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씽 - 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
벤 호로위츠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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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

 

한국경제신문에서 출판한 벤처캐피털리스트 벤 호로위츠의 <하드씽>은 경영전략에 관한 도서이다.

 

다수의 경영전략서가 무에서 시작한 회사를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과정에 성공한 회사를 경영하는데 주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벤의 <하드씽>은 회사가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을 보여준다.

 

그는 라우드클라우드와 옵스웨어의 공동창업자 겸 CEO였다. 옵스웨어는 2007년 휴렛패커드에 16억 달러에 매각됐다. 실리콘 밸리의 살아 있는 신화이자, 가장 철학적인 혁신가로 불리는 벤 호로위츠는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를 통해 페이스북, 트위터, 슬랙, 깃허브를 비롯한 600개 이상의 기술기업에 투자해왔다. (책날개 중)

 

사업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장 어려운 일은 직원을 해고하는 일이다.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일이지만, 직원을 해고하던지 폐업을 결정해야 하는 시점은 죄책감과 슬픔, 모든 고통을 책임자는 온전히 떠맡아야 한다.

 

저자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겪었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낱낱이 책을 통해 공개한다. 회사와 관련한 어려움과 자신의 교훈을 블로그에 올리던 중 많은 독자의 요청으로 그는 이 책을 출판하기에 이른다.

 

벤은 대학을 졸업하고 몇몇 회사를 거치고 로터스디벨롭먼트에 근무하는 동안 모자이크라는 인터넷에 사용하는 그래픽 기반의 인터페이스를 알게 된다. 그는 인터넷의 미래를 직감하고 모자이크의 개발자인 마크 앤드리슨과 SGI의 전 창업자 짐 클락이 넷스케이프라는 회사를 창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넷스케이프 마크 앤드리슨과의 면접을 통해 그는 컴퓨터 분야에 해박하고 복제와 관련된 기술에 대한 통찰력을 가졌다. 벤은 마크가 자신이 만난 사람 가운데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둘의 조화가 처음에는 거친 언사를 내뱉고 서로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사이였지만, 그 후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둘은 사업 동반자다.

 

현재 운영하는 앤드리슨호로위츠도 마크 앤드리슨과 벤 호로위츠 두 사람이 공동경영자이다.

 

넷스케이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 독점의 이점을 활용해 모든 제품군에서 무료 제품이라는 공세를 취했을 때 압도당한다. 이후 넷스케이프는 AOL에 팔았다.

 

두 사람은 이후 컴퓨팅 클라우드 개념을 도입해 라우드클라우드를 설립한다. 라우드클라우드는 승승장구하지만 20003월 닷컴 붕괴가 시작됐다. 스타트업은 막대한 가치를 상실했고, 투자자들은 막대한 부를 잃었으며, 한때 신경제의 전령으로 예고되던 닷컴기업들은 거의 하룻밤 새에 업계에서 사라지며 닷폭탄들로 전락했다.

 

라우드클라우드가 파산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 고민하던 벤은 라클라우드에서 구동되는 옵스웨어만 구입해 새로운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리고자 한다.

라클라우드는 EDS에 매각하고 옵스웨어에 전력해 이후 HP에 옵스웨어를 매각함으로써 그가 운영하던 기술기업을 떠나보냈다.

 

벤은 자신의 사업 수명이 끝나버린 느낌을 받지만 새로운 종류의 벤처캐피털 회사를 세우기로 마음먹었고, 그 결과가 앤드리슨호로위츠다.

 

그 과정에서 CEO가 겪는 악전고투는 너무 공감하는 점이 많았다.

직원을 해고하는 경우, 임원을 해고하는 경우, 충직한 친구를 강등해야 하는 경우는 특히 인상적이다.

 

경영전략의 핵심이 사람이라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사람을 중시하는 실행을 하기는 어려운 점이다. 사람을 중시하고 돌본다는 것은 곧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한다. 벤은 오래가는 기업의 조건과 방향 감각을 잃었을 때 조언까지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비법을 전한다.

 

특히 자신의 오랜 파트너 앤드리슨과 페이스북의 저커버그와 대조를 통해 회사 내 직위를 결정하는 문제는 흥미롭다. 정답은 공정한 원칙을 자신의 회사에 확립하고 누구의 정책을 따르던지 자신의 원칙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렇다. 비즈니스 문제에 정답은 없다. 벤이 강조하는 점도 무규칙의 규칙이다. 마지막 부록에 수록하고 있는 세일즈팀 책임자를 영입할 때 고려할 사항과 던져야 할 질문과 CEO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경영의 탁월성에 관한 질문도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근래 감명 깊게 읽었던 피터 틸의 <제로 투 원>이 기업의 성공을 향한 교과서라며 벤 호로위츠의 <하드씽>은 기업이 풀어야 할 난제를 푸는 최선의 한 수를 알려준다.

