베풀려는 이 호의의 강도와 종류가, 상대에게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다시 한번 따져보자. 자신 없으면 직접 대놓고 물어보는 편이 제일 좋다. ‘큰 수술했다고 들었는데 위로할 겸 과일 한 박스를 보내고 싶다’며 먼저 톡을 날리자. ‘마음은 너무 고맙지만 우리 집에 그 많은 양을 먹을 사람이 없으니, 그냥 커피쿠폰으로 보내 달라’고 하면 원하는 대로 해 주자. 참 쉽다.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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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와 이상순 부부의 제주도 생활을 TV로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았다. 톡톡 튀는 효리의 성격을 이상순이 여유 있게 감싸안은 모습을 보며 많은 여성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효리가 한마디 한다.
“제 남편은 돈벌이를 제대로 안 하잖아요. 제가 돈이 많으니까요. 그냥 쉬엄쉬엄 기타 튕기다가 저녁에 시내 나가서 디제잉하는 일이 전부예요. 그렇게 안 힘드니까 멋진 말이 나오는 거죠. 하루 종일 힘들고 지치면 어떻게 좋은 말이 나오겠어요. 여러분이 부러워하실 필요가 없어요.”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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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간단하다. 상식을 논하되 맹목적이지만 않으면 된다. ‘무조건’이라는 단서만 뺄 수 있다면 그 어떤 말을 해도 괜찮다. 다른 사람이 그 말의 모순이나 한계를 말할 때, 쿨하게 ‘내가 틀렸다’고 인정만 하면 된다. 믿음은 의심을 허락하지 않는다. 잘못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허락하지 않으니,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무조건’ 내 뜻이 옳다고 말한다.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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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소신이라면 언제든 기꺼이 바꿀 수 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거나 더 좋은 의견을 들었을 때, 기꺼이 새로운 버전의 소신으로 업그레이드 하면 그만이다.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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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생각 안하는 극단의 유형이 바로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다. 소시오패스는 이기적인 사람과 달리 객석 조명까지 훤히 다 켜진 사람이다. 나 이외에 다른 사람도 내 눈에 다 들어온다. 내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도, 잘못된 행동이라는 사실도 모두 다 안다. 다만 속으로 찔리지 않고 당당히 행동하는 점이 특이하다.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반면 사이코패스는 훨씬 심각한 유형이다. 엄밀히 말하면 머릿속 뇌 기능 중 일부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다. 선천적으로 신체 일부가 불편하게 태어난 사람이 있듯, 충동을 조절하고 판단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처음부터 제 역할을 못 하는 사람이다. 사이코패스는 일종의 선천적 결함이므로 그리 흔하지는 않다. 반면 소시오패스는 선천적으로 그렇게 타고난 유형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다. 보통은 학대나 트라우마가 원인으로 우리 주위에서 너무도 흔히 볼 수 있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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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사람에 대한 관찰력과 탐구심이 강하다. 어렵지 않게 글이 읽히고 쉽게 이해가 된다. 그는 한의사이지만, 정신과적인 혹은 심리적인 상담 또한 많이 해보았을 것 같다. 한의사와 환자이기전에, 한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 행동들을 관찰하고 일상 속에서 해답을 찾아가는 듯 하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에 대한,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느낄 수 있었고, 저자의 글을 통해 인간이 가진 성격과 성품에 대해 다시금 배우게 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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