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환상문학전집 17
아서 C. 클라크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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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C. 클라크의 걸작을 꼽으라면 대부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라마와의 랑데부, 유년기의 끝 정도가 아닐까 싶다.
 

 스탠리 큐브릭이 클라크 선생과 영화를 기획하면서 소설로 먼저 써보라고 한 결과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당연히 원작이 인기를 끌어 영화화 되었겠거니 했는데......

 

 요즘 봄바람이 살랑살랑하니 마음이 이리저리 휘둘리고 머리 속이 복잡한 게 맞나보다.

 

 서문만 읽고서 마음이 뭉클하고 벅차올라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정작 본편의 그 기가 막힌 우주선 작동 묘사 같은 게 시작되자 머리가 아프고 텍스트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렸으니...

 

 마지막 거대한 심연 속으로 내딛는 한 걸음 부분에서 무한한 감동을 느꼈을 법도 한데, 왠지 한 번 휘청한 뇌에 관성이 붙었는지 빙글빙글 도는 통에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지 못했단 찝찝함을 대신 느꼈다.

 

 '유년기의 끝' 과는 다른 인류의 '진화'를 다루면서도 정말 개성있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작가가 썼음에도 ...

 

 SF는 가끔 경이로움 이상으로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오만한 과학의 그 너머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SF는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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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엔 초반부터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서 행복합니다.  

제가 읽었던 책 중 추천하고 싶은 책은 3종, 회귀천 정사, 달과 게, 악마의 놀이. 

 

 


 

  회귀천 정사는 꽃에 관한 다섯 가지 단편을 담고 있습니다. 예쁘고 고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피냄새가 꽤 비릿하고... 살짝 끈적한 분위기의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문체와 이야기가 아름답다는 말을 절로 나오게 합니다. 

  사랑에 대해 조금 깊이 생각해 보신 분,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 머리로 이해하는 책에 지치신 분, 가끔 가슴팍에 뛰어드는 이런저런 책들을 거부 못 하시는 분들께는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펜더개스트 시리즈 2편입니다. 전작 '살인자의 진열장'을 재밌게 읽으신 분이라면 더 재밌고, 실망하셨던 분들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작품 자체로도 꽤 높은 퀄리티를 갖고 있고, 펜더개스트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다만 아직도 초자연적인 소재와 스릴러의 결부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분께는 비추입니다. X파일 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 어떤 소재라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신 분들께는 정말로 강추합니다.  

 

 

 

 

 제 2의 하루키라는 말이 칭찬이었던가요? 사실 하루키보다 재미있는 책을 쓰는 사람들은 많다고 생각하는데요. 미치오 슈스케가 이번 나오키를 거머쥘 자격이 있는가. 

 작품을 읽고 나면 그런 의문이 싹 사라집니다.  

 이제 미치오 슈스케에게도 균형감각이라는 게 생긴 느낌. 

  스스로의 이야기에 먹히지 않고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갖고 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런던대로는 여성분들께는 조금 추천하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이건 제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다만 하드보일드의 문체나 대사에 껌벅죽는 분들이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이 책을 읽고 나면 온몸이 찌릿찌릿 가슴이 울렁울렁 하는 최고의 엑스터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켄 브루언의 글빨과 말빨이 번역되어서도 여전한 파괴력을 지녔음을 증명하는 첫 책이네요. 

 

 

 

 

놓쳤던 책 중에서 기대가 되는 작품이나 읽어볼 가능성이 있는 책은 아무래도... 

 

 

 

 

 

 

 

 

 

 

 

 

 

 

 

 정도지만... 

4월에 랜덤에서 나올 '라인업' 과 발 맥더미드의 '인어의 노래' 때문에 지출을 줄일 듯 합니다. 

모두 즐거운 독서생활 되세요.!  

 아 그리고 꼭 봐줘야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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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핀 댄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2 링컨 라임 시리즈 2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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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 2편이자, 나에게는 세번째 만남인 '코핀 댄서'.
 

 많은 사람들이 링컨 라임 시리즈 중 가장 재밌다고 꼽는 작품답게 스피디함과 매력적인 악역, 예측하지 못한 반전이 일품이었다. 다만, 내게는 '본 콜렉터'만큼 맘에 들진 않았다. 그건 아무래도 역자 후기에서도 말했듯이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작보다 빠르고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맛은 더 늘었지만, 아무래도 '묵직한 스릴'은 더 줄어들었다. 신출귀몰한 적에게 휘둘리며 기만당하고, 덫이 간파당하고 희생자가 늘어가는 것 까지는 맘에 들었다. 다만 전작에서 아슬아슬하게 여겨졌던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의 짝짓기 프로젝트가 본격화 되면서 뭐랄까 살짝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봄이어서일지도 모르겠다.