 

그의 마지막 조언은 다음과 같다.

 

세상의 모든 조언과 경험자의 깨달음을 길잡일 삼는다 해도 힘든 문제는 언제난 힘든 법이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이 말만 남기겠다. 꿈을 이루기 위해 악전고투 중인 모든 이들이 조만간 평화를 찾기를!” (396)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하드씽 #벤호로위츠 #안진환 #한국경제신문 #경제 #경영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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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 코스모스, 인생 그리고 떠돌이별
사라 시거 지음, 김희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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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인생 그리고 떠돌이 별

MIT 천체물리학자 사라 시거가 찾아낸 우주와 인생의 빛

 

오늘 소개할 책은 세종에서 출판한 사라 시거 MIT 물리학 및 행성학 교수님의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이다.

 

이 책은 외계 행성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로 거듭나는 천체물리학자의 연구 성과를 내는 과정과 그 속에서 인간으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그녀의 개인적 삶을 동시에 들여다볼 수 있는 자전적 에세이다.

 

사라 시거 교수님은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을 찾는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지금까지 자신의 연구를 이어간다. 어린 시절 숫자를 유난히 좋아하고, 아버지와 함께 떠난 캠핑에서 밤하늘의 별을 헤아린 순간, 별에 대한 사랑에 빠진다.

 

달빛조차 없는 칠흑 같은 밤이었다. 내 머리 위로 수백, 아니 수천 개의 별이 펼쳐졌다. 나는 어떻게 그런 아름다움이 존재할 수 있는지, 왜 그때까지 이 아름다움을 아무도 내게 이야기해주지 않았는지 의아했다. (21)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세 남매는 방목에 가까운 생활을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아이들끼리 학교에 통학하며 장난도 쳤다. 학대에 가까운 양아버지의 폭언을 견디며 사라는 의사인 친아버지와 가까워지는 걸 느낀다.

 

뛰어난 학업 성적으로 천문학자가 된 그녀는 우리가 우주의 유일한 생명체가 아니라는 증거를 찾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화성을 공전하는 두 개의 달, 포보스와 데이모스 같았다. 아레스와 아프로디테가 낳은 쌍둥이 아들의 이름을 붙인 이 두 개의 달은 서로 다른 궤도를 따르지만 묘하고도 만족스러운 조화를 이루며 움직인다. (79)

 

사라는 대학교에서 만나 마이크와 확실히 다르지만, 우주의 힘으로 묶여있는 관계라 느낀다. 사라와 마이크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마이크의 외조 덕분에 사라는 직업적으로 승승장구한다.

 

사라가 외계 행성을 찾아내기 위해 고안한 방법은 트랜짓 기법이다. 계속 이동 중인 물체는 항상은 아니지만, 간혹 특정 패턴으로 늘어설 때가 있다. 운이 좋으면 행성이 우리와 별 사이에 위치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다. 그러면 논리적으로 소규모 일식 현상이 생길 것이다. 달이 해를 가릴 때면 달은 엄청나게 크게 보인다. 행성이 이동하는 것을 이용해서 항성계의 행성들이 내는 빛이 아니라 그들이 가리는 빛으로 그들의 존재를 발견하는 방법이 그녀가 고안한 트랜짓 기법인 것이다.

 

하지만 사라가 고안한 트랜짓 기법은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새로운 외계 행성을 발견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과학적 방법은 누가 먼저 결과를 만들어내는지에 따라 내 방법이지만 들러리처럼 다른 사람의 성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사라는 트랜짓 기법을 활용하기 위한 망원경에 그늘을 만들어내는 방법, 이른바 스타셰이드연구의 책임자가 된다. 이는 나사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위성으로 망원경을 우주 공간에 위치시키고, 이 망원경을 모자챙처럼 꽃잎 모양의 셰이드 즉, 그늘을 만들 장치를 별도의 위성으로 쏘아 올려 망원경과 일치시키는 굉장히 정밀한 작업이다.

 

연구자 대부분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연구라며 그녀를 말리지만 그녀의 놀라운 집중력과 열정을 파악한 과학자들은 사라를 지원할 방법을 찾는다.

