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집 지으러 왔어요
군타 슈닙케 지음, 안나 바이바레 그림, 박여원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살고 싶은 집은 ~ 똑똑똑! 집 지으러 왔어요>

건축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 다 비슷한 아파트에 살면서도 마음은 늘 새로운 공간에 대한 로망이 있나보다. 세계 여행을 다닐 때도 제일 많이 보는 것이 건축물이지 않을까? 어쩜 여행은 건축과 건축 사이를 다니는 것이고 삶은 집을 이동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제목에서 이미 말해주듯 건축가에게 집 건축을 의뢰하러 온 사람의 이야기다. 글쓴이는 라트비아의 건축가이자 시인이니 이런 책을 쓰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린 작가도 라트비아의 건축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란다. 실제 건축을 하는 두 사람이 글과 그림을 맡아서 한 책이니 전문성 면에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그럼 다음은 재미있는 책이냐가 문제인데 건축가 입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의뢰인들이 이 책 속 이네스 같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막무가내 의뢰인인 이네스를 만나 이상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건축가의 모습은 책 작가님들의 일상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걸 책 속에 옮겨다 놓으니 꽤 재미있다.
  과연 집을 한 채 지으려면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할까? 이 책은 그 고려 사항들이 계속 나온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의뢰인의 막연한 꿈이 얼마나 실현 불가능한 것인지, 또는 불필요한 것인지를 알게 한다. 그걸 기분 나쁘지 않게 설득해야 하는 건축가들은 건축가라기 보다는 거의 심리상담사 같다. 한정된 땅과 자금으로 원하는 것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멋지게 지으려면 무엇보다도 내 상황과 욕구를 매우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이 그림책을 읽다 보면 10여년 전에 베스트셀러였던 송승훈 선생님과 이일훈 건축가가 82통의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집을 지은 과정을 쓴 책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이 떠오른다. 책이 많은 송승훈 선생님은 가족 외의 독서 모임 선생님들도 자주 모일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데 책 보관을 할 장소부터 외부 사람들이 와서 쓸 공간까지를 의뢰인과 건축가는 메일로 점점 구체화 시켜나간다. 그래서 그 책 설명에는 ‘집을 짓기 전에 사람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네스는 자기 집을 지으려는 과정에서 자기도 잘 몰랐던 자신을 알게 되었을 거다. 이 책에서 아주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는 이네스가 바라는 것을 모두 집어넣었을 때 얼마나 크고 넓은 집이 필요한지 보여주는 펼침 장면이 있는데 끝없는 우리의 욕망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 같다. 과연 이네스는 자신이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을 때는 건축가가 묻는 질문에 나라면 어떻게 답할까를 생각해보고, 내 집을 짓는다면 이 책 속 질문 외에도 또 어떤 질문들이 필요할까와 내가 원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를 생각해본 뒤 내가 원하는 집의 외관 그림과 내부 그림을 그려보면 좋겠다.
그리고 ‘모두 함께 지은 우리 집’(김진수) ‘나의 집’(다비드 칼리) ‘나의 작은 집’(김선진) ‘우리들만의 작은 집’(하이드룬 페트리데스) 같은 책들도 찾아서 함께 보면 더욱 좋겠다.
  집 한 채를 지으면 몇 년은 늙는다고 한다.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그 어려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꿈과 현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사는게 삶이니 몇 년 늙더라도 시도를 해보고 싶은게 또한 꿈꾸는 자의 권리다. 
  

#초그신서평단 #똑똑똑_집_지으러_왔어요 #군타_슈닙케_글 #안나_바이바레_그림
#박여원_옮김 #미래아이 #건축_공간_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용을 찾아서 - 2024 칼데콧 영예상, 2024 아시아·태평양·미국문학상 대상 수상작 열린어린이 그림책 32
줄리 렁 지음, 차호윤 그림, 장미란 옮김 / 열린어린이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편견 없는 문화 속에서 내 안의 진정한 보물 찾기 ~ 용을 찾아서>

  칼데콧 상을 받은 작품은 대부분 무척 마음에 들지만 어떤 책은 너무 미국 문화와 전통 관련 책들이라 수상의 크기만큼 감흥을 받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서 매번 이번 책을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열어본다.
