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의 숲 블랙 캣(Black Cat) 23
타나 프렌치 지음, 조한나 옮김 / 영림카디널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타나프렌치가 드디어 상륙. Faithful Place 까지 궈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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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7 링컨 라임 시리즈 7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으로 잡은 제프리 디버의 책.

 사실 링컨 라임은 예전에 영화 '본 콜렉터' 로 접하긴 했지만, 너무 오래 전 일이라서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는 몸이 불편한 링컨 라임이 '아바타를 조종하듯' 여형사 아멜리아 색스와 일체화 되는 것이 묘한 긴장감을 준다. 두 사람의 주고 받는 말이 한 사람의 머리 속에서 생각이 휘몰아치는 듯한 박진감이 있다고나 할까. 번뜩임 그리고 나아감. 질문 답변 그리고 보충. 칭찬 의심. 
 

 어처구니 없는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알프레드 베스터의 불꽃놀이를 볼 때와 아주 비슷한 쾌감을 느꼈다고나 할까.

 
 <콜드 문>에서는 철저하게 정교함을 추구하는 살인마 '시계공'과 링컨 라임 팀이 붙는 내용이다. 시계공의 거침없는 공격을 링컨 라임이 적절한 응수를 통해 계속 막아가는 과정은 굉장히 신기했다. 그 동안의 링컨 라임의 활약을 모르는 나에게 있어서는 그가 '난공불락의 킹' 처럼 보였을 지경이다.


 너무 높게 설정된 것으로 보이는 링컨 라임의 능력과 매력적인 카트린 댄스의 등장으로 난 사실 이 책의 재미를 서서히 잃었었다. 고집스럽고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링컨 라임보다는 자유자재로 상대를 주무르는 댄스의 동작학은 이 책에서 유독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녀의 활약이 돋보일수록, 라임마저도 그녀의 능력에 의존할수록, 색스의 마음이 흔들릴수록 책에 대한 재미가 서서히 떨어져갔다.
 

 그래서 책의 말미에 대한 인상이 더욱 강하게 남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살인을 약간 억지스럽게 방어하는 것에 대해 약간 느슨해지는 독자의 긴장감을 제프리 디버는 과감히 '놓아' 버린다. 여기서 느꼈던 놀라움은 허탈하기까지 한데 오른손에 쥔 남은 책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째깍째깍 소리를 내던 시계가 갑자기 멈춰버리고 멍해진 기분으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었을 때, 제프리 디버는 시계바늘을 두배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세하다고 생각했던 장기에서 허점을 물렸을 때처럼, 독자와 링컨 라임은 허둥지둥 대면서 상대의 체크메이트에 땀을 흘리기 시작한다. 그 재미가 꽤 마음에 들어서 마지막 부분은 스케일이 커졌음에도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를 <콜드 문>으로 시작한 것이  좋은 선택이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댄스의 활약에 약간은 빛이 바랜 그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다른 작품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일단은 계획한대로, 캐트린 댄스의 <잠자는 인형>을 손에 쥐기로 한다.


별 다섯에 별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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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진열장 2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읽었던 로버트 크레이스의 <워치맨>이 액션의 정점을 보여준 멋진 작품이었다면, 이 작품 <살인자의 진열장>은 스릴러의 정수를 만끽하게 해준 또 다른 명작이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책이 분권되어 책값이 쎄다는 점 정도. (두 권에 24,000원이라면 망설일 수 밖에 없는 가격이다. 그래, 2만원만 되었어도... ) 거기에 덧붙이자면 앞으로 나올 4작품 포함 5권이 모두 분권중독출판사 문학수첩이라는거. 도합 10권 되시겠다. 읽기엔 편하지만 성의없는 디자인과 욕 나오는 가격은 분명 출판사의 탓이다.

 



< 쪼개자! 푸짐한 게 좋은 것이야! 팔목의 건강을 생각합니다! 안 볼 것도 아니면서 버틸 수 있겠느냐!> 

 

 <살인자의 진열장>은 건물공사현장에서 발견된 백여년 전의 시체(유골)들로 인해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미스터리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FBI요원 팬더개스트는 운전사가 딸린 롤스로이스를 타고다니며, 조직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자유로운 활동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모와 성격 행실 모두 일반인과는 차이가 있어보이고, <워치맨> 을 읽고 나서인지는 몰라도 굉장히 유약한 '예쁜 게이' 같은 느낌을 받았다(중성적인 느낌을 받았다는 뜻).