 

그녀의 연구가 성공을 거두는 동안, 집안일 도맡아 외조하던 마이크는 췌장암을 발견한다. 서서히 그의 죽음을 맞이하며 강인한 정신력과 육체로 고통을 감내하던 마이크에게 사라는 이제는 그 고통을 내려놓으라 한다.

 

이후 콩코드의 과부들 클럽의 멜리사를 통해 사라는 혼자 슬픔 속에 갇혀 있던 세상에서 다시 바깥세상으로 돌아온다.

 

이 모든 놀라운 이야기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결말은 책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계 최고 과학자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진진하다.

밥 윌리엄스는 허블 딥 필드사진으로 유명한 과학자다. 90년대 중반, 밥은 우주망원경 과학 연구소 소장이 되었고, 허블 망원경을 일정 시간 사용할 자격이 있었다. 밥은 자신에게 주어진,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한 시간 중 열흘을 이 새 망원경의 초점을 큰곰자리의 작은 부분을 향해 맞추는 데 쓰겠다고 결정했다. 허블 망원경의 잠재성을 알고 있던 동료 천체물리학자들의 반대가 심했다. 그가 관측하려는 부분은 10원짜리 동전을 들고 팔을 쭉 뻗었을 때 그 동전의 크기만한 공간이었다.

 

그곳은 아무것도 없는 죽은 공간이라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다. 그런 무의 공간을 일주일 넘게 비싼 장비로 들여다보고 인류가 발견한 것은 3,000개의 새로운 은하계였다. 밥 윌리엄스는 거의 혼자 힘으로 수억 개에 달하는 잠재적 지구를 발견한 것이다.

 

이런 밥 윌리엄스는 사라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그녀가 위기에 빠질 때 강연에 초대하고 그랜드 캐넌을 왕복해 보라는 말로 위로한다.

 

마침내 그녀는 스타셰이드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수행하고 맥아더 펠로우상을 수상한다.

 

천체물리학자는 우주에는 우리 말고 새로운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에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가진다. 단지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그 증거이다.

 

새로운 생명체라고 해서 우리와 같은 형태를 가진 것은 아니고, 심지어는 물도 없고 산소가 없는 별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생명체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쌍둥이 지구를 찾으려 노력하는 수많은 과학자의 노력을 알게 되었다.

 

사라는 슬픔과 고통을 극복하고 천재상이라 불리는 맥아더 펠로우상을 받았고, 타임지 선정 우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에 꼽혔다. “가끔은 어둠이 있어야 볼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빛이 필요하다.”

 

우주에 관해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은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우주에서가장작은빛 #자연과학 #사라시거 #김희정 #세종서적 #맥아더팰로우상 #에세이 #리뷰어스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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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 코스모스, 인생 그리고 떠돌이별
사라 시거 지음, 김희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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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천체물리학자 사라 시거가 찾아낸 우주와 인생의 빛을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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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적 노인 - 나는 58년 개띠, '끝난 사람'이 아니다
이필재 지음 / 몽스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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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8년 개띠 끝난 사람이 아니다

 

몽스북에서 출판한 이필재 작가님의 <진보적 노인>은 저자가 지금까지 진보적 가치관을 고수하며 원칙주의자로 살아온 그의 삶과 철학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다.

 

이필재 작가님은 58년 개띠생으로 우리나라 베이비붐을 대표하는 세대이고, 언론학을 전공해 중앙일보에서 오랜 시간 기자였고 시사잡지에서 직장생활을 했으며, 2013년 퇴직 후 언론 관련 기관, 학교에서 강의한다.

 

‘58년 개띠생은 그 자체가 하나의 조어가 될 만큼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세대다. 한국전쟁 후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였고, 이들이 청년일 때 우리나라는 농업사화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하는 시대였다. 이들이 은퇴를 맞이할 때는 생산가능인구가 부족할 수 있다고 했다. 은퇴 후 이들의 소비력이 국내 소비에 중요하다는 의미로 김난도 교수는 OPAL세대를 별도로 조망하기도 했다.

 

학창 시절 반공교육을 받으며, 초등학교 시절 한 반에 100여 명이 수업하던 시기라, 2부제 수업과 교육 현장에서 폭력이 난무하던 시대이기도 하다. 이들 세대의 2/3 이상이 보수적이라 알려져 있음에도, 저자는 확고한 원칙을 지키는 원칙주의자였다.

 

기자라는 직업이 촌지를 받았던 것이 관례처럼 여겨지는 시기에도 촌지를 받지 않겠다는 원칙을 지켰다. 사회의 명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때로는 고교 선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건네는 촌지도 다시 돌려준다.

