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
박미희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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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우리나라가 IMF 금융 위기를 맞이하였을 때 우리 국민들의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었던 것은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와 골프 선수 박세리 선수의 우승 소식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 선수의 우승 행진과 LPGA에서 극적인 승리를 보여준 박세리 선수의 경기는 경제적으로 암울했던 우리 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이었다. 특히 박세리 선수의 경우, 본인의 엄청난 노력과 부모님의 뒷바라지가 그녀의 성공에 밑받침이 되었다는 점이 화제가 되어 소위 '세리 키즈'라고 하는 어린 골프 선수들이 이때부터 키워지기 시작했다.
'세리 키즈'란 1988년생의 아이들로 박세리 선수의 우승을 보며 골프 선수의 꿈을 가지고 어려서부터 골프 선수로 자란 아이들로, 현재 LPGA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신지애, 박인비, 최나연 선수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렇듯 세리 키즈 선수로 자라 20대가 된 지금 선수로서의 성공을 이루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공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을 맛보는 선수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들이 성공을 이루지 못한 것은 부모들의 지나친 과욕이 원인이다. 박세리의 성공을 본 부모들이 자녀들에 대한 허황된 환상을 가지고 아이들의 재능이나 적성은 생각하지 않은 채 무조건 골프 선수로 키우려고 했던 것이 아이들의 실패를 가져왔다.

 IMF 시대에 골프 열풍을 불러 왔던 박세리 선수가 있다면, 지금의 한국 사회에 피겨 열풍을 일으킨 김연아 선수가 있다. 경기장이나 연습장 하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우리나라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비인기 종목인 피겨 스케이팅의 세계적인 선수가 배출되었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위안이 되고 있다. 김연아 선수의 인기는 박세리 선수 때와 마찬가지로 피겨 열풍을 일으켜 요즘 많은 아이들이 피겨 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피겨 열풍은 과거 세리 키즈의 부정적인 면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우려 된다. 김연아 선수의 세계적인 성공을 보면서 그 화려함에만 혹하여 자녀들의 재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피겨 선수로 키우려고 하는 부모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김연아 선수의 성공을 그대로 벤치마킹하여 나의 자녀를 성공시키고 싶다면 『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를 읽어보도록 권한다.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인 박미희씨가 쓴 이 책은 김연아 선수를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키우게 된 과정과 애환, 자녀 교육에 대한 어머니 박미희씨의 견해를 담고 있다. 어린 시절 다른 어떤 것에 별 흥미를 갖지 않던 연아가 피겨 스케이팅에 관심을 보이고 재능을 있음을 발견하고 모든 노력을 연아에게 쏟게 되는 어머니 박미희씨의 모습은 가히 높이 평가할만하다.

 박미희씨는 자신의 딸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여 아이가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었다. 승부근성이 강하고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려는 연아의 성격을 파악하여 아이에게 적당한 칭찬과 채찍질로 연아가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키울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무조건 아이만의 노력이나 피나는 연습만을 요구한 것이 아닌, 자신이 직접 피겨 스케이팅에 대해 연구하고 전문가가 되어 딸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하였다. 그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김연아의 성공이 가능했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김연아의 어머니는 자녀에게 올인 하는 매우 극단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바로 요즘 우리 사회에 대두가 되고 있는 알파맘의 모습이다. 알파맘의 성공은 그 부모가 자녀의 재능이나 적성을 진지하게 고려하였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그 부모가 자녀의 재능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을 키울 수 있도록 자녀에게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 자녀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재능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부모의 관점이나 시대적 흐름, 유행 등에 아이의 성공을 맞추려고 한다면 그 알파맘은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다. 작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보았던 한 부모의 경우, 열심히 자녀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왔는데 그 자녀가 고3이 되어 갑자기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을 해버려 자녀와 갈등을 겪고 있었다. 그 부모의 경우 자신의 자녀가 무엇을 진정 바라는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바람대로만 아이를 교육해왔기에 나온 당연한 결과였다.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 박미희씨의 경우도 어떤 면에서 보면 무척 극성스러운 알파맘의 모습으로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김연아 선수의 재능을 어린 시절 정확히 캐치해내어 아이를 이끌어주었다는 점이 무척 존경스럽게 여겨진다.
 

  편협한 관점으로 그동안 김연아 선수의 어머니에 대해 조금 부정적인 시선으로 평가하였다. 예전에 김연아 선수의 코치에 대해 어머니가 크게 관여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어서 너무 오버하는 부모가 아닌가 하는 평가를 내렸었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와 어머니 박미희씨의 지금까지의 노력과 애환을 알 수 있는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그녀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신조어 '연아 키드'라는 말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연아 키즈'들에서도 세리 키즈들처럼 성공한 사람이 나오는 한편, 실패한 사람들로 나오게 될 것이다. 지금의 이 열풍이 말 그대로의 열풍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의 미래와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좋은 밑바탕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 수 있는 진정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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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하늘 2009-01-2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아 키드' 너무 공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