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 <한판 붙을 결심>을 읽고

한판 붙을 결심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3
박하령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6월

- 박하령 작가님의 소설은 청소년 소설이지만, 향수를 일으키는 성장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박하령 작가님의 소설을 사랑한다. <한판 붙을 결심>은 4가지의 단편 소설을 묶은 소설집인데, 첫 소설이 바로 <한판 붙을 결심>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그녀의 소설엔 살아있는 그녀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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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이미 널리 퍼진 소문이라 한 명 한 명 붙잡고 나의 무고함을 설명할 수도 없다. 그러니 쉽게 누명이 벗겨지지 않으리란 건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뭐라도 해야 한다. 내 일이니까. 한 발짝부터 내딛자. 그게 두 발짝이 되고 세 발짝이 되고 그럴 테지. 한발 없는 두 발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간에 나가떨어지더라도 말이다. ‘한판 붙을 결심’을 하고 송나은을 찾아가기로 했다. 이후 금주가 반 아이들에게 수소문한 결과 그 당시에 나은이가 지연화의 짓이라고 격분하며 떠들었단 이야기를 전해 줬다.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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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하나를 던져 실팍한 금이라도 한 번 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실팍한 금들이 누적되면 세상의 편견이 무너질 테니 그 일에 일조했어야 하는 건 아니었을지. 살면서 내가 역사에 획을 긋는 엄청난 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옳은 쪽으로 세상이 바뀌는데 1만큼의 무언가를 할 수 있었던 건 아닐런지. 그것 역시 내 몫의 ‘N분의 1’중 한 파트는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 말이다.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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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사, 약사 그 무엇도 되고 싶지 않다. 그동안은 돈이 된다거나 남들이 좋다고 하거나 혹은 현실이 그걸 해야 잘 먹고 잘 살수 있다고 하니,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가 좋아해서 하는 척, 토끼처럼 뛰었다. 하지만 가고 싶은 곳도 없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 토끼가 뒷다리 근육만 믿고 팔짝팔짝 좌충우돌 뛰는 건 완전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무모 정도가 아니라 죽음이다.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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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들어가 문을 닫으려는데 뒤따라 나온 쌤이 한쪽 손으로 문을 잡고 소리쳤다.
“야, 너 도망치는 거야?”
“아니요. 전 이제 토끼지 않습니다.”
그렇게 문이 닫혔다. 내 인생의 첫 번째 막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희수가 말한 주술에 걸렸다가 풀린 기분이라는 것을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내 손에는 여전히 작지만 단단한 돌이 쥐어져 있다. 난 토끼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내 보폭대로 밤거리를 걸어나온다. 아주 선명한 달이 저 위에 떠 있다. 저런 달은 난생처음 보는 기분이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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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 붙을 결심>을 통해 4가지 소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소설은 단연 <한판 붙을 결심>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고생 '지연화'이다. 연화 시점으로 연화의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소설 속 지연화는 어여쁘고 소녀스러운 여고생은 아니다. 환경 자체가 사연이 많다. 그런 그녀에게 전 학교에서 이상한 소문까지 나서 결국을 소문의 시발점을 찾게 되는데, 나은의 말 한마디가 생생하다. '왜 넌 아니라고 생각해?'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읽고 공감할 법한 소설이다. 누구나 맞고 틀리다고 할 수 없고, 옳고 그름을 정의할 수 없다. 연화가 나은이를 만나기 전, 한판 붙을 결심으로 과거 살던 동네로 찾아가지만, 돌아올 때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한판 붙을 결심을 한다. 친구가 올바르지 못한 길로 가는 것을 방관하는 것도 결국은 잘못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이 소설 속엔 현재 청소년들의 사회 문제인 따돌림과 질투 시기 등 청소년의 일상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고, 등장인물들의 관계성을 떠올리며 과거 학창 시절을 돌이켜 보게 된 주옥같은 소설이었다.