 

기자라는 집단만큼 사회에서 받는 인식이 바뀐 집단도 없을 것이다. 신문이 여론을 이끌었던 시기와 민주화 운동을 불씨를 피어오르게 한 사람도 신문기자다. 어느 순간, 기레기(기자+쓰레기)에 이어 기더기(기자+구더기)라는 조어까지 생겨난 기자의 수난 시대다. 저자는 이를 기사 편집 간부들이 오너에게 종속되어 제대로 된 기사를 쓰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국의 주류 언론이 지나치게 정파적이고 언론사주의 강력한 오너십이 작동하며 언론사주는 자본가로서 보수 기득권 세력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1995년 중앙일보 이찬삼 시카고 중앙일보 편집국장의 10회에 걸친 동토 잠행기를 연재했을 때 이를 문제 삼는다. 이찬삼 국장은 김정일 치하의 북한에 잠입해 국내 최초로 잠행 르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잠행이 진실이라고 주장하지만, 취재원을 보호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북한 통행증을 공개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공정보도 위원회를 통해 이를 문제 삼았던 저자는 경제 주간지로 발령받았다.

 

그렇게 원칙을 지키면 일했던 기자 생활과 편집장을 거쳐 이제는 은퇴하고 경기도 별내로 이사한 후 저자는 아내가 하고 싶은 대학원 공부를 하는 동안 집안일을 한다. 설거지하기 위해 식기세척기를 들여놓고 건조기도 샀다. 집안의 빨래는 세탁기에 맡긴다. 한 사회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적 차별이 없어야 한다. 성희롱과 성차별이 만연한 남성 중심적인 조직 문화도 바꾸고 여성이 느끼는 유리 천장에 깨져야 한다.

장차 딸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남자는 좋은 아빠가 되어야 한다.” 딸을 둔 남자 후배들에게 저자가 사석에서 하는 말이다.

 

책에서 저자가 인터뷰를 진행한 인물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이중 조관일 창의경영연구소 대표의 말은 새겨들을 만하다.

 

“85세에 독특한 노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나이가 들면 꿈은 사라지고 목표만 남아요. 뭘 하든 세끼 밥이야 먹겠지만 사람은 살아가는 목표가 있어야 해요. 자기 의지로 태어난 건 아니지만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나의 역사를 써야죠.” (136)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하면서 죽을 때까지 현장에서 신발을 신은 채 죽기로 마음먹었다는 저자의 말이 무겁게 다가온다.

 

<진보적 노인>은 평생을 언어 노동자로 살아온 사람의 인생이 녹아있는 수필집이다.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돌아본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 사회의 지난 단면을 알고 싶은 사람은 <진보적 노인>을 읽어보길 바란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진보적노인 #이필재 #몽스북 #에세이 #중앙일보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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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고나가야 마사아키 지음, 서수지 옮김, 박경수 외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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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시리즈 네 번째 책!

 

영웅과 리더의 병든 뇌가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꾸었다!

 

사람과나무사이에서 출판하고 고나가야 마사아키 지은이, 서수지 님 옮긴이의 <세계사를 바꾼 21인의 위험한 뇌>는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간다.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을 워낙 인상적으로 읽어 세계사의 흐름을 주제를 정해 서술하는 방식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번 저서 21인의 위험한 뇌도 세계사의 흐름을 주도한 영웅과 리더가 결정을 내릴 당시의 특히 뇌와 관련한 질환을 이야기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물은 백년전쟁을 프랑스의 승리로 이끈 잔 다르크다.

 

어느 날 홀연히 빛이 나타났다. 자기를 감싼 빛 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홀감에 사로잡혀 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천국을 다녀온 느낌을 가졌다. 이는 측두엽뇌전증을 가진 환자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첫 번째 증상이다. 열세 살 소녀가 프랑스를 구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고 오를레앙 전투에서 영국을 상대로 이끈 건 놀란만한 업적이다.

 

그녀가 일기토(장군끼리 일대일대결)에서 승리하고 당시 귀족이 행했던 작전 지휘를 수행한 모습은 놀랄만한 업적이다. 전장이 프랑스였다는 점과 프랑스군의 떨어진 사기를 천사의 계시를 받은 성녀가 같이 출전한다는 점이 병사의 사기를 북돋았다. 프랑스의 승리를 이끌었던 잔 다르크가 계시를 받은 모습은 후일 신경학자들은 측두엽뇌전증이라 진단한 것은 다른 면에서 흥미로운 사실이다.

