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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치맨 ㅣ 이스케이프 Escape 2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최필원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노라조 라는 그룹이 있다. 한 명은 무게를 잡고 한 명은 개그맨 뺨치는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밑도 끝도 없이 다짜고짜 웃긴 노래를 부른다. 알고 보면 가창력도 뛰어나고, 외모도 그리 떨어지는 편도 아닌 이른바 실력파 가수라는 생각이 든다.
조 파이크와 엘비스 콜을 어디 감히 노라조에 비유하느냐며 발끈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크레이스 형님의 유머가 뛰어나긴 하지만 코믹물은 아니라고. 엘비스 콜은 언제나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부딪히고 파이크는 건조하기가 사막과 같은 사람이라고 - 말이다.
나도 알고 있다. 다만 나는 노라조라는 언밸런스 한 콤비가 보여주는 기가 막힌 (또는 귀에 쏙 들어오는) 하모니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때로는 몸에 전율을 불러 일으키는 콜과 파이크의 그것과 닮은 구석이 있다는 말을 하려하는 것이다.
<워치맨>이 조 파이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 들었기에 엘비스 콜이 나올거란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다. 실제로 처음 등장에서 이미 비실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활약을 기대하지 않고 있었고.
<몽키스 레인코트>에서 조 파이크의 등장이 엘비스 콜의 등장을 질리지 않게 해주었다면, <워치맨>에서는 엘비스가 긴장뿐인 스토리를 서서히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둘은 떨어진다는 것이 불가능 한 존재들인 것이다.


크레이스의 서문에 따르면 조 파이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불타는 노을에 검붉게 물든 총잡이의 얼굴, 텅 빈 심장만큼이나 차가운 눈. 한없이 진지하기만 한 입술. 최악의 악몽을 선사하는 방울뱀의 눈빛.' - 워치맨 서문 중에서-
작가가 직접 말하는 저 표현을 읽고 있자면 젊은 날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외의 그 어떤 이도 조 파이크라는 사내를 설명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누구도 견디지 못할 존재감. 쿨함을 뛰어넘어 콜드하다고까지 불리는 사나이. 그 신비의 이미지가 비로소 납득갈 만한 형태로 머리 속에 들어오는 순간이다.
<워치맨>은 주인공 '조 파이크'가 과거 도움을 받았던 용병 '존 스톤' 에게 빚을 갚는 의미로 부잣집 딸의 경호를 맡으면서 시작된다. 부잣집 철부지 딸내미 '라킨 코너 바클리'는 우연히 얽힌 사건 때문에 목숨의 위험을 받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파이크의 신세를 지게 되고, 파이크는 그 덕에 정체불명의 사나이들에게 쫓기게 된다.
하지만 파이크가 누구인가. 사냥꾼은 될 지언정 사냥감은 될 수 없는 먹이사슬의 정점이 아니던가. 쫓는 자들을 가차없이 처단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반격을 준비해 나간다. 느꼈던 의문점들을 엘비스 콜과 하나씩 바로잡으며 사건을 지배해 나가는 것은 물론이다.
'조 파이크' 란 인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보고 있기 힘든 인물이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과거 뿐만 아니라, 언제나 준비된 그 몸뚱아리가 움직이는 것, 짧고 거침없는 말과 행동들이 끝없는 긴장을 만들어낸다. <워치맨>에서 주인공의 그러한 미칠듯한 무게감은 읽기 전 느꼈던 기대감 이상이라서 약간 벅차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다.
결국 내가 진심으로 감탄하는 것은 로버트 크레이스의 기가 막힌 글솜씨다. 라킨 바클리의 상스러운 행동, 엘비스 콜의 능글능글함, 존 첸의 속물근성이 기름기 없이 퍽퍽한 고깃덩어리에 마블링을 넣은 듯 감칠맛나게 만들어 주고- 로버트 크레이스의 유머 넘치는 글빨이 적당하게 썰고 굽고 뒤집어 준다.
실제로 <몽키스 레인코트> 를 읽으면서 받았던 느낌보다 훨씬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재미가 있었다. (엄청난 시간이 흐른 후라고는 해도!) 아마도 '조 파이크' 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그의 필력이 준비되기 전 나왔다면 이 정도로 재미있진 않았을 것이다.
<워치맨>은 몸과 마음을 찌릿하게 만드는 책이고, 나도 모르게 '어허허허' 웃게 만드는 사람 환장하게 하는 책이다. 그 웃음이 너무 웃겨서이기도 하고 너무 어이없이 멋져서 그렇다는 거. 읽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있을라나. 어허허허.
극도로 차가워 보이는 '조 파이크' 하지만 그는 외로운 호랑이 같은 사내라기 보단 무리지어 움직이는 늑대의 우두머리 같은 남자다. 실제로 그는 주변에 꽤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주옥과 같은 말들도 넘쳐나고, 너무나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에 대한 할 말도 많고, 그들의 과거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선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단지 Stay Groovy. 계속 쿨하게. 이 말을 기억하면서 당분간 파이크라도 된 양 한 번 살아보는 것이다.