[서평] 당신은 어떤 월급을 받고 있나요 | 책읽은 후기

당신은 어떤 월급을 받고 있나요? - 사람이 성장하는 기업 MYSC의 급여명세서에 담긴 편지
김정태 지음 / 파지트 / 2024년 6월

- <당신은 어떤 월급을 받고 있나요>은 에세이와 자기계발서의 사이에서 소위 회사원, 직장인이라 말하는 직업인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일단은 급여명세서 편지쓰기라는 형식으로 쓰여지는데 처음엔 생소하고 어색한 느낌이었지만, 저자의 생각을 읽고 이해하다보니 참 유익한 편지쓰기 형식의 기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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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대의 ‘전문가’는 누구여야 할까요? 어떤 파트가 아닌, 각 파트들의 흐름을 이해하고 그 파트들의 연합 전체를 다룰 수 있는 사람,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하나의 관점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수렴하고 통섭하도록 지휘할 수 있는 사람.
우리 사회에 전문가가 부족해서 문제해결이 안되기보다는 전문가들이 놓치는 것을 연결해줄 ‘전문가’, 전문가들의 연합을 오케스트라처럼 지휘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기에 사회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문가’는 여러 경험과 축적된 인사이트가 있어야 하며, 통섭과 융합의 리더십 그리고 신뢰와 존경, 인격적으로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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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과 실력을 구분할 때 어떤 유익이 있을까요? 나의 실력이 아닌 운이나 “조직 환경의 영향 덕분에 이룬 스타의 성적을 개인의 실력으로 오인”해서 모든결과가 자신의 실력 수준으로 회귀하는 ‘평균의로의 회귀’를 사전에 예방하고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장기간 반복적으로 몰입해 정체기를 극복하고 전문가 수준에 이루는 사람은 드물‘어 ”대부분은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고 안주“하는 가운데 나를 자극하고 영감을 줄 주변의 환경과 동료의 피드백이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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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투자란 좋은 인생을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투자란 비인기 스포츠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관중이 없어도, 막대한 스폰서십이 없더라도 내 철학과 기준을 따라 꾸준히 하는 투자가 결국 수익률도 좋을 확률이 높습니다. 인기 스포츠가 되는 순간, 보이고 싶어하는 유혹, 인기가 내 실력이라고 믿게 되는 유혹, 그리고 하루하루의 땀과 성실한 연습 대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주변의 고급진 대우에 익숙해질 무렵이 가장 위험한 순간입니다.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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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기업가의 여정에 있는 여러분들은 이미 다르긴 합니다.
소중한 한해가 마무리 되고, 새로운 한해로 달라지는 이때
여러분들과 ’다르다‘를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일탈(deviant)이 평균(average)이 되고 다시 기본(norm)이 되는 것,
우리가 이곳 임팩트 섹터에서 만들고자 하는 ’다름‘ 입니다.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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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떤 월급을 받고 있나요>를 통해 저자의 경영 철학에 대한, 혹은 삶의 철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 깊이있고 가치있는 저자의 생각들에 다시금 놀라움을 가지게 된다. 평범한 성공담과는 다른 자서전과 같은 느낌의 이 책을 많은 기업인들이 읽고 의미있는 경영 마인드를 가지고 성장하는 기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그 노동의 가치를 월급으로 받는 행위가 생각해보면 당연하면서도 축복된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시집 서평] 나이지리아 볼펜 읽고

나이지리아 볼펜 ㅣ 상상 동시집 27
신민규 지음 / 상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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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볼펜>은 모험적인 일상의 즐거움이 담겨 있다. 시가 놀이와 같다. 단순하면서도 의아하고, 담백하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MZ세대에게 공감을 일으킬만한 시다. 그래서 읽는 내내 재밌는 놀이를 한 것 처럼 머리가 가벼워진다. 무거워지지 않는 무게로 시가 읽혀진다는 건 어쩌면 신선한 충격이기도 하다.

- 📖
나도 시소 잘 탈 수 있다
나도 미끄럼틀 잘 탈 수 있다
나도 그네 잘 탈 수 있다
나도 술래잡기 잘할 수 있다
나도 깔깔깔 잘 웃을 수 있다
나도 웃긴 얘기 잘할 수 있다

누가 말만 걸어 주면 다 잘할 수 있다
<걸어 주면 좋겠다> p.61

- 📖
잘못된 말입니다

사랑이가 아니라
사랑니가 맞습니다

어금이가 아니라
어금니인 것처럼요

이제 사랑이라는 말만 들어도
잘못되었다는 걸 알겠죠

니가 이곳에 있어야
정확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제야 깨닫습니다
사랑은 니가 필요합니다
<사랑이란> p.82

- 📖
열받게 하지 마라
열받으면 확 끊는다

평범한 물도 열받으면
결국엔 뜨거워진다

뜨거운 물
차마 입에 담을 수 있는 물

뜨거운 물
함부로 손댈 수 없는 물

목마른 자여
절대 그 물을 마시지 마오

목욕하는 자여
절대 그 물에 들어가지 마오

뜨거움엔 즐거움이 없어
즐거움엔 뜨거움이 없어

뜨거움엔 따가움이 있어
따가움엔 뜨거움이 있어
<뜨거운 물>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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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볼펜>을 통해 심플함과 담백함의 가치를 배웠다. 시는 짧지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신작가의 시는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히며 가벼운 무게로 가슴을 들뜨게 한다. 어릴 적 할머니와의 추억이 되새겨지기도 하고, 친구들과 말장난 하면서 즐거워하던 날에 감정도 떠올리게 한다. 추억을 살리는 놀이가 되어줘서 고마운 시집이다.