 

 팬더개스트는 액션의 중심에 서지도 않을 뿐더러, 심지어 외면상으로는 사건의 주변만을 맴도는 것으로 묘사된다. 원하는 정보를 얻어다가 머리 속에서 시뮬레이션 해보는 '안락의자 탐정형'에 가깝다. <살인자의 진열장>에서도 초중반부엔 고고학박사, 신문기자, 형사를 교묘히 부리면서 원하는 정보를 수집하는데, 정작 그들에겐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 모습은 전형적인 안락의자 탐정' 셜록 홈즈'의 그것과 닮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팬더개스트의 경우  몇가지 차이가 있긴 했다. 숨기는 이유가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고 그들의 안전을 위한 것도 있었고 말이다. 셜록홈즈와 괴상한 설정과 분위기는 닮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인간적인 면도 보여준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팬더개스트도 약간 '털린다'. 인형조종사 같은 이미지는 아니란 소리다.

 



<쉘든이 염색하고 무표정하게 연기하면 어쩌면 잘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작품의 초반부엔 과거 살인범을 밝히는 내용인 것 같아 <별의 계승자> 류의 전문분야의 지식을 빌어 추적하려나 싶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고, 도대체 과거 살인을 밝혀서 어쩌려는 건지 궁금해지려던 찰나에 '모방 범죄'로 보이는 살인이 일어나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게 단순히 '모방범죄'라고 하기엔 과거의 살인마의 그림자가 깊고도 커서 순식간에 '괴기물'이 되는 것 같았는데, 몇몇 인물들에 대한 의심이 여기저기서 터지는 바람에 '반전'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이 진짜냐고? 읽어보면 안다. 작품 자체의 재미도 뛰어났지만 카멜레온처럼 순간순간 변화하는 작품의 색 변화도 또 다른 재미니까.

 

 <살인자의 진열장>은 정말 맘에 드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올 해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매력적인 등장인물은 시리즈 자체에 대한 기대를 계속 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팬더개스트의 독특함은 스릴러 장르의 마초적인 주인공들이나 하드보일드의 사립탐정들보다 과거 추리소설 황금기의 탐정을 연상시킨다. 또 딕슨 카의 기괴함과 음울함을 현대물로 고스란히 재현해 냈다는 생각도 든다. 과학과 오컬트의 경계에서 팬더개스트 시리즈는 우뚝 서 있다.

 

 소설의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불평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최근 타 출판사들의 책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적으로도 디자인적으로도 경쟁력이 없다는 데에 있다. 번역이 끝난지 꽤 오랜 시간이 되서야 판권기한에 쫓기듯 나온 책. 이 책은 그렇게 찬 밥 신세를 받을 정도의 책이 아니다.

 

 별 다섯에 별 다섯. 나는 올 해의 베스트로 이 책을 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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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진열장 1 펜더개스트 시리즈 1
더글러스 프레스턴.링컨 차일드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읽었던 로버트 크레이스의 <워치맨>이 액션의 정점을 보여준 멋진 작품이었다면, 이 작품 <살인자의 진열장>은 스릴러의 정수를 만끽하게 해준 또 다른 명작이었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책이 분권되어 책값이 쎄다는 점 정도. (두 권에 24,000원이라면 망설일 수 밖에 없는 가격이다. 그래, 2만원만 되었어도... ) 거기에 덧붙이자면 앞으로 나올 4작품 포함 5권이 모두 분권중독출판사 문학수첩이라는거. 도합 10권 되시겠다. 읽기엔 편하지만 성의없는 디자인과 욕 나오는 가격은 분명 출판사의 탓이다.

 



< 쪼개자! 푸짐한 게 좋은 것이야! 팔목의 건강을 생각합니다! 안 볼 것도 아니면서 버틸 수 있겠느냐!> 

 

 <살인자의 진열장>은 건물공사현장에서 발견된 백여년 전의 시체(유골)들로 인해 세상에 드러나게 되는 미스터리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 FBI요원 팬더개스트는 운전사가 딸린 롤스로이스를 타고다니며, 조직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자유로운 활동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모와 성격 행실 모두 일반인과는 차이가 있어보이고, <워치맨> 을 읽고 나서인지는 몰라도 굉장히 유약한 '예쁜 게이' 같은 느낌을 받았다(중성적인 느낌을 받았다는 뜻).

