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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을 찾아서 - 2024 칼데콧 영예상, 2024 아시아·태평양·미국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열린어린이 그림책 32
줄리 렁 지음, 차호윤 그림, 장미란 옮김 / 열린어린이 / 2024년 9월
평점 :
<편견 없는 문화 속에서 내 안의 진정한 보물 찾기 ~ 용을 찾아서>
칼데콧 상을 받은 작품은 대부분 무척 마음에 들지만 어떤 책은 너무 미국 문화와 전통 관련 책들이라 수상의 크기만큼 감흥을 받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서 매번 이번 책을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열어본다.
특히 이번 책은 우리나라 출신 그림 작가가 그림을 그린 책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의 우리말 제목은 ‘용을 찾아서’지만 원제는 ‘용에 관한 진실’ 정도로 번역이 가능하겠다. 용이란 무엇일까? 표지를 보면 우리나라 아이처럼 생긴 아이가 웃는 얼굴로 여의주를 문 푸른색 용과 뿔이 난 붉은 색 용의 콧등을 만지고 있는 그림이 나온다. 색도, 모습도 무척 다른 용의 모습, 그 둘의 얼굴에 편안하게 손을 얹은 아이의 밝은 표정에서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하기가 그리 쉽진 않다. 표지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다. 뒷표지를 보면 아이가 망토를 두르고 손에는 등불 같은 걸 들고 숲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그림이 나온다. 과연 어떤 이야기일까? 헌사가 나오는 페이지 그림도 재미있다. 헌사 아래 옥팔찌처럼 보이는 장신구와 커다란 붉은 보석이 끼워져 있는 반지가 나란히 있다. 이 둘을 찾는게 아이가 할 일일까?
본문으로 들어가면 분명 미국 칼데콧 상을 받은 책인데 마치 우리나라 그림책처럼 한국인으로 보이는 엄마와 아이가 나온다. 그러면서 엄마는 아이에게 소중한 비밀을 들려주겠다면서 그 아이 안에는 강력한 마법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용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하는 모험을 떠나야 그 마법을 알 수 있단다.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안전한 부모 품에 있기를 바라는데 이 엄마는 아이보고 떠나라고 하니 요즘 엄마들이 보시기에 좀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리고선 그림 주변에 테두리가 생기고 아이는 액자 속으로 넘어가듯이 숲으로 들어선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같은 액자 형식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아이가 숲에서 만나는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데 엄마가 함께 가주진 않는다.
아이가 만나는 용은 표지에 나오는 용 중의 하나일까? 아니면 둘 다일까? 둘을 다 만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연 용에 관한 진실이 무엇일까? 아이가 그 진실을 알게 될 때 갖게되는 마법은 뭘까? 그 답을 알려면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 그리고 그림도 꼼꼼히 봐야 한다.
한 사람은 다양한 공동체에 속해있다. 국가와 민족이 같은 곳에 사는 사람도 있지만 국가 자체가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곳도 있고, 한 민족이 여러 국가를 형성하기도 한다. 또 소수자나 이민자가 되어 어떤 문화권에 섞여 살아야 할 상황도 온다. 그때 무엇을 자신을 정체성으로 여기고 살 것인가, 한가지 정체성을 우선시하면 다른 건 무시하며 살아야 하는가, 여러 정체성을 함께 지니며 살아갈 수는 없는가 등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이들도 많다. 용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되면 그런 고민들에 대한 답을 조금 알게 될 듯하다.
요즘 해외에 있는 우리나라 출신 작가들의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한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와 린다 수 박의 ‘사금파리 한 조각’이 있을 것이고, 요즘은 태켈러의 ‘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같은 동화나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 미셀 조너 작가의 ‘H마트에서 울다’ 같은 소설, ‘미나리’ ‘패스트 라이브즈’ ‘헤로니모’ 같은 영화에서 용을 찾으려는 다양한 저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용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 그 진실이 왜 중요한지, 내 안에 그 마법이 있으면 어떤 삶을 살 수 있는지 등을 이야기 나누며 여러 문화 속에서 자기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다양한 삶들을 더 찾아보면 책을 더 풍성하게 읽게 되리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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