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두력 -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해결 능력
호소야 이사오 지음, 홍성민 옮김 / 이레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인터넷이나 핸드폰 등의 IT산업이 발달하면서 새롭게 대두된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디지털 치매.” 이는 휴대 전화 등의 디지털 기기에 지나치게 의존한 나머지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생각해보면 핸드폰이나 인터넷이 보급화 되기 이전에는 가까운 지인들의 전화번호나 인적 사항 등을 꼭 다이어리와 수첩 등에 적어 놓고 잊지 않으려고 외우곤 하였다. 그리고 영어 단어나 한자를 찾을 때도 꼭 사전을 펼쳐서 자세히 그 뜻을 살펴보곤 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핸드폰의 단축 번호를 누르거나 인터넷의 지식 검색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한다. 심한 경우는 가끔 우리집 전화번호조차 기억이 안 날 때가 있기도 하다. 이는 그만큼 사람들이 편리한 기계에 의존하여 두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잘 사용하지 않는 신체기관은 언젠가는 퇴화되어버릴지도 모르는데, 이러다가 사람들의 두뇌가 동물과 다른 그 기능을 잃은 채 퇴화되어버리는 것은 아닐지 심히 걱정된다.

 ‘지두력’ 은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문제 해결 능력, 즉 경험이나 기존의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 자신만의 힘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능력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라 더욱 낯설게 느껴지는 사고력의 새로운 방법인 ‘지두력’은 기억력이 좋아 뭐든지 알고 있는 ‘지식력’과는 전혀 다른 사고를 요구하는 문제 해결 방법이다. 정보의 홍수 시대인 요즘과 같은 때에 단순한 암기력만을 가지고는 새롭게 변화하는 지식체계에 대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하기에 지식에 의존하지 않고 ‘결론부터 전체로 단순하게 생각’하는 지두력을 가진 사람이 정보화 시대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지두력’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능력이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지두력’이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사고 방법을 바꾸어 훈련하면 충분히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지두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저자는 ‘페르미 추정’이라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원자력의 아버지인 엔리코 페르미가 고안해내고 강의시간마다 자신의 제자들에게 과제를 부여하여 여러 명의 유명한 물리학자를 키워낸 방법이다. ‘페르미 추정’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결론을 이끌어내는 방법이다. 이 ‘페르미 추정’은 정확한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정보능력을 활용하여 생각하는 논리과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 전체에 있는 우체통의 개수는?”이라는 문제가 나왔을 경우, 사람들은 대충 생각해보지도 않고 얼렁뚱땅 대답을 하거나 대답하기를 쉽게 포기해버릴 것이다. 하지만 '페르미 추정‘에서 원하는 답은 우체통의 정확한 개수가 아닌. 그 사람의 생각하는 능력이다. 자신만의 정보와 생각하는 논리력을 바탕으로 답을 이끌어내는 과정, 이것이 바로 ’페르미 추정‘이다. 

 ‘페르미 추정’에 기본이 되는 세 가지 과정은 결론부터 생각하는 ‘가설 사고력’, 전체로 생각하는 ‘프레임워크 사고력’, 단순하게 생각하는 ‘추상화 사고력’이다. 이는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만으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결론을 가정하여 그것을 최종 결론으로 강하게 인식하여, 전체로부터 부분으로 생각하고 인수분해하며, 대상의 최대 특징을 추출하여 단순화하여 일반적인 답을 이끌어 내고 이것을 다시 구체화하여 개별적인 답을 이끌어내는 방법이다. 무척 어려워 보이는 이 방법에 대해 저자는 구체적인 예와 자세한 설명으로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렵고 낯설어 보이는 새로운 방식의 사고력 훈련법을 반복적으로 인식하고 훈련해간다면 충분히 ‘지두력’이 강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론은, ‘생각하는 힘’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그러하기에 이 지구상에서 동물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조물주가 인간에게만 특별히 준 능력인 ‘생각하는 힘’을 우리 인간은 점점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인간이 ‘생각하는 힘’으로 만들어낸 문명의 여러 기기를 사용하면서 오히려 생각하기를 멈추고 있다. 이러다가는 정말 우리가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에서 보았던 무서운 이야기들이 사실이 될지도 모른다. 컴퓨터나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지배하는, 사고하는 능력을 잃은 채 힘들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바로 생각하는 힘, ‘지두력’을 키우는데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잘 외우고, 노래가사도 참 잘 외웠는데 이제는 핸드폰을 눌러 번호를 확인해야 하거나 노래방에서 모니터를 보지 않으면 노래가사가 잘 생각이 안 난다. 이 책 ‘지두력’에서 나왔던 질문인 “일본 전역의 전봇대는 몇 개일까?”에 대해서도 ‘뭐 이런 황당한 질문이 다 있지?’를 시작으로 ‘이런 건 전력계에 근무하는 사람이나 풀 수 있는 문제 아니야? 거기다가 난 일본 사람도 아닌데 이걸 어떻게 생각한단 말이야.’까지 여러 가지 변명을 늘어놓는데 급급했던 것이 사실이다. 아이들에게 사고력을 키우는 논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써 부끄러운 현실이다. 가끔 아이들이 수업 내용과 상관없는 황당한 질문을 하였을 때 수업에 방해된다고 화를 내거나 무시하곤 하였는데, 이러한 나의 꽉 막힌 사고 능력부터 고쳐 나가야 하겠다. 단순한 질문이라도 나만의 생각하는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디지털 시대의 ‘생각하는 인간’으로 앞서나가는 내가 될 것임을, 그리고 그러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기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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