 

 팬더개스트는 액션의 중심에 서지도 않을 뿐더러, 심지어 외면상으로는 사건의 주변만을 맴도는 것으로 묘사된다. 원하는 정보를 얻어다가 머리 속에서 시뮬레이션 해보는 '안락의자 탐정형'에 가깝다. <살인자의 진열장>에서도 초중반부엔 고고학박사, 신문기자, 형사를 교묘히 부리면서 원하는 정보를 수집하는데, 정작 그들에겐 자세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는 모습은 전형적인 안락의자 탐정' 셜록 홈즈'의 그것과 닮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팬더개스트의 경우  몇가지 차이가 있긴 했다. 숨기는 이유가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고 그들의 안전을 위한 것도 있었고 말이다. 셜록홈즈와 괴상한 설정과 분위기는 닮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인간적인 면도 보여준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팬더개스트도 약간 '털린다'. 인형조종사 같은 이미지는 아니란 소리다.

 



<쉘든이 염색하고 무표정하게 연기하면 어쩌면 잘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작품의 초반부엔 과거 살인범을 밝히는 내용인 것 같아 <별의 계승자> 류의 전문분야의 지식을 빌어 추적하려나 싶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고, 도대체 과거 살인을 밝혀서 어쩌려는 건지 궁금해지려던 찰나에 '모방 범죄'로 보이는 살인이 일어나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게 단순히 '모방범죄'라고 하기엔 과거의 살인마의 그림자가 깊고도 커서 순식간에 '괴기물'이 되는 것 같았는데, 몇몇 인물들에 대한 의심이 여기저기서 터지는 바람에 '반전'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이 진짜냐고? 읽어보면 안다. 작품 자체의 재미도 뛰어났지만 카멜레온처럼 순간순간 변화하는 작품의 색 변화도 또 다른 재미니까.

 

 <살인자의 진열장>은 정말 맘에 드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올 해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매력적인 등장인물은 시리즈 자체에 대한 기대를 계속 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팬더개스트의 독특함은 스릴러 장르의 마초적인 주인공들이나 하드보일드의 사립탐정들보다 과거 추리소설 황금기의 탐정을 연상시킨다. 또 딕슨 카의 기괴함과 음울함을 현대물로 고스란히 재현해 냈다는 생각도 든다. 과학과 오컬트의 경계에서 팬더개스트 시리즈는 우뚝 서 있다.

 

 소설의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불평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최근 타 출판사들의 책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적으로도 디자인적으로도 경쟁력이 없다는 데에 있다. 번역이 끝난지 꽤 오랜 시간이 되서야 판권기한에 쫓기듯 나온 책. 이 책은 그렇게 찬 밥 신세를 받을 정도의 책이 아니다.

 

 별 다섯에 별 다섯. 나는 올 해의 베스트로 이 책을 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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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맨 이스케이프 Escape 2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최필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노라조 라는 그룹이 있다. 한 명은 무게를 잡고 한 명은 개그맨 뺨치는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밑도 끝도 없이 다짜고짜 웃긴 노래를 부른다. 알고 보면 가창력도 뛰어나고, 외모도 그리 떨어지는 편도 아닌 이른바 실력파 가수라는 생각이 든다.

 

 조 파이크와 엘비스 콜을 어디 감히 노라조에 비유하느냐며 발끈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크레이스 형님의 유머가 뛰어나긴 하지만 코믹물은 아니라고. 엘비스 콜은 언제나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부딪히고 파이크는 건조하기가 사막과 같은 사람이라고 - 말이다.

 

 나도 알고 있다. 다만 나는 노라조라는 언밸런스 한 콤비가 보여주는 기가 막힌 (또는 귀에 쏙 들어오는) 하모니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때로는 몸에 전율을 불러 일으키는 콜과 파이크의 그것과 닮은 구석이 있다는 말을 하려하는 것이다.

 

 <워치맨>이 조 파이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 들었기에 엘비스 콜이 나올거란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다. 실제로 처음 등장에서 이미 비실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활약을 기대하지 않고 있었고.

 

 <몽키스 레인코트>에서 조 파이크의 등장이 엘비스 콜의 등장을 질리지 않게 해주었다면, <워치맨>에서는 엘비스가 긴장뿐인 스토리를 서서히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둘은 떨어진다는 것이 불가능 한 존재들인 것이다. 

