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는 참 쉽다 풀빛 그림 아이
이형진 지음 / 풀빛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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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는 참 쉽다> 이형진 글 그림(풀빛)
이형진 작가님의 그림책은 좀 어둡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작가 이름을 보고 동명이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책이 밝고 유쾌해서다.
태극기를 그려보라면 아직도 헷갈린다. 특히 건곤감리 막대기 숫자가 늘 자신 없다. 그런데 이제 이 책 덕분에 태극기가 1,2,3,4,5,6 이라는 숫자로 딱 기억에 남게 되었다. 거기에다 하얀 바탕, 태극, 각 괘들의 의미까지 이미지로 보고나니 절대 잊지 않게 될 듯. 50여 년을 봐도 늘 자신 없던 이미지와 의미가 이렇게 그림책 한 권으로 딱 정리가 되니 놀랍다.
이렇게 태극기의 의미를 다시 알고나니 태극기만 보면 마음이 뭉클해지고 우리에게 힘이 되던 날들이 새삼 떠오른다. 그리고 어쩌다 요즘 태극기가 다른 의미로 폄하되거나 반목의 상징이 되어버렸는지 많이 아쉽다. 2002년 월드컵때 태극기 문양을 넣어 만든 두건, 치마, 티셔츠를 입고 다같이 한 목소리로 태극 전사를 응원하던 우리나라의 모습이 다시 보고 싶다.
8월이다. 수치스러운 역사의 치욕을 용기내어 말씀하신 위안부 기림일이 있는 달이고, 다시 태극기를 마음껏 꺼내 흔들며 감격하던 광복절이 있는 달이다. 이런 8월에 이렇게 유쾌하고도 명쾌하게 태극기를 말해주는 책을 만나 정말 반갑고 고맙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맨 뒤에 큐알코드가 있다. 큐알을 찍으면 노래로 이 책을 만날 수 있다. 이 노래가 초등 교실마다 울려퍼지면 좋겠다. 태극기를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목숨을 걸었는지, 태극기가 우리에게 감동과 용기를 주던 역사적이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도 다시 돌아보면서 말이다.
늘 느끼지만 태극기는 정말 우리나라 국기라서가 아니라, 디자인으로 봐도, 의미로 봐도 참 우아하고 아름답다. 그 안에 온 우주를 담고 있어서다. 태극기가 담고 있는 의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큰 마음과 평화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길 다시 한 번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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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뻥 뚫린 아이 햇살그림책 (봄볕) 55
이주안 지음 / 봄볕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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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뻥 뚫린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가슴이 꽉 채워진 아이들과 뭐가 다를까? 단지 외모가 다른건가? 아니면 뭔가를 보거나 할때 관심을 두는 지점이나 발견하는게 다른걸까?
다름은 낯섬이고 낯섬은 가끔 보다 자주 배제의 이유가 된다. 그래서 표지에 그려진 이 아이는 기어코 자신의 가슴이 뻥 뚫려 있는걸 감추고 싶어한다. 원래 비어 있던 곳을 대체물로 채워 놓았으니 자연스러울 리가 없고 종종 들킬만한 상황도 생기고, 그런 상황이 안 생겨도 괜히 불안해져서 하루에도 몇 번씩 점검을 한다. 이렇게 하면서 간신히 누군가들 속에 섞여 산다. 놀이도 함께하며.
그 아이들은 가슴이 뻥 뚫린 아이가 있다는 소문은 들었다. 아이들의 추측 속에 가슴이 뻥 뚫린 아이는 괴물같은 존재다. 주인공 비니는 자기 존재가 알려질까봐 전전긍긍한다.
비니는 어떻게 될까? 안 들키며 잘 지낼까? 만약 들킨다면 아이들 반응은 어떨까? 속였다고 아이들이 화를 내며 떠날까?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이 가슴이 뻥 뚫린 모습으로 그려진 이유가 궁금했다. 내속에 내가 너무 많은 이들과 다르게 모든 것을 허용하고 공감하는 아이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생각하는 방식이나 느끼는 방식이 좀 다른 걸 그렇게 표현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해가 갈수록 민감한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민감하다는건 작은 일에도 큰 느낌을 가지고, 반응 또한 일반적인 예상과 조금 다를때가 있다. 달라서 배제당할까봐 나답게 지내지 못하는 아이도 있을것이다. 어른 중엔 더 많겠지. 다른 걸로 채우지 않아도, 좀 다르게 생긴 마음을 가졌어도 그대로 인정받고, 스스로도 그런 자신을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음 좋겠다. 사실 같은 모습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은가?