  특히 이번 책은 우리나라 출신 그림 작가가 그림을 그린 책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의 우리말 제목은 ‘용을 찾아서’지만 원제는 ‘용에 관한 진실’ 정도로 번역이 가능하겠다. 용이란 무엇일까? 표지를 보면 우리나라 아이처럼 생긴 아이가 웃는 얼굴로 여의주를 문 푸른색 용과 뿔이 난 붉은 색 용의 콧등을 만지고 있는 그림이 나온다. 색도, 모습도 무척 다른 용의 모습, 그 둘의 얼굴에 편안하게 손을 얹은 아이의 밝은 표정에서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하기가 그리 쉽진 않다. 표지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다. 뒷표지를 보면 아이가 망토를 두르고 손에는 등불 같은 걸 들고 숲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그림이 나온다.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헌사가 나오는 페이지 그림도 재미있다. 헌사 아래 옥팔찌처럼 보이는 장신구와 커다란 붉은 보석이 끼워져 있는 반지가 나란히 있다. 이 둘을 찾는게 아이가 할 일일까?
  본문으로 들어가면 분명 미국 칼데콧 상을 받은 책인데 마치 우리나라 그림책처럼 한국인으로 보이는 엄마와 아이가 나온다. 그러면서 엄마는 아이에게 소중한 비밀을 들려주겠다면서 그 아이 안에는 강력한 마법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용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하는 모험을 떠나야 그 마법을 알 수 있단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안전한 부모 품에 있기를 바라는데 이 엄마는 아이보고 떠나라고 하니 요즘 엄마들이 보시기에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선 그림 주변에 테두리가 생기고 아이는 액자 속으로 넘어가듯이 숲으로 들어선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같은 액자 형식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아이가 숲에서 만나는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엄마가 함께 가주진 않는다.
  아이가 만나는 용은 표지에 나오는 용 중의 하나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둘을 다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연 용에 관한 진실이 무엇일까? 아이가 그 진실을 알게 될 때 갖게되는 마법은 뭘까? 그 답을 알려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림도 꼼꼼히 봐야 한다.
  한 사람은 다양한 공동체에 속해있다. 국가와 민족이 같은 곳에 사는 사람도 있지만 국가 자체가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곳도 있고, 한 민족이 여러 국가를 형성하기도 한다. 또 소수자나 이민자가 되어 어떤 문화권에 섞여 살아야 할 상황도 온다. 그때 무엇을 자신을 정체성으로 여기고 살 것인가, 한가지 정체성을 우선시하면 다른 건 무시하며 살아야 하는가, 여러 정체성을 함께 지니며 살아갈 수는 없는가 등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많다. 용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되면 그런 고민들에 대한 답을 조금 알게 될 듯하다.
  요즘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한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와 린다 수 박의 ‘사금파리 한 조각’이 있을 것이고, 요즘은 태켈러의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같은 동화나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미셀 조너 작가의 ‘H마트에서 울다’ 같은 소설, ‘미나리’ ‘패스트 라이브즈’ ‘헤로니모’ 같은 영화에서 용을 찾으려는 다양한 저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용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 그 진실이 왜 중요한지, 내 안에 그 마법이 있으면 어떤 삶을 살 수 있는지 등을 이야기 나누며 여러 문화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다양한 삶들을 더 찾아보면 책을 더 풍성하게 읽게 되리가 본다.
#초그신서평단 #용을찾아서 #줄리_렁_글 #차호윤_그림
#장미란_옮김 #열린어린이 #다양한문화_정체성_전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 - 모두 다르지만, 변함없는 31명의 이야기 밝은미래 그림책 60
엘렌 델포르주 지음, 캉탱 그레방 그림, 권지현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 ~ 모두 다르지만 변함없는 31명의 이야기》
몇 년 전 ‘엄마, 다르지만 똑같은 31명의 여자 이야기’를 공감과 감동을 느끼며 읽었다. 그래서 이번에 ‘아빠, 모두 다르지만 변함없는 31명 이야기’가 무척 기대되었다. ‘엄마’ 책과 같은 글 작가와 그림 작가가 펼쳐가는 31명의 아빠 이야기는 어떤 점이 비슷하고 어떤 점이 다를지 궁금하기도 했다.