[서평] <돌이킬 수 없는 유혹, 중독> 읽고

돌이킬 수 없는 유혹, 중독 ㅣ 미래생각발전소 22
김성호 지음, 이경국 그림, 김대진 감수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4월

- <돌이킬 수 없는 유혹, 중독>은 읽으면 읽을수록 중독되는 느낌이다. 다시 말해, 내가 무엇에 중독이 될 수 있을까, 혹은 나쁜, 좋은 중독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의학 도서라기보다, 인문학적인 느낌도 들었다. 중독이라는 단어는 내게 생소하고 낯선 단어인데, 현대사회에서는 생각보다 가까워지고 있는 단어다. 마약, 인터넷, 알코올 중독 등 그 모든 것에는 중독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중독이란 무엇인지를 배웠고, 평범한 일상에서 중독이 어떻게 관련되어 지는지 알게 되었다. 신체만 건강하다고 해서 건강한 게 아니다. 정신이 건강해야 진짜 건강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스스로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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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약 중독자는 짜릿함이 아닌 고통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도 마약 복용을 멈출 수 없어요. 마약을 중단하는 순간 지독한 통증이 엄습할 테니까요. 공부와 운동, 인간관계. 우리가 긴 시간을 참아 내면서 노력해야 주어지는 보상은 그 쾌감이 마약처럼 강렬하지 않아요. 대신 이런 부작용도 없지요. 하지만 마약처럼 짧은 시간에 손쉽게 얻는 강렬한 쾌감에는 필연적으로 무서운 대가가 뒤따라요.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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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오래 달릴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인 러너스 하이도 진화의 산물일 거라도 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어요.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해요.
“기분 좋은 두피 마사지를 받는 기분이었다.”
“유체이탈이란 게 이런 게 아닐까?”
“코카인을 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러너스 하이는 마약인 코카인과 비슷한 중독 효과가 있으며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코카인보다 길다고 해요. 달리는 사람 모두가 러너스 하이를 느끼는 건 아니에요. 또 러너스 하이를 경험한 사람 모두가 중독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그 황홀한 기억을 잊지 못해 달리는 사람도 분명 있어요.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달리기 중독자라고 불러요.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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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에 오랫동안 접속하지 않으면 혹시 불안함을 느끼나요? ‘그거 다 내 이야기인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이 인터넷 중독일 수도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은 보통 하루에 약 30번 휴대 전화를 확인하는데, 2~30대는 그 다섯 배인 150번을 확인해요. 또 이 젊은 세대의 절반은 깨어 있는 동안 휴대 전화를 확인하지 않고 5시간을 버틸 수가 없으며, 79퍼센트는 한밤중에 깨면 습관적으로 휴대 전화를 다시 확인한다고 해요. 인터넷 중독을 부끄러워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어요. 그것은 여러분의 잘못만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등, 스마트폰에 설치된 수많은 소셜 미디어는 그런 목적으로 고안되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을 중독시키기 위해서 말이에요.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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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인 보상은 땀 흘려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얻을 수 있어요. 그저 코카인을 흡입하거나, 달콤한 음식을 입에 넣거나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다량의 도파민이 분비되니까요. 사실, 뇌도 복잡한 것을 싫어해요. 쉬운 자극에 익숙해진 뇌는 느려 터진 지연 보상보다는 효과 빠른 즉각적인 보상을 요구해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중독자가 되어 가고 있어요. 오늘날 우리는 자극적 쾌락이 넘쳐나는 도파민의 홍수 시대를 살고 있어요. 기술 혁신과 발전은 물질적 삶의 수준을 높였지만 동시에 정신적 자립 수준을 약화시켰어요. 그 결과 중독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중독자들도 크게 늘어났어요. 자극적 보상에 익숙해진 뇌를 이전으로 되돌리려면 지연 보상에서 보람과 즐거움을 찾아야 해요. 쉽지 않겠지만 진정한 보상은 시간을 들인 노력의 대가로 주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해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책일 펼치세요. 게임 화면을 끄고 햇빛 아래로 나가 산책을 해 보세요. 과당과 탄산음료를 줄이고 물을 많이 마시세요. 쇼핑몰 알람도 해제하세요. 도파민도 단식이 필요해요.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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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킬수없는유혹중독 >은 일반인이 생소하게 느낄 수 있는 중독을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중독은 평범한 사람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 그래서 제대로 알고 조심해야 한다. 중독 요소를 가까이 하지말고 멀리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서평] 《소심백서: 오늘도 귀여운 내향인 입니다》 읽고