 

 빠르게 읽히고, 예측하지 못했던 반전이 있었던 점.

 링컨 라임과 악역,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 성을 빼버린다면 뭔가 허무함까지 느껴지는, 그래 할런 코벤의 책들과도 비슷하다.

 

 생각보다 의외로 평범했다. '본 콜렉터'에서의 임팩트 강한 등장과 '콜드 문'에서 캐트린 댄스가 보여준 참신함에 미치지 못했다고 할까. 재미가 없진 않다. 하지만 앞으로 누군가 최고의 스릴러로 '코핀 댄서'를 꼽는다면 난 고개를 갸우뚱 할지도 모르겠다.

 

 별 다섯에 별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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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대로
켄 브루언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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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짧은 책인데다가 작가의 글빨이 어찌나 좋은지 책장 줄어드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눈에 착착 달라붙는다, 눈알 뒤쪽을 미끄러지듯 흘러내려가버린다. 이런 표현까지 만들어 내서 붙여줄 정도로.

 

 주인공 미치의 입과 뇌 속을 빌려 거침없이 쏟아내는 작가의 한마디 한마디가 근사하다.

 이 쪽 팬이라면 팬티 두장은 기본으로 챙겨야 할 정도로. 물론, 농담이다.

 

 미치는 자신의 의지가 강한 남자지만 내가 처음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착하고 정의로운 쪽과는 거리가 멀었다.

 

 좋은 옷과 마약 섹스에 대한 욕구를 감추지 않고, 폭력에 인색하지 않은 나쁜 남자. 다만 책을 많이 읽어 꽤 번지르르한 말을 할 줄 아는 게 독자를 달아 오르게 만든다.

 

 빠르게 읽히고 문장 하나하나가 사람을 찌릿찌릿하게 만든다.

 

 다만 조금은 단순한 스토리, 집사 '조단'에게 서서히 존재감을 잠식당하는 후반부가 아쉽다고나 할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다루는 수많은 책과 음악, 영화에 바치는 오마쥬를 내가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

 

 내 부족함 때문에 작품의 별 하나를 빼는 것이 조금 미안하다.

 켄 브루언의 책을 더 읽어 보고 싶다. 정말로 매력적인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별 다섯에 별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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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천 정사 화장 시리즈 1
렌조 미키히코 지음, 정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가부키에서 말하는 가타(形)라는 게 있다.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연기에 있어서 즉흥적인 감정 표출보다 그 손짓, 몸짓, 표정 같은 것을 정해진대로 수행하며 미(美)를 새겨 넣는 것이라 이해하고 있다. (만화책 '가부쿠몬'을 보며 얻었던 얄팍한 지식) 틀에 박히다, 찍어낸 듯 하다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 서예나 꽂꽂이, 시가의 형식미 정도를 떠올리면 훨씬 더 가까운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렌조 미키히코의 <회귀천 정사>는 꽃을 소재로 했지만 밝고 향긋한 작품은 아니다.

 꽃의 시들어 떨어지는 순간에 대한 아름다움을 노래하기에 조용하고 어둡고 답답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야기가 시작되는 분위기는 언제나 사연 많은 한 남자가 선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옆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 같다.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인 사람에게만 털어 놓을 수 있는 이야기들. 취기와 함께 왔다가 술이 깨면 잊혀져 버리길 바라며 꺼내는 마음 속 이야기들.

 

 또 한편으로는 그런 허심탄회한 감정과는 반대로 가부키의 '가타' 처럼 정성 들인 배경, 내면 묘사가 혀를 내두르도록 만드는 구석이 있다. 문장이 매우 유려하기도 하지만 손 끝 떨림, 눈썹의 꿈틀거림까지 감정을 담아내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남자와 여자 사이에 얽힌 이야기들로 우리가 알고 있는 아름다움보다 훨씬 더 익어버린 상태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 어렴풋한 향기와 맛을 나이에 따라, 경험에 따라 독자는 다르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난 후 이 책을 다시 잡는다면 또 느낌이 새로울 거란 생각을 해본다.

 

 독특한 일본 미스터리라고 생각하며 잡은 책이 '특별한' 의미의 책이 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후의 감상은 누군가와 쉽게 나누기 힘든 종류의 것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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