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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탄생 (반양장) - 대학 2.0 시대, 내 젊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이어령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해보니 정말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물음표와 느낌표의 모양은 누가 정한 것이며, 언제부터 세계 공용으로 문장부호로 사용하게 되었을까? 난 한번도 이런 의문을 가져 본 적이 없었다. 예전에 보았던 <짱구는 못 말려!> 애니메이션에서 짱구네 집에 잠깐 들어왔다가 간 떠돌이 고양이의 이름이 물음표였다. 그 이유는 고양이의 온 몸이 하얀색에 꼬리만 검은색에다가 꼬리를 낚시 바늘처럼 구부리고 다녔는데, 이것이 엉덩이의 항문과 연결된 모양이 꼭 물음표 같아서 짱구가 지어준 이름이었다. 그 때 만화를 보며 ‘참 기발한 내용이군.’이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었다. 이제까지 내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였던 모든 것들은 누가 처음 생각해낸 것일까? 그리고 나는 왜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에 대한 의문을 가지지 않고 살아왔을까?
읽는 내내 나의 무지와 호기심 없는 건조하고 안일했던 내 20대의 모습을 반성하게 한 이어령 교수님의 「젊음의 탄생」은 대학 2.0 세대, 이제 대학에 입학하여 자율적이고 새로운 학문의 세계를 접하게 되는 20대 젊은이들의 두뇌를 진취적으로 깨우치게 하는 이 시대의 지침서이다.
내 젊음의 탄생을 위한 9개의 매직 카드, 그것은 바로 맘껏 상상하고 창조하는 ‘카니자의 삼각형’, 생각하고 행동하는 ‘물음 느낌표’, 지치지 않고 탐색하며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개미의 동선’, 지식과 진리의 양면성을 모두 받아들이라는 ‘오리-토끼’, 섞고 패러디하고 낯설게 하는 ‘매시 업’, 균형 잡힌 사고와 언제든지 지우고 또 쓸 수 있는 사고를 지니라하는 ‘연필의 단면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퍼즐 같은 인생 ‘빈칸 메우기’, 배움을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라고 하는 ‘지의 피라미드’, 동양과 서양의 다름을 인정하고 전 지구적 시각을 가지라고 하는 ‘둥근 별 뿔난 별’이다.
각각의 매직 카드의 이야기들이 요즘 세대의 젊은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젊은 언어로 서술되어 있는데, 이는 이어령 교수님의 폭넓고 깊은 지식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되었을 때는 ‘고루한 할아버지 교수님의 어려운 말들 때문에 정말 지루하고 읽기 싫어지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을 하였었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기우는 책을 읽는 동안 점점 감탄과 즐거움으로 변하여 갔다. 각각의 매직카드를 읽으며 이어령 교수님의 해박하고 젊은 시각과 지식들에 놀라고 공감하며, 70대 노교수님보다도 꽉 막혀 있는 내 두뇌의 한계를 절감하기를 반복하였다.
책의 앞표지에는 부엉이로 보이는 새가 덩굴손이 감겨 있는 붓을 오른쪽 발로 들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오르텔스를 위한 우의화>의 한 부분이라고 한다. 그림의 부엉이는 지혜의 여신 아테네를 상징하며, 붙들고 있는 것은 신들의 사자이며 과학과 상업과 변론의 신이기도 한 헤르메스의 지팡이이다. 하지만 나는 이 그림을 이 책의 표지로 삼은 것을 다른 뜻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부엉이는 바로 이어령 교수님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지식을 탐구하고 배움과 가르침의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오신,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해박한 지혜를 젊은 세대를 깨우치고 이끄는 것에 펼치고 계시는, 지혜와 지식의 지팡이를 휘두르는 진정한 학자이신 이어령 교수님의 모습을 말이다.
얼마 전 비 오는 날 창 밖을 바라보다가 비둘기 한 마리를 보았다. 그 비둘기는 비를 조금이라도 덜 맞을 수 있는 자리를 찾아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 건물, 저 건물의 날아다니던 비둘기는 아주 가까운 거리의 옆 건물로 날아갈 때도 직선으로 날아가지 않고 포물선을 그리며 빙 돌아 날아가고 있었다. 내가 “저 비둘기 참 바보 같다. 그냥 일직선으로 날아가면 더 빨리 갈 텐데, 왜 저렇게 빙 돌아서 가지?”라고 하였다. 이 말에 옆에 있던 남편이 말해주었다. “저 건 일직선으로 가는 것보다 빙 돌아서 가는 것이 추진력이 생겨서 날아가기가 더 쉽기 때문인 거야.” 그렇다. 비둘기의 비행에도 심오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었다. 내가 무심코 넘기거나 나만의 시각으로 대충 생각하고 넘어갔던 모든 것들에는 많은 원리와 의문들이 숨어 있음을 반성한다. 이제는 내 젊음에 물음느낌표를 달아야겠다. 그리고 마음껏 쓰고 또 지울 수 있는 지우개 연필의 사고와 내 인생을 새롭게 하는 빈칸 메우기, 내 인생의 목표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과 지치지 않는 탐색의 열정을 지닌 탐구하는 진정한 젊음의 삶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