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앙스 - 성동혁 산문집
성동혁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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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것들을 너도 함께 믿어 줄 거란 마음이 날 살게해. 오늘은 나뭇잎이 천천히 흔들렸고 스웨덴의 한 포크가수의 목소리가 날 평온케 했어. 돌아오는 길 크레인 뒤로노을이 지고 있었고.
식탁 위의 동화책과 밤책상 위 올빼미거기까지만 기억하려고.
다른 것들을 기억하기엔 이젠 좀 지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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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MBTI가 뭔지 묻는 사람을 볼 때마다 나를 궁금해하는 건지 아닌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 진심으로 나를 알고싶어 하는 마음보다 유튜브 쇼츠 보듯 지나가면서 짧게 파악하고 싶은 게 아닐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읽힐 밋밋한텍스트로 취급받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나라는 사람의 두께가 얄팍해지는 기분은 씁쓸할 수밖에 없다. 나는 살면서 주목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었지만, 누군가 나에게 MBTI가 뭐냐고 묻는 순간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과하게 주목받는 기분이들었다. 그때마다 내가 종이비행기가 된 것 같았다. 원리에 맞게 착착 접혀서 허공을 향해 던져지는 종이비행기. 모두가 우와, 하고 외치며 눈길로 좋지만 이내 운동장 바닥으로 추락하고 마는 종이비행기. 다들 흥미를 잃고 그냥 떠나버려서 운동장 바닥에 버려진 채로 바람이 불 때마다 까딱거리며 흔들리는 종이비행기. 날리려고 했고, 날았고, 이젠 땅에 떨어졌으니툭툭 털고 일어나 집으로 가야 할 것 같은 종이비행기.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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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진정 공포스러운 존재는 원한을 품은 여귀나 복수하기 위해 칼을 든 분열증을 앓는 여성이 아니라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평가하고 누릴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집단이라는 점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약자들이 서로 싸우면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는 것은 매우 비극적인 현실이다. 이러한 새삼스러운 깨달음이 할리우드 버전 장화홍련전이 줄 수 있는 교훈이라면 교훈일 것이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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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여러 종류의 ‘사랑’은 가부장제가 여성들을 통제하고 조작하는 효과적인 감정적 장치로 이용되어왔다. 이성애,
모성애, 자매애는 일반적으로 가부장제가 여성들의 노동과 감정을 착취하는 데 중요한 매개, 즉 가부장제의 억압과 통치를 효과적으로 작동시키는 장치이다. 이성애는 결혼 제도 안으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걸어 들어가게 하며 모성애는 헌신적인 돌봄 노동을 여성들에게 내면화시킨다. 한편 자매애는 가족 내에서 벌어지는 여성들 간의 갈등을 무마하고 가부장제가 여성 집단을 분할하여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용되기도 한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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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질주 안전가옥 쇼-트 17
강민영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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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로 시작되는 아찔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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