노라조 라는 그룹이 있다. 한 명은 무게를 잡고 한 명은 개그맨 뺨치는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밑도 끝도 없이 다짜고짜 웃긴 노래를 부른다. 알고 보면 가창력도 뛰어나고, 외모도 그리 떨어지는 편도 아닌 이른바 실력파 가수라는 생각이 든다.
조 파이크와 엘비스 콜을 어디 감히 노라조에 비유하느냐며 발끈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크레이스 형님의 유머가 뛰어나긴 하지만 코믹물은 아니라고. 엘비스 콜은 언제나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부딪히고 파이크는 건조하기가 사막과 같은 사람이라고 - 말이다.
나도 알고 있다. 다만 나는 노라조라는 언밸런스 한 콤비가 보여주는 기가 막힌 (또는 귀에 쏙 들어오는) 하모니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때로는 몸에 전율을 불러 일으키는 콜과 파이크의 그것과 닮은 구석이 있다는 말을 하려하는 것이다.
<워치맨>이 조 파이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 들었기에 엘비스 콜이 나올거란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다. 실제로 처음 등장에서 이미 비실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활약을 기대하지 않고 있었고.
<몽키스 레인코트>에서 조 파이크의 등장이 엘비스 콜의 등장을 질리지 않게 해주었다면, <워치맨>에서는 엘비스가 긴장뿐인 스토리를 서서히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둘은 떨어진다는 것이 불가능 한 존재들인 것이다.



크레이스의 서문에 따르면 조 파이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불타는 노을에 검붉게 물든 총잡이의 얼굴, 텅 빈 심장만큼이나 차가운 눈. 한없이 진지하기만 한 입술. 최악의 악몽을 선사하는 방울뱀의 눈빛.' - 워치맨 서문 중에서-
작가가 직접 말하는 저 표현을 읽고 있자면 젊은 날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외의 그 어떤 이도 조 파이크라는 사내를 설명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누구도 견디지 못할 존재감. 쿨함을 뛰어넘어 콜드하다고까지 불리는 사나이. 그 신비의 이미지가 비로소 납득갈 만한 형태로 머리 속에 들어오는 순간이다.
<워치맨>은 주인공 '조 파이크'가 과거 도움을 받았던 용병 '존 스톤' 에게 빚을 갚는 의미로 부잣집 딸의 경호를 맡으면서 시작된다. 부잣집 철부지 딸내미 '라킨 코너 바클리'는 우연히 얽힌 사건 때문에 목숨의 위험을 받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파이크의 신세를 지게 되고, 파이크는 그 덕에 정체불명의 사나이들에게 쫓기게 된다.
하지만 파이크가 누구인가. 사냥꾼은 될 지언정 사냥감은 될 수 없는 먹이사슬의 정점이 아니던가. 쫓는 자들을 가차없이 처단해 나가면서 차근차근 반격을 준비해 나간다. 느꼈던 의문점들을 엘비스 콜과 하나씩 바로잡으며 사건을 지배해 나가는 것은 물론이다.
'조 파이크' 란 인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보고 있기 힘든 인물이었다. 미처 알지 못했던 과거 뿐만 아니라, 언제나 준비된 그 몸뚱아리가 움직이는 것, 짧고 거침없는 말과 행동들이 끝없는 긴장을 만들어낸다. <워치맨>에서 주인공의 그러한 미칠듯한 무게감은 읽기 전 느꼈던 기대감 이상이라서 약간 벅차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였다.
결국 내가 진심으로 감탄하는 것은 로버트 크레이스의 기가 막힌 글솜씨다. 라킨 바클리의 상스러운 행동, 엘비스 콜의 능글능글함, 존 첸의 속물근성이 기름기 없이 퍽퍽한 고깃덩어리에 마블링을 넣은 듯 감칠맛나게 만들어 주고- 로버트 크레이스의 유머 넘치는 글빨이 적당하게 썰고 굽고 뒤집어 준다.
실제로 <몽키스 레인코트> 를 읽으면서 받았던 느낌보다 훨씬 세련되고 군더더기 없는 재미가 있었다. (엄청난 시간이 흐른 후라고는 해도!) 아마도 '조 파이크' 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은 그의 필력이 준비되기 전 나왔다면 이 정도로 재미있진 않았을 것이다.
<워치맨>은 몸과 마음을 찌릿하게 만드는 책이고, 나도 모르게 '어허허허' 웃게 만드는 사람 환장하게 하는 책이다. 그 웃음이 너무 웃겨서이기도 하고 너무 어이없이 멋져서 그렇다는 거. 읽어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있을라나. 어허허허.
극도로 차가워 보이는 '조 파이크' 하지만 그는 외로운 호랑이 같은 사내라기 보단 무리지어 움직이는 늑대의 우두머리 같은 남자다. 실제로 그는 주변에 꽤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주옥과 같은 말들도 넘쳐나고, 너무나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에 대한 할 말도 많고, 그들의 과거 이야기가 너무나도 궁금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선 안 될 것이다.
우리는 단지 Stay Groovy. 계속 쿨하게. 이 말을 기억하면서 당분간 파이크라도 된 양 한 번 살아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