가슴이 뻥 뚫렸기 때문에 그만이 할 수 있는게 있을 거다. 그러니 그걸 감추려고 애쓰는 대신 내가 가진 다름으로 할 수 있는 걸 찾기를 바란다고 하면 너무 도덕책 같은가?
그래도 비니가 다른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면 좋겠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남들이 쉴 곳 없는 이들아, 가슴이 뻥 뚫린 나와 지내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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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바다 - 바다의 숲, 산호초를 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케이트 메스너 지음, 매튜 포사이드 그림, 안지원 옮김 / 봄의정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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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봄의정원
#눈부신_바다
케이트 메스너 글, 매튜 포사이드 그림, 봄의 정원
그레타 툰베리, 감비아에서 비닐 지갑을 만드는 여인들, 왕가리 마타이 등 점점 나빠져 가는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고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참 많다. 아직 그들이 있기에 인류 최후의 시간이 조금은 유예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눈부신 바다> 이 책을 통해 또 새로운 단체를 알게됐다. ‘산호복구재단’ 이라는 곳이 있는지 몰랐다. 산호 백화 현상의 심각함은 많이 들어서 썬크림을 적게 쓰는 정도로만 신경을 썼는데 이렇게 능동적으로 연구하고 직접 산호를 키워서 식재하는 사람들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다.
이 책은 산호 백화 현상과 그것을 조금이라고 지연시키고자 애쓰며 산호를 키워 바다에 심 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내용을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켄이라는 인물의 삶과 함께 풀어내고 있다. 산호복구재단 사람들은 크게 외치지는 않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
내가 클때는 산에 나무를 심어줄테니 하늘보다 산이 더 파래지라는 동요를 듣고 불렀다. 그런데 이젠 산뿐 아니라 바다에도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바다, 산, 하늘 모두 푸르른 생명력을 가진다.
책의 뒷부분에는 산호와 관련된 여러 명칭과 설명들이 잘 되어있다. 이걸 알고나면 산호를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질 듯하다. 다만 이 책 제목이 눈부신 바다인데 책의 전체적인 색감이 세피아톤이라 눈부신 바다의 느낌이 많이 들지는 않아 좀 아쉽다. 책을 이런 색감으로 만든데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거라 본다.
마이너스의 손이 되어버린 인간이 생태계에 속죄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길은 훼손된 곳을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되돌려 놓는 거다. 이 책에 나오는 산호복구재단 사람들이 하듯 말이다. 인간에게 최후의 보루인 바다! 그곳이 지금 하얗게 질려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산호복구재단이 하는 일에 다양한 방법으로 동참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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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첫날인데… 햇살그림책 (봄볕) 54
김진미 지음 / 봄볕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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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근을 갔다. 30년 가까이 교사로서 학교에 다니지만 전근 가는 학교는 늘 처음 같고 떨린다. 그러니 입학 하는 아이들 마음이야 말해 무엇하랴.
이 책은 제목부터 떨고 있다. 글자를 둘러싼 잔물결 무늬가 주인공의 떨리는 심정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그리고 커다란 눈망울만 이불 밖으로 내놓은 아이의 눈썹은 잔뜩 처져 있다. 7살이 감당하기에 초등학교 입학식은 너무 큰 걱정거리다.
면지를 넘겨보니 교장선생님이 여자분이시다. 시대의 변화를 잘 반영했다는 생각이 든다. 입학식에 모인 아이들은 모두 그냥 어린이 모습이다. 그런데 8시 40분에 등교한 교실에는 주인공 외에는 아무도 없더니 하나, 둘 들어오는 모습이 모두 동물이다. 선생님마저 기린이다. 이런 동물원 교실에서 주인공은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거기다 주인공은 말 한 마디 건네는 것도 어려워하는 수줍은 아이고, 자기가 만든 종이비행기를 다른 동물 친구가 가져가도 달라는 말을 못하는 소심한 아이다. 아이의 학교생활은 어떻게 이어질까?
