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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란티스 미스터리
찰리 브로코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예전에 받은 책인데 이제야 읽었다. 자 그럼 서평 시작.
아틀란티스는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나오는 강력한 왕국으로 타락한 국민들이 신의 노여움을 사서 멸망했다고 한다.
<신의 노여움을 산 아틀란티스의 후예, 우리도 안심하긴 이르다.>
아틀란티스는 고도의 과학문명을 갖고 있었다는 설도 있고, 외계인이 세운 왕국이라는 설도 있고 뭐 여러가지 설도 있지만 (자꾸 위의 사진에 눈이 간다. 아아 ) 이 책에서는 성서에 나오는 '에덴 동산' 과 연관시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공짜로 받은 책이지만 깔 부분은 까야 된다고 거듭 마음을 먹으며, 이 작품의 장점 먼저 두가지 정도 먼저 언급하겠다.
1. 번역자 분이 수고하셨다는 것 - 오타가 종종 보이지만, 그건 교정이 안 된 것일 뿐, 번역하신 홍현숙 님이 적절하게 주석을 달아 주셔서 책 읽기에 수월했다.
2. 책의 두께와 튼튼함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620여 페이지의 책이 13,000원 밀실살인게임과 같은 가격이다.
자 장점이 끝났고, 이제 단점 차례다.
첫째, 이 책은 쓸데없이 두껍다. 댄 브라운 식의 흥미진진한 설명은 바라지도 않았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장광설이라도 있길 바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책은 대부분을 낭비하고 있다.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인 '나타샤'의 살육쇼를 제외하면 작품에 남는 것이 거의 없다.
둘째, 이 책의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주인공은 그저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데에 뛰어날 뿐이다. 그냥 주어진 루트를 따라서 이동하고,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다가 책이 끝난다. 로버트 랭던과 인디아나 존스를 섞은 주인공을 바랬다면 큰 오산이다. 이 책의 주인공 루어즈는 그 두 이야기의 조연에도 명함을 못 내밀 그런 남자다.
< 명함은 찢어버렸엌ㅋㅋㅋㅋㅋㅋ>
셋째, 주인공과 여등장인물이 잠자리를 갖는 것, 악역이 보여주는 포스가 별 것 아닌 것을 들 수 있겠다. 이 작품이 가장 실패한 이유는 바로 등장인물간의 '균형' 을 못 잡는다는 것이다. 유일하게 매력적인 나타샤가 '람보'급 활약을 펼치는 것은 설정만 잔혹한 킬러 '갈라르도' 의 덕이 크다. 양민학살에는 큰 재능을 가진 그가 러시아 여경찰에게는 단 한번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당한다는 것. 1%의 스릴감도 주지 않았다.
그것보다도 더 문제는 바로 주인공의 뜬금없는 정사신이다. 레밍턴 스틸과 X파일의 가장 큰 성공요인 중 하나는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미묘한 관계였다. 출세욕과 성욕을 2:1로 섞어 달려드는 짐승녀 레슬리와 오는 여자 안 막는 잘 생긴 지성파 교수 루어즈는 하나 남은 기대마저도 내게서 빼앗아 갔다. (나타샤까지 그럴 줄은 몰랐다. 이 책의 유일한 반전이었고 책을 덮고 나서도 참 지긋지긋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인디아나 존스와 로버트 랭던 시리즈의 마지막엔 보는 이로 하여금 ' 아 진짜 큰일날 뻔 했어요. 교수님 없었으면' 정도의 감정을 가졌었는데.... 왠지 이 책을 읽고 나면 '교수님의 섹스여행 때문에 다 망했어요.' 라는 생각이 든다.
팩션을 쓰려면 김진명 씨의 책 정도는 읽고 뻥을 배우고, 스릴러를 쓰려면 주인공이 멀더만큼의 깡은 있다는 설정을 해야 되지 않나 싶다.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