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놀이 펜더개스트 시리즈 2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작년, 국내 최대의 권위를 자랑하는 모 스릴러 장르소설 팬카페에서 10대 작품 안에도 들지 못한 책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펜더개스트 시리즈 1탄 (솔로의 개념으로는) '살인자의 진열장' 이 바로 그것이지요. 그냥 '늘 하던대로' 분권을 했을 뿐인데 철저하게 국내 독자들에게 외면을 받았습니다. '댄 브라운' 정도의 국내 지명도라도 있으면 모를까, '밀레니엄' 정도의 홍보를 한다면 모를까... 읽은 사람도 읽지 않은 사람도 기분이 언짢아 했었죠. 
 

그래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많은 독자들에게 이 책이 쉽게 다가갔더라면, 분명히 한국에서도 특정 취향의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값 비싼 명품정장을 입고 운전기사가 딸린 롤스로이스를 굴리는 꽃미남 FBI 특별수사관 펜더개스트.

 그런 그가 다루는 사건들은 사람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악랄한 작가 콤비에 의해 피냄새가 진동합니다. 그 뿌리와 가지 끝은 모두 피안의 세계 저편을 향해 괴상하게 뒤틀려 있죠.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룬다기 보다 어떤 소재에 대해서도 열려 있는, 어떤 이야기도 가능한 것이 펜더개스트 시리즈의 정체입니다. 현실적인 소재를 선호하시는 분들께는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지 모르겠지만, 스릴감의 극대화와 지적 쾌감을 쥐어짜는 데에는 어떤 이야기에도 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살인자의 진열장' 에서 전개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설정에 대한 설명이 불친절하다. 라는 지적이 있었는데 '스릴감' 만큼은 인정 받는 분위기였으니까요.



 <"재밌게 읽었던 만큼 후속작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절망은 더 컸습니다.
3권짜리로 나와도 난 산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기다렸더니 맘을 고쳐먹은 문학수첩에서 1권짜리 착한 가격으로 책이 나왔습니다!"
/순분권교회 부흥회에서 한 독자의 간증>

 '악마의 놀이' 는 전편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나 조금 맘에 들지 않았던 독자 모두 시리즈를 다시 평가할 수 있게 하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전편인 '살인자의 진열장'에서 다루던 사건이 펜더개스트 개인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에 이런저런 설정에 대한 목마름이 강했다면, '악마의 놀이' 에서는 독자가 사건 자체에 빠져들 수 있게 합니다. 전작인 '살인자의 진열장'과의 연결고리나 후속작에 대한 밑밥을 던지는 일을 잊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책을 감상하면서 한 눈 팔 정도의 것은 아닙니다. 옥수수밭에서 벌어지는 잔인한 살인과 다가오는 폭풍우, 어둡고 광대한 동굴에서의 긴박한 전개, 인디언의 무덤을 둘러싼 으스스한 마을의 전설까지...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이야기들이 깔끔하고도 섬뜩하게 잘 마무리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살인자의 진열장' 에서 펜더개스트의 등장과 활약이 조금 빈약해 보였다면, 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수수께끼만 깊어져 혼란을 겪었다면 '악마의 놀이'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펜더개스트의 활약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 이번 작품에서는 묘하게도 순진한 시골 사람들 틈에서 튀는 그의 말과 행동이 더욱 그를 더 잘 설명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살인자의 진열장' 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악마의 놀이 '에도 위태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이 시리즈의 특징이기도 하고, 결론적으로 결말부에서 오싹한 느낌을 극대화 해주고 있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기 꺼려집니다.

 

 펜더개스트에게 느끼는 감정은 '멋있다' 거나 '정감 있다'  같은 종류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도 우월한 인류 혹은 외계인보다 더 이질적인 존재라는 생각과 '셜록 홈즈' 와 같은 과거의 명탐정들에게 느끼는 친근감이 뒤섞여 복잡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면서도 진중했던 <하트의 전쟁>이 있었고, 보기 드문 탄탄함과 재미를 동시에 갖춘 (판매량 또한 갖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 대표적인 책들입니다. '악마의 놀이'는 그 둘보다는 더 오락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어떤 책이 더 재밌는지 따지기 꽤 힘들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 피냄새 진동하는 책이 '스릴'면에서는 한 수 위입니다.

 

 손에 접착제를 바르고 읽는 느낌이었다고 하면 네, 뻥이지만 대충 비슷합니다.

 

별 다섯에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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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3-28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에 접착제를 바르고 읽는 느낌이 어떤 건지 느껴보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근데 이미지요, 밑에 네개 빼고 엑박이예요~^^

이박사 2011-03-30 10:26   좋아요 0 | URL
전 펜더개스트가 너무 좋아요 ㅠ.ㅠ 컴퓨터와 인터넷 문제는 제가 취약해서 ㅜ.ㅜ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그냥 구글에서 퍼온 그림들이라 ㅋ
 
악마의 놀이 펜더개스트 시리즈 2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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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쉬지도 않고 다 읽었네요. 상반기 최고의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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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엄지손가락 지문
리처드 오스틴 프리먼 지음, 원은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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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계의 명탐정 44인' 류의 책을 보면, 미스터리의 세계에는 참 많은 작가와 탐정이 존재합니다. 어쩌면 그리도 각각의 개성이 강한지...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홈즈와 뤼팽, 포와로의 세계 이외에도 세계 각국의 개성 넘치는 탐정들이 많죠. 팬더 추리문고, 자유, 일신, 동서 추리문고 등을 접하신 분들이라면 그래도 더 다양한 탐정들과 친분을 쌓으셨을텐데...홈즈와 뤼팽에 대한 이름만 알다 김전일과 코난으로 미스터리 장르를 접한 세대에겐 사고기계니, 구석의 노인이니, 딕슨 카니 (뭔가 등호가 성립 안하는 느낌이지만...) 하는 이름들은 한없이 낯설 수 밖에요.