 

영국군에 체포당해 이단 판결을 받고 화영을 당한 잔다르크의 죄명은 당대 여성에게 금지된 바지를 입은 죄, 남자처럼 머리를 짧게 자른 머리칼 등이었다. (31)

 

문학사에 있어 뇌전증을 앓고 가장 내밀하게 묘사한 작가는 도스토옙스키다.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2가지 사건은 사형을 선고받고 집행하는 순간, 황제 니콜라이 1세가 사형을 중지하라고 한 일이다. 다른 하나는 시베리아 유형 생활을 8년 동안 하면서 겪은 체험이다.

 

1850년 그의 나이 29세에 첫 번째 발작을 일으켰다. 측두엽뇌전증은 이전 우리가 흔히 사용했던 말은 간질이다. 그는 비명을 지르고, 의식을 잃었고 팔다리에 경련이 생겼으며, 입에 거품을 물고 숨을 헐떡였다.

 

도스토옙스키는 이후 지속해서 집필을 마친 새벽 무렵에 주로 발작을 일으켰다. 측두엽뇌전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흔한 증상은 존재하지 않는 냄새를 느끼는 환취와 존재하지 않는 목소리를 듣는 환청증상이다.

 

뇌전증은 뇌의 신경세포가 갑자기, 그리고 반복적으로 흥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질병이다. (39)

 

도스토옙스키가 황홀한 발작이 일어난 순간을 자신의 소설 작품에 생생히 묘사한 부분을 두고 뇌전증의 권위자는 대문호의 창작 능력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남북전쟁의 가장 극적인 부분은 종전 시점에 북부군의 그랜트 장군이 보여준 장면이다. 그랜트 장군은 항복한 남군 장병들에게 매우 관대한 처분을 내려 미국 사회에 여러 의미에서 충격을 던졌을 뿐 아니라 미국사와 나아가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을 만드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무자비한 학살자로 유명한 그랜트 장군은 전장에 있는 동안 극심한 편두통을 앓았다. 남부의 리 장군이 보낸 종전 회담에 관한 편지를 받은 다음 날 그랜트 장군은 극심한 편두통을 앓고 난 후 회담에 나섰다. 편두통을 앓고 난 환자는 기분이 널뛰듯 오르내리는 기분 변화 증상이 나타난다.

 

회담 당일 전쟁은 끝났소. 반란군이 다시 우리 국민으로 돌아왔소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그랜트 장군의 관대한 처분은 향후 벌어질 수 있는 남부와 북부의 오랜 갈등과 반목을 봉합하는 기회가 된다.

 

물론 이 이야기는 의학적 소견이라 전하지만, 상당히 믿을만한 이야기로 느껴진다.

 

뇌 질환과 관련해 가장 치명적인 예시는 치매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일 것이다.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 중 하나인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앤디의 교도서 감방 속 한쪽 벽을 차지하는 리타 헤이워스의 포스터는 시간이 지나며 점점 커진다. 포스터 속 리타 헤이워스는 마를린 먼로 이전 가장 유명한 여배우 중 한 명이었고 미국에서 알츠하이머와 연관되는 유명인이다.

 

그녀 이후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를 대표하는 인물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다. 1994년 로널드 레이건이 자신이 앓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을 대중에 공개될 때 가장 놀랐던 사실은 그가 재직하는 동안 초기 증세가 나타나 경도 인지장애를 보였다는 점이다.

 

최근 신경세포를 공격하는 활성산소의 영향을 완화하는 등 푸른 생선과 레드 와인, 과일 등의 식품, 걷기 같은 과도하지 않은 유산소운동, 취미와 뇌를 자극하는 훈련, 삶의 보람을 발견하고 활력소가 되어줄 수 있는 활동으로 이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정치, 예술, 스포츠 분야는 물론이고 고대신화 속 다양한 환자(?)들까지 등장한다. 저자는 치매, 뇌전증, 척수 질환, 수면 질환, 이상 운동 질환 등 대표적인 뇌 질환을 망라하여 자세히 설명하면서 관련된 역사 이야기를 절묘하게 녹여낸다. (6)

 

독일 제국이 자랑하는 전쟁영웅 힌덴부르크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바이마르 공화국 대통령이 된다. 그는 판단력과 책임감을 상실하여 중차대한 국가적 사안에 어리석은 결정을 반복하고, 마침내 히틀러와 나치스에게 권력을 송두리째 넘기게 된 배경에는 치매가 있었다. (14)

 

세계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을 맡았던 당사자의 질병이 미친 영향은 대단했다. 이 책은 그 지점을 잘 파악해 독자를 흥미롭게 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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