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걷다 보면 민트래빗 일본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 도서
무라나카 리에 지음, 이시카와 에리코 그림, 송지현 옮김 / 민트래빗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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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어
처음으로 5센치 힐을 신고
친구를 만나러 나가던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뒤뚱뒤뚱 이라고 해야할까?
아장아장 이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아이처럼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나의 첫 힐의 경험.^^

걷다가 잠깐씩 쉬기도
혹시나 넘어질까 벽을 짚고 걷기도 했던
그 날 용케 한번도 넘어지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 날 내 발 뒤꿈치는 살갗이 벗겨져 빠알간 속살을 영광의 상처처럼 드러냈지만 뭔가 드디어 여자 어른이 된 거 같아 아픔보다는 기쁨이 더 컸다.

어른이 되면 예쁜 구두를 날마다 신어야지 했던 호기로움은 이제 희미해진 대신 내 발에 가장 편한 신발로 아스팔트가 아닌 산길을 흙길을 걷고 걷고 또 걷고 싶은 소박하지만 절대 소박하지 않은 소망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 수박 밭에 수박이 얼마나 컸나 보러가던 소년이 수박을 쪼아 먹던 까마귀를 발견하고 쫓아가다 신고 있던 노란 장화가 벗겨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은 우연히 벗겨진 신발 덕분에
수박 덩굴이 되어서
매미가 되어서
짐승이 되어서
작은 돌이 되어서
물이 되어서
맨발로 걷고 걷는다.

맨발로 걷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억압하는 눈에 보이지 않은
여러가지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발 끝의 예민한 감각을 깨워
비로소 나답게 걸을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리라.

쓸데없는 걱정과 전혀 신경 쓸 필요 없는 어떠한 시선을 무시한 채, 나는 과연 신발을 벗어던지고 오로지 발 끝의 감각에만 집중한 채 나답게,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걸어나갈 수 있을까?

가장 원초적인 방법이
가장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엄마 자유가 뭐야? 라고 묻는 아이에게
웃으며 오늘 나는 나의 신발을 벗고
아이의 신발을 벗겨준다.

우리도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모래알이 깔린 놀이터를 신나게 걸어보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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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에게
최현우 지음, 이윤희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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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길을, 눈빛을, 관심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있다는 건
귀찮을까? 행복할까?

토실한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거리를 산책하는 강아지도
주차장 한켠에 자리를 지키며
경계하는 눈초리로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고양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여섯살 인생 최고의 찬사인
귀엽다 예쁘다 라는 말을 남발하는
우리 딸.
가끔 엄마 우리도 키우자 라는 말이 나오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니. 안돼! 라고 짤라버리는
나.

결국 딸아이를 위해
어항을 들여놓았지만
역시나 여전히 나는 많은 정을
못주고 있는 듯 하다.
새로운 가족이 된 물고기는
아이에게 어떤 의미일까?
눈뜨면 먹이부터 챙기고
나갔다 오면 무섭지 않았을까 걱정부터 하는
그 순수한 마음에 내가 부끄러워지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그림책 속의 주인공과
어떨결에 가족이 된 코코.
사랑을 알려 준 작고 기쁜 영혼의 코코처럼
우리딸에게는 물고기가 사랑을 알려 준 작고 기쁜 영혼이겠지.

그림책을 보면서 한 생명을 아프지 않게
돌봐주어야 한다는책임감을 넘어서
서로에게 사랑과 그 사랑을 꼭 지켜주겠다는
믿음과 의리 같은 감정이 느껴져
동물을 키우지 못하게 한 것이
많이 미안해졌다.
같은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나와
어둡게 누워있는 나를
기어이 밟은 곳으로 끌어내는 코코의 마음에
따뜻함이 가슴에 요동쳤다.

오래 함께이길 바란다.
주인공과 코코,
그리고 나의 딸과 물고기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창비그림책#코코에게#최현우시인#이윤희#시그림책#100세그림책#성인그림책#그림책추천#창비그림책서평단#반려동물그림책#반려동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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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야옹이 달콤 바삭 숨은그림찾기 우당탕탕 야옹이
구도 노리코 원작 / 책읽는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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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이글 타오르는 햇빛 탓에
외출이 망설여지는 여름.
아이들 입장에서는 짧기만 한 여름방학일테지만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한달간의 방학이 하계훈련하는 운동선수 못지않게 길고 힘든 나날의 연속이라 느껴질 것 같아요.
계곡 찾아 바다 찾아 물놀이를 떠나는 것도 한계가 있고, 보여줄 것도 체험시키고 싶은 것도 많아 시원한 실내를 찾아 다니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그럴 때 힘이 되어주는 구세주 같은 멋진 책을 만났습니다.

온 식구 에어컨 바람 밑에서 옹기종기 머리 맞대고 집중모드로 책 보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흐뭇하고 행복해지는 풍경이지요.

우리집 여섯살 고구마가 좋아하는
구도 노리코 작가님의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
이번에는 숨은그림찾기 책으로 만나 광팬이 되어버렸네요.