 

 아리스가와 아리스나 우타노 쇼고, 아야츠지 유키토 같은 좋은 추리소설 작가들은 국적을 떠나서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애정을 담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들을 키운 것은 바로 일본엔 다양한 미스터리 고전의 비옥한 토양이 존재하기 때문이겠죠.  

 

 반면에 우리나라에선 앨러리 퀸의 작품들이 절판되었고, 반 다인의 책이 근사한 모양으로 나와도 판매가 저조하고, 딕슨 카의 작품들 또한 홀대를 받았습니다. (동서추리문고가 불사조처럼 책을 찍어냈지만 그건 그것 나름대로 부끄러운 일이니 언급이 꺼려지는군요.)

 어쨌든 나름의 명성을 가진 작품들도 재미를 못보는 한국에 이름만 들어봤던 '손다이크' 박사의 데뷔작이 소개되었습니다. 무려 100년 전에 출판된 '과학수사'의 대가 손다이크 박사의 작품이라... 사실 본격 미스터리나 고전 작품들을 재미없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눈부신 과학의 발전일진데... 100년전 과학수사 이야기가 어떤 재미가 있을지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스틴 프리먼의 <붉은 엄지손가락 지문>은 요즘의 책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많이 밋밋합니다. 이렇다할 기교도 없고, 인물들의 매력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습니다. 기교가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손다이크 박사 자체가 상당히 평범하게 느껴졌다는 점은 저에게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괴짜인 셜록홈즈, 까칠한 포와로, 신출귀몰한 뤼팽과 비교해서 너무나 평범했습니다 (브라운 신부보다도 더 !). 눈이 먼 것도 아니고, 귀머거리도 아닌 손다이크 박사에 대해 거의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죠. 

 

 그 이유는 잠시 언급했던 '과학수사' 가 바로 손다이크의 개성 그 자체이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파일로 밴스처럼 두루두루 장황설을 늘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오래될 수록 근사해 보이는 문학 작품이나 예술작품에 대해 이야기 한다지만, 손다이크 박사는 지금은 우리에게 친근한, 혹은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는 과거의 과학지식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죠.

 

 이 책은 아쉬운 부분이 참 많았지만, 그것이 책의 단점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과거의 작품임을 감안하고 홈즈와 뤼팽의 대결에 가슴이 두근거리던 시절로 돌아가면 고스란히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출판사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이 책은 경쟁력이 그렇게 뛰어난 책이 아닙니다. 하지만 독자를 속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반전을 남발하는 지금의 책들보다는 훨씬 쿨하고 깔끔합니다.

 

 때로는 고사양의 게임보다는 패미콤으로 슈퍼마리오 하는 것이 재밌고, 전자음과 알 수 없는 가사로 채워진 노래보다 쎄시봉 친구들의 노래가 더 듣기 좋은 것처럼 말입니다.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별점은 개인적인 만족감으로는 4개까지, 객관적인 평가로는 3개 반을 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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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구는 누가 지키지
존 맥널리 외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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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다. 하지만 선뜻 선택하긴 힘들다. 하지만 북스피어라 믿음이 가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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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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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참 뜬금없이 등장했더랬다.

 

 뜬금없이 벗고 있었고, 스토리 콜렉터라는 브랜드의 첫 작품은 '키켄'이라는 일본 작품이었는데 뜬금없이 독일 작가의 책이 나왔으니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독일의 책. 이 바닥이 기대작조차 판매량이 저조해 금방 사라지는 곳이라... 뜬금없이 나온 이 책.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책이 너무 마음에 들어 출판사에 전화를 했다는 소리도 들려오고, 읽은 사람마다 별 다섯개를 아끼지 않는 등 심상치 않은 반응이 전해져 오기 시작했다. 판매량도 꽤 훌륭해서 알X딘 장르문학 1위 뿐만 아니라, 문학 순위 전체에서도 상위권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쯤되니 어떤 책인지 궁금해져서 없는 살림에 한 권 장만했다. (한 달 된 시점에서 초판 7쇄... 장르소설 중 이런 페이스는 참 오랜만이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굉장히 탄탄한 작품이다. 한 젊은이의 인생이 밑바닥으로 떨어지게 된 사건이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가 출소한 후에도 끈덕진 악몽처럼 옭아매는데, 화려한 맛은 없어도 긴장감을 잃지 않도록 완급조절이 훌륭하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의심스럽고 (심지어 주인공도 믿을 수 없게 만든다... 술이 웬수!) 형사들의 사생활과 연관된 곁다리 에피소드 또한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보통은 남녀관계의 치정에 얽힌 이야기를 선호하지 않지만 이 이야기는 지저분한 뒷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너무나 깔끔했다. 피와 광기가 난무하면서도 시시한 책이 있는 반면 (이 책 바로 전에 읽은 바이fuck케이션이 떠오른다..) 과거의 시체 두구를 가지고 500여 페이지를 흥미진진하게 끌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타나 프렌치의 <살인의 숲>에게 몰렸던 관심과 기대가 각자의 호오에 따라 꽤 갈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 때 느꼈던 막연한 기대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 상당히 충족된다. 부족함 없으면서도 신선한, 탄탄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책에 대한 기대로 살아가는 장르 팬에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흠잡을 곳 없는 최고의 선물이다.

 

 영미권보다 유럽작가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요즘 그 중에서도 단연 톱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고 일찌감치 혹은 뒤늦게 말해본다.

 

 별 다섯에 별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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