이 책은 곳곳에 1학년 교실다운 모습을 표현해 놓았다. 엄마가 보고 싶어 우는 동물, 다른 친구를 슬쩍 건드려 보는 동물 등. 젠가를 하는 모습이 있어 1학년 치곤 대단하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하루를 지내고 교문 밖으로 나온 동물들의 모습이 하나둘 어린이의 모습으로 변하는 부분이 무척 재미있다. 어떤 친구는 엄마를 만났는데도 아직 꼬리가 남아있기도 하다. 아이가 아직 동물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뭘까? 천방지축 학교생활이 즐거워서일까? 뒷면지를 보면 아이들만 이 상황이 낯선 것이 아님을 양면에 펼친 그림으로 알려준다. 그래, 사람이 만나는 건 지금까지의 전 인생을 끌고 만나는 것이니 설레면서도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고학년만 주로 담임하는 내게 1학년 담임선생님은 존경 그 자체다. 이전 학년의 사전 정보도 없이 그냥 만나는 수십 명의 아이들을 매일 조금씩 파악해가며 각각의 아이들에게 맞는 지도와 안내를 하기 위해 정말 애쓰신다. 오죽하면 1학년 한해살이를 쓴 어느 분의 책 제목이 <사람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이기도 하다.
새학기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내일 우리학교 6학년 아이들이 1학년 동생들과 1:1 짝을 이뤄 학교 안내를 한다. 오늘 후배들에게 설명할 자료 준비를 하라고 했더니 다들 좀 더 쉬운 말로 어떻게 설명할까 고심이 많다. 겨우 5년 전 자신들의 모습인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정말 까마득한 옛날이고 너무 어린 시절의 모습이라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나 보다. 내일 1학년 후배들이 학교를 충분히 안내받을 수 있을지 나 또한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그렇게 선생님의 도움과 선배들의 안내, 친구들의 배려를 받으며 학교에 온 첫날의 두려움은 점차 잊어가겠지.
책 속 주인공 다람이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기원하며 책을 덮는다. 다람아, 다 잘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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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그림책향 33
차은실 지음 / 향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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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맞나 싶을만큼 그림 보다는 디자인체로 쓰여진 글씨가 표지 가득하다. 파란 바탕에 부분적으로 두껍게 쓴 ‘우리 같이’ 라는 글씨는 결코 밝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무슨 내용이 나오려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서 보이는 21쌍의 눈과 다양한 모양의 부리들, 그리고 짝짝이 발을 가진 펭귄 한 마리. 이 22마리의 펭귄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 모양이다.
면지를 펼치면 발 색이 다른 펭귄이 ‘나가!’라는 글자 위로 높이 솟구쳐 있다. 아무래도 무리에서 추방되는 듯 보인다. 이야기는 추방된 펭귄이 다른 펭귄 무리에 들어가자 침입자를 찾겠다는 소동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침입자를 찾는 방법에서 마음이 뜨끔해진다. 처음엔 잠수 능력으로, 그 다음엔 함께 사냥할 때 생긴 상처로, 다음은 출신지다. 그래도 침입자가 가려지지 않자 마지막으로 발 색깔을 기준으로 삼아 기어코 침입자를 찾아낸다.
그 뒤에 같은 펭귄도 아닌 다른 더 큰 침입자들과 맞딱뜨리며 펭귄들은 이런 작은 차이를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지고 이야기는 좀 더 스펙타클하게 흘러가지만 여기까지만 봐도 우리의 민낯이 충분히 드러난다.
끊임없이 차이점을 만들어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 조금이라도 내 편에 불리한 상황이 오면 언제든지 네 편을 추방시키는 우리의 모습. 처음에 양쪽 발 색이 다른 펭귄을 쫓아낸 건 누구일까? 면지 이전에 그 펭귄은 어떤 상황에서 추방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그 펭귄 그룹도 발 색깔이 다르다는 걸 문제 삼은 걸까? 아니면 또다른 구별짓기가 있었을까?
판화로 찍은 듯 표현된 펭귄들의 모습(본문에서는 표지보다 더 많은 펭귄들이 나온다)은 너무도 귀엽고 지극히 소시민적으로 보이지만 집단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기 위해 재빨리 자신의 위치를 재배치하는 모습이 무척 안쓰럽다. 지도자처럼 보이는 펭귄에게 왜 그런 기준을 세우냐고, 함께 갈 수도 있는데 꼭 색출해야 하냐고 묻는 펭귄은 없다. 여론몰이 뉴스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하는 우리 모습 같다.
이들이 바뀌는 건 더 큰 침입자들이 나타날 때다. 스포일러가 될테니 뒷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지금 지구에서 가장 큰 위협은 무엇인가? 정말 피부색이나 능력차이, 출신지 같은게 서로를 구별지을만한 일인가? 그런 기준으로 서로를 배제시키고 편을 가를만큼 우리는 한가한 시대를 살고 있는가? 시시각각 닥쳐오는 온갖 재난과 위험 신호들 앞에서 우리의 범주는 어디까지인지, 그 우리들은 함께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당신의 우리는 누구입니까? 그리고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합니까?’를 책이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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