 

 

 

 크레이스의 서문에 따르면 조 파이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불타는 노을에 검붉게 물든 총잡이의 얼굴, 텅 빈 심장만큼이나 차가운 눈. 한없이 진지하기만 한 입술. 최악의 악몽을 선사하는 방울뱀의 눈빛.' - 워치맨 서문 중에서-

 

 작가가 직접 말하는 저 표현을 읽고 있자면 젊은 날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외의 그 어떤 이도 조 파이크라는 사내를 설명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누구도 견디지 못할 존재감. 쿨함을 뛰어넘어 콜드하다고까지 불리는 사나이. 그 신비의 이미지가 비로소 납득갈 만한 형태로 머리 속에 들어오는 순간이다.

 

 <워치맨>은 주인공 '조 파이크'가 과거 도움을 받았던 용병 '존 스톤' 에게 빚을 갚는 의미로 부잣집 딸의 경호를 맡으면서 시작된다. 부잣집 철부지 딸내미 '라킨 코너 바클리'는 우연히 얽힌 사건 때문에 목숨의 위험을 받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파이크의 신세를 지게 되고, 파이크는 그 덕에 정체불명의 사나이들에게 쫓기게 된다.

 

 하지만 파이크가 누구인가. 사냥꾼은 될 지언정 사냥감은 될 수 없는 먹이사슬의 정점이 아니던가. 쫓는 자들을 가차없이 처단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반격을 준비해 나간다. 느꼈던 의문점들을 엘비스 콜과 하나씩 바로잡으며 사건을 지배해 나가는 것은 물론이다. 

 

 '조 파이크' 란 인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보고 있기 힘든 인물이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과거 뿐만 아니라, 언제나 준비된 그 몸뚱아리가 움직이는 것, 짧고 거침없는 말과 행동들이 끝없는 긴장을 만들어낸다. <워치맨>에서 주인공의 그러한 미칠듯한 무게감은 읽기 전 느꼈던 기대감 이상이라서 약간 벅차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다.

 

 결국 내가 진심으로 감탄하는 것은 로버트 크레이스의 기가 막힌 글솜씨다. 라킨 바클리의 상스러운 행동, 엘비스 콜의 능글능글함, 존 첸의 속물근성이 기름기 없이 퍽퍽한 고깃덩어리에 마블링을 넣은 듯 감칠맛나게 만들어 주고- 로버트 크레이스의 유머 넘치는 글빨이 적당하게 썰고 굽고 뒤집어 준다.

 

 실제로 <몽키스 레인코트> 를 읽으면서 받았던 느낌보다 훨씬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재미가 있었다. (엄청난 시간이 흐른 후라고는 해도!) 아마도 '조 파이크' 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그의 필력이 준비되기 전 나왔다면 이 정도로 재미있진 않았을 것이다.

 

<워치맨>은 몸과 마음을 찌릿하게 만드는 책이고, 나도 모르게 '어허허허' 웃게 만드는 사람 환장하게 하는 책이다. 그 웃음이 너무 웃겨서이기도 하고 너무 어이없이 멋져서 그렇다는 거. 읽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있을라나. 어허허허.

 

 극도로 차가워 보이는 '조 파이크' 하지만 그는 외로운 호랑이 같은 사내라기 보단 무리지어 움직이는 늑대의 우두머리 같은 남자다. 실제로 그는 주변에 꽤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주옥과 같은 말들도 넘쳐나고, 너무나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에 대한 할 말도 많고, 그들의 과거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선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단지 Stay Groovy. 계속 쿨하게. 이 말을 기억하면서 당분간 파이크라도 된 양 한 번 살아보는 것이다.









 

 노라조 라는 그룹이 있다. 한 명은 무게를 잡고 한 명은 개그맨 뺨치는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밑도 끝도 없이 다짜고짜 웃긴 노래를 부른다. 알고 보면 가창력도 뛰어나고, 외모도 그리 떨어지는 편도 아닌 이른바 실력파 가수라는 생각이 든다.

 

 조 파이크와 엘비스 콜을 어디 감히 노라조에 비유하느냐며 발끈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크레이스 형님의 유머가 뛰어나긴 하지만 코믹물은 아니라고. 엘비스 콜은 언제나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부딪히고 파이크는 건조하기가 사막과 같은 사람이라고 - 말이다.

