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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투스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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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어톤먼트’,‘체실비치에서’,‘칠드런액트’의 이언 매큐언의 장편소설
[ 작가에 대하여 ]
이언 매큐언은 현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1948년 영국 서리 지방 알더샷에서 태어났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싱가포르와 독일, 리비아 등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랐다.
1970년 서식스대학교 영문학부를 졸업한 후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소설가 맬컴 브래드버리의 지도하에 소설 창작을 공부했다.
1998년 <암스테르담>으로 부커상을 수상했고, 이어 베스트셀러 <속죄>가 큰 사랑을 받았다.
2007년 이 작품을 원작으로 키이라 나이틀리, 제임스 매커보이 주연 영화 <어톤먼트>가 개봉되어 큰 사랑을 받았고 골든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어톤먼트>를 시작으로 그의 작품은 영화화된 작품이 여럿 있다.
<체실비치에서>, <칠드런 액트>를 재미있게 감상했기에, 이언 매큐언의 작품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번 작품 <스위트 투스>도 과연 그의 작품답게 방대한 스케일로 당시 세계정세를 경험하는 기회를 얻게 된다.
[ 감상평 ]
스파이 소설 속에 사랑과 문학 이야기가 잘 섞인 <스위트 투스>는 1970년대 영국의 MI5에 근무하는 요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972년은 영국에 있어 격동기다. 아일랜드 얼스터 지역을 둘러싼 분쟁이 격화하고, IRA가 본격적인 테러 활동을 강화할 시기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냉전 시대는 얼어붙은 채 핵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일촉즉발의 시간이 다가오고, 중동은 아랍전쟁이 벌어져 오일쇼크가 일어나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영국 정보부는 미국과 공동전선을 형성해 공산주의가 확산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시기이다.
이를 둘러싼 영국 정보부가 문화를 매개로 사상을 퍼뜨리는 전략은 흥미롭다.
문화를 품목으로 문학이라는 소품을, 문학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를 실탄으로 작전을 돌입하는 설정이 흥미롭고, 이전은 물론 지금도 어느 곳에서는 사용되는 전략이다.
여전히 홍보와 마케팅을 수단으로 글과 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가진 신념을 전달하는 작전이 여전히 유효하다.
작전을 수행하면서 미인계는 훌륭한 효과를 내는 보조수단이라 판단하는 정보국은 신입 요원 세리나를 작전에 투입한다.
요원이 느끼는 사랑과 임무를 둘러싼 갈등과 반전은 독자가 이언 매큐언의 광범위한 지적 여행을 동반하는 느낌이다.
그토록 많은 사람에게 회자하고 영화화되는 이유가 분명하듯, <스위트 투스>는 재미뿐만 아니라 1970년대 영국과 세계정세를 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한다.
[ 등장인물 ]
세리나 프룸 : 잉글랜드 동쪽에 거주, 주교인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산다. 어머니의 권유로 케임브리지 수학과에 재학하지만 책 읽기가 즐겁고 잡지에 기고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그의 기사를 본 역사학과 교수는 그녀를 요원으로 가르친다.
아버지 : 성공회 교회의 주교
어머니 : 전형적인 어머님의 모습을 보이지만, 딸이 케임브리지 수학과로 가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기를 원한다.
루시 프룸 : 의학을 전공하나 히피 문화에 빠진다.
제러미 모트 : 역사학과 친구, 세리나의 남자친구지만 동성애자다.
토니 캐닝 : 역사학과 교수 MI5에서 근무한 적이 있고 잡지에 실린 세리나의 글을 보고 요원으로 영입하려 한다.
밀리 트리밍엄 : MI5국장, 케임브리지를 졸업한 싱글맘, 정보국의 전설이다.
셜리 실링 : MI5 정보국의 친구, 미천한 집안 출신이지만 뛰어난 타자실력, 기억력, 서류철 작업으로 좋은 집안 출신들이 부러워한다.
맥스 그레이토렉스 : 성은 맥시밀리언, MI6에서 전근 온 동료, 윈체스터와 하버드에서 법학과 심리학 학위를 받았고, 아버지는 철학자, 어머니는 사회인류학자이다.
토머스 헤일리 : 영국의 신진 작가, 교수. 생계를 신경 쓰지 않고 글을 쓰고 싶어 한다.
[ 책 속으로 ]
내게 노인은 참새나 여우처럼 별개의 종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숸네 살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내놓을 것이다! 몸의 가장 큰 기관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다-노인들은 피부가 더이상 몸에 맞지 않는다. 성장을 고려해 일부러 크게 맞춘 교복 재킷 아니면 잠옷처럼 그들에게, 우리에게 헐렁해진다. -42쪽
3분의 2는 유서 깊은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다. 우리는 똑같은 말씨를 쓰고, 사회적으로 자부심이 크며 시골 저택에서 열리는 주말 모임에 초대받을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행동양식은 늘 죄송스러워하는 기색을 띠었고, 특히 나이든 상관, 구 식민지 타입이 우리의 어스름한 방에 들어오면 저도 모르게 공손해지는 예의의 충동을 느꼈다. - 82~83쪽
CIA는 40년대 말부터 그들이 지식층 문화라고 여기는 걸 후원해왔어. (...) 중도 좌파 유럽 지식인들을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도록 꾀어내고, 자유세계를 옹호하는 것이 지적으로 높이 평가되도록 만드는 거지. 우리 친구들은 다양한 간판을 걸고 거금을 뿌려댔네. 문화자유회의라고 들어봤나? (...) 이건 단순히 정치적, 군사적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전쟁이고 노력을 기울일 만해. - 157쪽
정보조사부.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조직이에요. 1948년 외무부의 부서로 만들어졌고, 칼턴 테라스에 있으며, 우호적인 언론인들과 통신사들을 통해 소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보보고서를 내놓고, 반론을 제기하고, 특정 출판물을 장려하는 게 목적이죠. 그러니까 - 강제노동수용소, 법치의 부제, 형편없는 생활수준, 반대 의견에 대한 탄압을 다뤄요. - 215~216쪽
[ 줄거리 ]
소설은 주인공인 세리나 프룸은 40년 전으로 기억을 되돌려 1969년에서 시작해 1972년에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리나는 어머니의 권유로 케임브리지 수학과에 취업한다. 전공 공부보다 책을 읽고 글쓰기를 즐기는 그녀는 잡지사에 솔제니친과 읽었던 책을 요약해 제출하는 일이 흥미롭다.
그녀의 글을 유심히 본 전직 MI5 출신의 역사학과 토니 캐닝 교수는 세리나와 연인 관계를 맺고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고 대화를 통해 준비된 요원으로 만든다.
두 사람의 관계는 오해로 인해 끝나지만, 세리나는 MI5 면접에 토니가 가르쳐준 지식으로 합격한다.
요원이 된 세리나는 영국 내 자리잡고 있던 남녀차별의 부당함과 눈에 보이지 않는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 간 신분격차를 실감한다.
세리나는 셜리 실링과 많은 격차를 뛰어넘어 '로럴과 하디'로 불리는 단짝 친구가 된다.
세리나는 동기 12명 중 3명이 남자였고, 두 명은 유부남이라 나머지 한 명인 그레이토렉스 맥시밀리언과 친하게 된다. 지식인 부모를 둔 그는 삼촌의 소개로 정보국에서 일하게 되고, 사무직 요원이었던 그는 세리나를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추천한다.
그 프로젝트는 '스위트 투스'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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