소심백서 - 오늘도 귀여운 내향인입니다
김시옷 지음 / 파지트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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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백서 : 오늘도 귀여운 내향인 입니다>를 읽으면서 내내 느낀 감정은 진솔한 담백함이 좋았다. 외향인으로 살아온 내가 내향적인 매력을 느끼는 데는 '혼자있는 시간, 혹은 자신의 삶을 즐길줄 아는 이'가 되기 위함이다. 책 속의 저자는 전형적인 내향성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것과 동시에 혼자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내향인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짧은 만화로 담겨있어 함께 있는 재미가 있다. 내향적인 저자의 그림과 이야기의 환상적인 조화로움, 매력적인 에세이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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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메일에는 이모티콘을 쓰지 않는 게 정석이라고들 한다. 나도 동의한다. 이모티콘을 쓰지 않으면 탈이 날 일은 없다. 그러나 이모티콘은 물론 이모지까지 다채로운 오늘날에 딱딱한 글만 쓰자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부드러운 분위기를 위해 웃음 이모티콘 정도는 허용 합시다’가 나의 기준. 나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웃는 이모티콘을 쓴다. 먼 옛날엔 ^^였지만 지금은 :)가 되시겠다. 메신저를 주고받을 때엔 더 자유롭게 쓰는 편. 그때 그때 마음을 담아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캐릭터 이모티콘도 적극 활용한다. 받는 입장에서도 이모티콘, 이모지가 있으면 더 친근하다. 단, 이모티콘을 질색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상대를 잘 봐가며 쓸 것.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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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문언수행을 하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침묵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 해야 할 말을 하는 건 금보다 귀한 다이아몬드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어눌해도 괜찮다. 다만 꼭 필요한 말은 해야 한다. 그게 모두를 위해서, 특히 나를 위해서 중요하다.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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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라!’ 이 많은 생각과 더불어 사는 법이 톡 튀어올랐다. 혼잡한 생각 한복판에 신호등을 설치하는 것이다. 평소엔 초록불을 켜 놓고 생각을 통행시킨다. 벅찰 때는 빨간불을 켜서 잠깐 멈춘다. 주황불을 이용해 미리 귀띔을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 생각이 가야할 방향은 화살표로 알려주고, 느린 생각은 보행자 신호로 보호해준다. 이렇게 수신호를 하면 24시간, 생각의 출퇴근도 문제없는 것이다.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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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수가 적은 사람을 만난다면 애써 말하지 말자. 그 상태가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편하다. 그게 견디기 힘들다면 잠깐 자리를 피해도 좋다. 만약 피할 수 없다면 우리의 전략은 짧게, 자주 만나는 것. 짧으니까 부담스럽지않고, 여러 번 만나다 보면 익숙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이의 벽을 성큼 넘을 수 있는 방법. 관심사가 같다면 나이는 눈곱만큼도 개의치 않게 된다. 다른 세대와 생각을 나누는 건 특별한 경험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메무고, 좋은 영감을 주고 받을 수 있다.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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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동안 하루에 관광지 두 곳, 식당 두 곳을 누비며 열심히 걸어다녔다. 입을 거의 떼지 않고, 오로지 글만 썼다. 나에게는 일기를, 친구에게는 편지를, 사진도 부지런히 찍었다. 내 얼굴, 내가 딛고 있는 제주, 다시는 없을 하늘. 내 인생 여행을 꼽자면 소박했던 이 제주 여행을 빼 놓을 수 없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정처없이 걸었던 시골 길, 그 때 들었던 음악, 맛있는 음식을 먹고 별안간 울음이 터졌던 일, 파란 하늘을 수놓은 풍차, 슬픔을 추스르고 했던 다짐. 온 순간이 나에게 스며든 건, 혼자이기에 가능했다.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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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행복했을까. 거슬러 올라가 보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안에 내가 있었다. 나에 대해 치열하게 묻고, 답하면서 나는 조금씩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내향적이어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어려웠구나. 혼자 침잠하는 시간이 꼭 필요했네.’ 나에 대해 알게 되자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내가 잘못된 게 아니었어. 그냥 나는 나인 거야. 있는 그대로, 나인 채로 괜찮아.’ 나를 사랑하게 된 후, 비로소 타인도 사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딱 그 만큼 삶은 행복해졌다.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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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I와 E, 내향적 인간과 외향적 인간이 있다. 각자 다른 성격과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소심한 사람에게는 내향적이라고들 한다. 왜일까. 책을 읽으면서 내향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내향인의 소심은 결국 타인을 향한 배려심이 아닐까. 평범함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감을 느낀다. #소심백서 외향인이 내향인에게 반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