 

 나도 알고 있다. 다만 나는 노라조라는 언밸런스 한 콤비가 보여주는 기가 막힌 (또는 귀에 쏙 들어오는) 하모니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때로는 몸에 전율을 불러 일으키는 콜과 파이크의 그것과 닮은 구석이 있다는 말을 하려하는 것이다.

 

 <워치맨>이 조 파이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 들었기에 엘비스 콜이 나올거란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다. 실제로 처음 등장에서 이미 비실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활약을 기대하지 않고 있었고.

 

 <몽키스 레인코트>에서 조 파이크의 등장이 엘비스 콜의 등장을 질리지 않게 해주었다면, <워치맨>에서는 엘비스가 긴장뿐인 스토리를 서서히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둘은 떨어진다는 것이 불가능 한 존재들인 것이다.

 

 

 

 크레이스의 서문에 따르면 조 파이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불타는 노을에 검붉게 물든 총잡이의 얼굴, 텅 빈 심장만큼이나 차가운 눈. 한없이 진지하기만 한 입술. 최악의 악몽을 선사하는 방울뱀의 눈빛.' - 워치맨 서문 중에서-

 

 작가가 직접 말하는 저 표현을 읽고 있자면 젊은 날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외의 그 어떤 이도 조 파이크라는 사내를 설명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누구도 견디지 못할 존재감. 쿨함을 뛰어넘어 콜드하다고까지 불리는 사나이. 그 신비의 이미지가 비로소 납득갈 만한 형태로 머리 속에 들어오는 순간이다.

 

 <워치맨>은 주인공 '조 파이크'가 과거 도움을 받았던 용병 '존 스톤' 에게 빚을 갚는 의미로 부잣집 딸의 경호를 맡으면서 시작된다. 부잣집 철부지 딸내미 '라킨 코너 바클리'는 우연히 얽힌 사건 때문에 목숨의 위험을 받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파이크의 신세를 지게 되고, 파이크는 그 덕에 정체불명의 사나이들에게 쫓기게 된다.

 

 하지만 파이크가 누구인가. 사냥꾼은 될 지언정 사냥감은 될 수 없는 먹이사슬의 정점이 아니던가. 쫓는 자들을 가차없이 처단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반격을 준비해 나간다. 느꼈던 의문점들을 엘비스 콜과 하나씩 바로잡으며 사건을 지배해 나가는 것은 물론이다. 

 

 '조 파이크' 란 인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보고 있기 힘든 인물이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과거 뿐만 아니라, 언제나 준비된 그 몸뚱아리가 움직이는 것, 짧고 거침없는 말과 행동들이 끝없는 긴장을 만들어낸다. <워치맨>에서 주인공의 그러한 미칠듯한 무게감은 읽기 전 느꼈던 기대감 이상이라서 약간 벅차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다.

 

 결국 내가 진심으로 감탄하는 것은 로버트 크레이스의 기가 막힌 글솜씨다. 라킨 바클리의 상스러운 행동, 엘비스 콜의 능글능글함, 존 첸의 속물근성이 기름기 없이 퍽퍽한 고깃덩어리에 마블링을 넣은 듯 감칠맛나게 만들어 주고- 로버트 크레이스의 유머 넘치는 글빨이 적당하게 썰고 굽고 뒤집어 준다.

 

 실제로 <몽키스 레인코트> 를 읽으면서 받았던 느낌보다 훨씬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재미가 있었다. (엄청난 시간이 흐른 후라고는 해도!) 아마도 '조 파이크' 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그의 필력이 준비되기 전 나왔다면 이 정도로 재미있진 않았을 것이다.

 

<워치맨>은 몸과 마음을 찌릿하게 만드는 책이고, 나도 모르게 '어허허허' 웃게 만드는 사람 환장하게 하는 책이다. 그 웃음이 너무 웃겨서이기도 하고 너무 어이없이 멋져서 그렇다는 거. 읽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있을라나. 어허허허.

 

 극도로 차가워 보이는 '조 파이크' 하지만 그는 외로운 호랑이 같은 사내라기 보단 무리지어 움직이는 늑대의 우두머리 같은 남자다. 실제로 그는 주변에 꽤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주옥과 같은 말들도 넘쳐나고, 너무나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에 대한 할 말도 많고, 그들의 과거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선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단지 Stay Groovy. 계속 쿨하게. 이 말을 기억하면서 당분간 파이크라도 된 양 한 번 살아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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