엄마는 몸 속에서 아기를 10달 동안 키우고 산고를 겪으며 아이를 낳기 때문에 아이와의 관계가 훨씬 직접적이고 낳은 후에도 아이의 돌봄을 대부분 담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관계가 밀접하지만 아무래도 아빠는 그보다는 한걸음 떨어진 관계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 책 또한 그 부분을 부인하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삶에 도착한 너무 거대한 선물 앞에서 허둥대거나 너무 큰 기대를 하는 아빠들, 그 새로운 존재 때문에 바뀐 삶의 상황과 감정들, 그러면서도 여전히 온전한 보호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주변에서 불안한 잔소리를 듣는 그런 존재. 이 세상의 아빠들은 그렇게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아빠 한 명마다 두 쪽씩 할애된 이 책은 글이 꽤 많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연을 그림과 함께 읽어가다 보면 그 글이 길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이와 함께하는 모습, 주변 상황은 그림으로 주로 말하고 있어 글에서 말하고 있지 않은 부분을 그림으로 유추하며 더 이어갈 글들을 덧붙여 써봐도 좋겠다. 그리고 어떤 나라 아빠들인지 설명이 없으므로 나라를 유추하고 그렇게 유추한 이유를 이야기 나눠보면 더 좋을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전쟁터에 나갔다가 돌아온 아빠의 그림에서 오래 머물렀다. 부인이 아이를 가진 줄도 모르고 떠난 전쟁에서 편지로 그 소식을 알게되고 아이에게 아빠를 무사히 돌려보내기 위해 부대원들이 노력했는데 노력했던 부대원들 중 많은 이들은 전쟁터에서 죽고 이 아빠는 살아서 아이와 만난다. 엄마가 나를 임신했을 때 베트남 전쟁에 가 계셔던 나의 아버지 사연 같았다. 몸집이 크고 동작이 굼뜬 아버지가 위험한 전투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아빠는 가면 분명히 죽거나 다친다며 아빠 대신 전투에 나서주신 분들이 있어 아빠는 그 전투에 빠지게 되었던 사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 얼굴 한 번 못 본 아이에게 아빠를 돌려보내기 위해 목숨을 걸어주셨던 분들이 없었으면 난 아마 유복녀도 태어났을 수도 있다.
아빠들은 좀 억울한 면도 있겠다. 본인도 아내만큼 혹은 그 보다 더 자식들을 사랑하지만 직장과 주변 시선과 자라온 환경이 그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잘 배우지 못하게 하는 면이 있다. 많은 신세대 아빠들이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부장이라는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 국가나 문화권도 많다. 진심은 그게 아니었지만 근엄하고 무뚝뚝한 아버지, 좀 더 근사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초라해진 아버지, 자기 성취가 더 중요해 아이의 성장 시기를 함께 하지 못했음을 나중에야 깨달은 아버지 등 이 세상에는 슬픈 아버지들이 참 많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질문을 만들어 아빠와 인터뷰를 해보면 좋겠다. 처음에 아빠가 되었을 때 든 생각은 어땠는지, 서로에게 기대했던 점은 무엇인지, 제일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이나 제일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노력을 더 하고 싶은지, 베스트 추억 등을 인터뷰하고 가능하면 모임에서 함께 발표해보면 31명을 넘어선 더 많은 아빠들의 이야기로 확장될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보이 후드>나 <에프터썬> <그렇게 아버지 된다> 같은 영화도 함께 보면 더욱 이 책이 깊이 다가올듯 하다.

#초그신서평단
#아빠
#엘렌델포르주_글
#캉탱그레방_그림
#권지현옮김
#밝은미래_출판
#가족_관계_성장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마존을 수놓은 책 물결 햇살그림책 (봄볕) 58
이레네 바스코 지음, 후안 팔로미노 그림, 김정하 옮김 / 봄볕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아마존을 수놓은 책물결 ]

어디서 삶의 지식이나 지혜를 얻으며 사는가? 책을 제일 먼저 떠올리지만 요즘은 영상으로 배우는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인다. 하지만 역시 급할 때는 주변의 살아본 분들께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문자화가 덜된 시절일수록, 문명과 좀 떨어져 사는 곳일수록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 책에는 도시의 한 교사가 밀림 지대로 아이들을 가르치러 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도시의 편안함을 두고 오지로 떠나는 것이지만 선생님은 자신이 준비한 책으로 밀림의 아이들을 가르칠 생각에 설레며 32시간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지나 아이들이 있는 곳에 도착한다.
32시간이라니. 9만9천 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을 가진 한반도 남쪽만을 생각한다면 국내에서 32시간 이동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우리나라도 고속철도와 다리가 놓이기 전엔 섬에 있는 학교에 가려면 20시간 이상 걸리기도 했다는 걸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상상할 수 있을까? 다른 나라 책을 본다는 건 이렇게 우리를 새로운 시간과 공간 개념 속으로 이끈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렇게 먼 거리에도 제자들을 위해 애지중지 가져간 책들을 잘 활용하셨을까? 그래서 책 제목 속에 책물결이 들어갔을까? 시작 부분만 봐도 궁금한 게 많이 생기는 책이다.
