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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
문용포.곶자왈 작은학교 아이들 지음 / 소나무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서울에서 태어나고 줄곧 자란 나는 자연과 가까이 지내지 못하였다. 부모님들도 저 멀리 북쪽이 고향인 실향민이셔서 방학동안 시골에서 지내고 오는 경험도 없다. 하지만 주말마다 아빠와 갔던 집 뒤 산의 약수터는 계절마다 내게 다른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 적에 우리집은 용마산을 올라가는 등산로 입구에 있었다. 일요일 아침, 졸리고 더 자고 싶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내가 큰 불평 없이 항상 아빠와 약수 물을 뜨러 등산길에 올랐다는 것은 그곳에서 만나는 자연이 내게 따뜻함과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자연을 자주 즐겁게 만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우리들의 아이들은 순수하고 깨끗한 자연을 만날 기회가 드물다는 점이 항상 안타깝게 느껴진다. 삭막한 도심 속에서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과 만날 기회가 비교적 적었던 나 또한 입학하고 싶은 학교가 생겼다. 바로 머털도사 문용포 선생님의 곶자왈 작은학교이다.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머털도사 문용포 선생님의 곶자왈 작은 학교는 아이들이 주말마다 모여 자연을 접하는 학교이다. 아이들은 이 곳에서 봄에는 나물을 캐어 부침개도 부쳐 먹고 여름에는 풀냄새를 맡거나 바닷가에 가서 조개껍데기를 줍기도 하며, 가을에는 자신들이 키운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겨울에는 장작불을 떼어 고구마도 구워 먹고 봄을 위해 잠을 자는 겨울눈을 관찰하기도 한다. 계절마다 접할 수 있는 자연을 마음껏 만끽하며 아이들은 자연의 소중함과 생명의 신비 등을 스스로 깨닫게 되며, 감성이 풍부하고 진정 사람과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날 수 있게 된다.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곶자왈 학교 아이들과 문용포 선생님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엿볼 수 있는『곶자왈 아이들과 머털도사』속에 소개된 아이들의 사진과 관찰 일기, 시 등을 보면 아이들의 행복한 미소와 순수함을 느낄 수 있다. 백과사전이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하여 찾을 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자연에 대한 지식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진정 숨쉬는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순수함과 생생함을 통해 곶자왈 학교의 아이들은 진정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으며, 순수한 감성을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순수한 자연 속에서 느끼는 감동이 아이들로 하여금 그 어떤 훌륭한 시인이나 문인들도 흉내 낼 수 없는, 순수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감동의 시를 지을 수 있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아빠와 어릴 적 갔던 산에서는 산딸기도 따 먹을 수 있었고, 계절마다 피는 갖가지 꽃과 다람쥐, 청설모 등의 동물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만나는 꽃마다 아빠께 “아빠, 이 꽃은 이름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빨간꽃.”, “노란꽃”이라고 대답해주셨다. 그것이 꽃의 진짜 이름은 아니었지만 나에게는 정말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하루는 아빠가 산에서 사마귀를 잡아 오셨는데 그 사마귀가 얼마나 무서워보였는지 모른다. 또 아빠께서 산에서 캐온 할미꽃을 화분에 심어 집 마당에 놓으셨는데, 할미꽃의 슬픈 전설이 생각 나 ‘혹시 그 꽃에 서린 할머니의 한이 귀신이 되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라고 두려워 할미꽃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던 기억도 난다.
어릴 적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비교적 적었던 나에게도 이토록 꽃과 동물들을 만났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학교 공부와 학원, 영어 공부 등에 시달려 순수한 자연을 직접 만날 기회가 훨씬 더 적은 우리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큰 추억으로 자리 잡게 될까? 아이들의 순수한 감성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주기 위해 자연과 자주 접할 수 있는 곶자왈 작은학교와 같은 기회를 꼭 마련해주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접하기 어려운 우리 아이들에게 꼭 만나게 해주고 싶은 머털도사 문용포 선생님과 곶자왈 작은 학교의 자연, 저도 입학시켜주시면 안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