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중독 - 먹고 싶어서 먹는다는 착각
마이클 모스 지음, 연아람 옮김 / 민음사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궁금한 주제라 가볍게 읽으려고 했더니 별안간 내 머릿속에 뇌과학을 입력시켜줘버리는 고마운 책..

속도는 모든 것을 압도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속도는 중독성이강하다. 중독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과 생리학자들은 이 사실을 수십 년 동안 입증해 왔다. 어떤 물질이 뇌를 흥분시켜 행동을 유발하고 결국 그 행동을 상습적으로 하게 만드는 능력은 대개 그 물질이 뇌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느냐와 관련이 있다. 더 빨리 도달할수록 영향력도 강해진다. - P100

그리고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에 대한 결정은 우리의 자유의지가 아닌 다른 것이 좌우한다. 즉 우리가 선택하지만 실상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 P1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섭식일기 - 슬기로운 식탐 탐구 생활 오봄문고 3
최미랑 지음 / 오월의봄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채식에 대해 생각해보기 좋은 짧고 쉬운 책.

섭식은 살생을 동반한다. 먹어야 사는 동물이자 유사창조주의 지위에 오른 인간으로서 거대한 순환의 고리에서 내가 어디 위치하는지 둘러보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P7

인간이 도살한 동물의 숫자는 1969년과 비교하면 여섯 배나 많아졌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용하는담수의 30퍼센트는 고기를 얻기 위한 가축의 생산과 사육, 도살에 쓰인다. 감금 상태에서 도축을 기다리는250억마리의 소와 돼지, 닭에게는 엄청난 양의 약이 주어진다." 오늘날 인간이 10억 톤의 곡물을 먹어 소비하는 동안 또 다른 곡물 10억 톤이 동물의 먹이로 소비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그렇게 먹여서 우리가 얻는것은 1억 톤의 고기와 3억 톤의 분뇨다." - P104

풍요의 세계에서 자라온 내 일상의 공포는 다른데 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굶주림이 아니라 밑도끝도 없는 배고픔이다. 무엇을 얼마나 더 원할지 나도모른다는 느낌. 스쿠버다이빙으로 바다에 들어가서 해구 같은 것을 엿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내 몸이, 아래로 얼만큼의 깊이가 있는지 알 수 없는 허공에둥둥 떠 있는 것을 인지할 때의 당혹감과 막막함. 그런느낌. - P17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뉘앙스 - 성동혁 산문집
성동혁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믿는 것들을 너도 함께 믿어 줄 거란 마음이 날 살게해. 오늘은 나뭇잎이 천천히 흔들렸고 스웨덴의 한 포크가수의 목소리가 날 평온케 했어. 돌아오는 길 크레인 뒤로노을이 지고 있었고.
식탁 위의 동화책과 밤책상 위 올빼미거기까지만 기억하려고.
다른 것들을 기억하기엔 이젠 좀 지친 것 같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MBTI가 뭔지 묻는 사람을 볼 때마다 나를 궁금해하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 진심으로 나를 알고싶어 하는 마음보다 유튜브 쇼츠 보듯 지나가면서 짧게 파악하고 싶은 게 아닐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읽힐 밋밋한텍스트로 취급받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라는 사람의 두께가 얄팍해지는 기분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나는 살면서 주목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지만, 누군가 나에게 MBTI가 뭐냐고 묻는 순간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하게 주목받는 기분이들었다. 그때마다 내가 종이비행기가 된 것 같았다. 원리에 맞게 착착 접혀서 허공을 향해 던져지는 종이비행기. 모두가 우와, 하고 외치며 눈길로 좋지만 이내 운동장 바닥으로 추락하고 마는 종이비행기. 다들 흥미를 잃고 그냥 떠나버려서 운동장 바닥에 버려진 채로 바람이 불 때마다 까딱거리며 흔들리는 종이비행기. 날리려고 했고, 날았고, 이젠 땅에 떨어졌으니툭툭 털고 일어나 집으로 가야 할 것 같은 종이비행기. - P1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진정 공포스러운 존재는 원한을 품은 여귀나 복수하기 위해 칼을 든 분열증을 앓는 여성이 아니라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평가하고 누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집단이라는 점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약자들이 서로 싸우면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것은 매우 비극적인 현실이다. 이러한 새삼스러운 깨달음이 할리우드 버전 장화홍련전이 줄 수 있는 교훈이라면 교훈일 것이다." - P1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