이 책은 표지에서 오래 머물러도 좋겠다. 책 제목이 '아마존을 수놓은 책물결'이니 브라질이나 브라질 부근 나라의 이야기라는 건 알 수 있다. 그런데 표지에 색실들이 제목이나 표지 그림과 이어져 있고 표지 그림 속 칠판에는 구름과 비가 그려져있다. 과학 시간을 묘사한 걸까? 이 실들은 어디와 연결되어 있는 걸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책 내용을 먼저 예상해 본 뒤 책을 다 읽고 처음 생각과 비교해 보면 이 책이 훨씬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나니 정말 소중한데 사라져 가는 우리 문화들이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무릎을 치게 만드는 적확한 비유적 표현들과 각 지방의 방언들이 떠올랐다. 그런 다양한 말과 문화를 알면 알수록 표준어란 말이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표준이란 말은 나머지 것들을 다 비정상적이거나 규격에 맞지 않은 불량처럼 느끼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정말 지켜야 하는 문화가 무엇이고 표준어를 다르게 부를 말은 없는지도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
마침 국립중앙박물관과 마주보고 있는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맛깔스런 우리나라 각 지역 방언을 소개하는 전시를 10월까지 하고 있으니 전시를 보며 그런 말들이 생긴 유래와 뜻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인간의 문화는 글이 생기기 전에 말과 그림이 먼저였다. 동굴 벽화나 고분 벽화들이 지금도 남아 우리에게 그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염원했고 그 그림이 그려진 환경이 어땠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많은 지혜들이 신화와 민담, 그리고 전설 등으로 구전되어 지금까지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어떤 이야기는 허황되다 생각되었는데 현실로 증명되는 것도 있고, 어떤 이야기는 사실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에 내포된 상징성이 더 중요하다는 걸 후대 사람들이 나중에 깨닫기도 한다.
과연 책과 인터넷 검색에만 의존해서 우리가 지혜로워질 수 있을까? 물론 그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고 있진 않을까? 옛날부터 어르신 한 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을 읽으며 아마존을 수놓은 책물결이 어떤 의미이고 그런 삶의 방식과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 경험이 되길 바란다.
#초그신서평단 #아마존을수놓은책물결 #이레네바스코글 #후안팔로미노그림 #김정하번역 #봄볕출판사 #문화유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여행을 하고 싶니? 온그림책 17
믹 잭슨 지음, 존 브로들리 그림, 김지은 옮김 / 봄볕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어떤 여행을 하고 싶니? ]

우리가 잠든 사이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를 독특한 그림체와 함께 보여 줬던 믹 잭슨과 존 브로들리가 이번엔 어떤 여행을 하고 싶냐고 묻는다. 이번 책도 존 브로들리의 그림은 펜화와 판화의 느낌을 동시에 느끼게 하고 믹 잭슨의 글은 점점 확장되다가 시공간을 넘나든다.
'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설레는 사람이 많을텐데 어떤 여행을 하고 싶냐고 묻는 책이니 책의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각자 나눌 이야기가 정말 풍성할거다.
예를들어 '네가 뒤집고 기어 다니고 걸음마를 배운 다음부터는 모든 것이 달라졌지.'라는 첫 페이지 글만 갖고도 얼마나 많은 에피소드를 나눌 수 있겠는가. 뒤집기, 기기, 걷기, 뛰기 이것만으로도 무한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안타깝게도 본인이 기억을 잘 하지 못할 뿐.
기억으로 남은 여행은 이미 뭔가를 타고 멀리 나가거나 높이 오른 후부터 일거다. 날기, 오르기, 타기가 추가된 여행은 공간이 확장된다. 거기에 역사 지식을 통한 시간까지 추가된다면 우리의 여행은 끝이 없다.
이 책 속엔 어떤 여행들이 나올까? 표지엔 열기구가 나오는데 프랑스의 얀 아저씨처럼 열기구로 본 세상일까? 얼마나 다양한 여행들이 나올까? 질문이 많이 나오는 책이다. 읽고 나서도 또 다른 질문들이 생기는 책이다.
자기 방 안에서만 여행한걸 책으로 쓴 18세기 작가가 있다. 얼마전 많은이들이 좋아한 <박하경 여행기>라는 드라마는 하루짜리 국내 여행을 8부작으로 만들었다. 사실 내가 사는 동네인데도 골목마다, 모퉁이마다 낯설 때가 있다. 그런 곳엔 새로운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내가 걸은 만큼만 내 인생이다' 라는 책 제목처럼 직접 가본 곳, 직접 겪은 일들이 쌓여 추억이 되고 인생이 된다. 이젠《어떤 여행을 하고 싶니?》책을 여행해야겠다.
애정하는 봄볕 출판사에 김지은 평론가님 번역이니 여행길이 더 신나겠군.
#초그신서평단
#어떤_여행을_하고_싶니
#믹_잭슨_글
#존_브로들리_그림
#김지은_옮김
#봄볕_출판
#주제어_여행_삶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