달콤바삭 과자나라를 헤매고 다니는 우당탕탕 야옹이와 친구들을 보며 부러워하는 고구마는 초집중을 하며 사촌 언니와 함께 누가 더 빨리 찾나 내기를 하고 결국에는 자신이 책 속으로 들어가서 숨고 싶다는 말을 몇번이나 해서 낄낄 웃으며 시간을 보낸 고마운 책이랍니다.

구도 노리코 작가님이 탄생시킨 친근한 야옹이와 친구들을 보는 것도 즐겁고, 사진작가, 푸드 스타일리스트, 자수공예가까지 전문가들이 함께 만들어낸 책이라 볼거리가 풍성해서 숨은그림찾기가 끝나도 계속 열어보고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던 책이었어요.

여자친구들이라 그런지 핑크핑크한 아이싱 쿠키 장면에 시선을 더 뺏기는 듯 했어요.
아이들의 집중력과 관찰력까지 기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책!!
무더운 여름날 우리집 효자템이 되었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한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달콤바삭숨은그림찾기#우당탕탕야옹이#책육아#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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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이야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37
안효림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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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가 나보고 수영을 하래!
말도 안되는 이야기야!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응원!

모든게 처음인 아이들,
그리고 어른이 되었지만 처음 해보는 일 앞에서는 언제나 망설이는 어른들이 용기를 낼 수 있게 응원해주는 그림책을 만났다.

어릴때나 지금이나 겁이 많은 나는
처음 경험해보는 모든 일에 망설임과 두려움을 함께 끌고 간다. 그래서 도전하기보다 주저하고 포기하는 일이 잦았다. 참 답답하다. 옆에서 보는 사람들도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렇지만 오히려 내가 겁이 많기에 모든게 처음이라 낯설고 불안해 하는 우리집 꼬맹이의 마음은 곧잘 이해한다. 괜찮아, 천천히 같이 해보자.라며 다독여준다. 사실 우리집 꼬맹이는 엄마인 나보다 더 용감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길지 않다. 엄마, 나 해볼래. 할 수 있을 것 같아. 하고 금방 나서준다.
그럴 때면 말도 안돼. 벌써 해보겠다고? 외치는 사람은 되려 내쪽이다.
귀여운 아기 하마가 비늘도 없는데 아가미도 없는데 엄마가 수영을 하라고 했다며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데 그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아기 하마도 우리집 꼬맹이도 어느 순간 말이 되는 이야기로 바꾸어 놓는다.
기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사소한 일이지만, 모든 두려움과 불안을 이겨내고 해내는 아기 하마와 우리집 꼬맹이를 보면 와! 기적적이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새로운 일 앞에는 나이는 상관 없다.
다만, 마음가짐은 상관 있다.
말이 안돼. 안할래. 지레 포기하지 않고
에이~ 하면 되지 까짓 것. 해보자.라는
마음만 있다면
말이 안되는 이야기가 말이 되는 이야기로 바뀌는 마법 같은 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소심하고 겁많은 내 안의 아이와 우리집 꼬맹이와 함께 말이 안되는 이야기가 무엇무엇이 있는지 이야기 해보고 진짜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일단 한번 해보자고 호기롭게 제안해봐야겠다.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말도안되는이야기#안효림#길벗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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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 파랑새 그림책 7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조현실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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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란히 나 있는 두 개의 구멍에 갈색 토끼 브랭과 회색 토끼 그리주가 살고 있었다.
둘은 다정히 인사도 주고 받을만큼 사이가 좋았는데 어느 날 사이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만다.

결혼 전에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정겨우면서도 피곤함을 동시에 몰고오는
양가적인 마음이 들게하는 단어였다.
옆집 숟가락이 몇개인지
우리집 젓가락이 몇개인지
알고 싶지 않아도, 알려주고 싶지 않아도
이상하리만치 자연스럽게 서로 알고 있을 정도로
이웃집과의 왕래가 잦고 결속력이 좋은 동네였다.
그런만큼 서로를 위하는 말은 참견이 되고 잔소리가 되어 얼른 이 동네를 벗어나고 싶다 생각을 자주 하며 지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결혼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의 생활이
참견하는 사람 없어 자유롭다 생각하며
지내는 것도 잠시, 살갑게 인사를 주고 받을 이웃이 없으니
조금 외롭고 심심한 것 같아 아쉬웠다.

🏷 뜻하지 않은 여우의 출연으로
다시 사이가 좋아진 브랭과 그리주.

결국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사람은 혼자서는 결코 살아갈 수 없는
반드시 누군가와 이어져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며 살아간다.
그런 과정에서 분쟁이나 다툼 없이
평화롭게만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각자의 삶의 방식을 한발짝 뒤로 물러나
존중해준다면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다시금 정겹게 느껴지지 않을까?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어색할 요즘의 아이들에게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낫다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게
나부터 옆집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해야겠다.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한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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