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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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주인공의 이름이 단편에 등장하기도 전에 누구인지 알 수 있었던, 아주 반가운(?) 단편. 단순히 '그' 인물을 만나서 뿐만 아니라, 보통이라면 '절대' 알 수 없을 이야기까지 알 수 있어서 두 배로 흥미로웠다. 그냥 읽어도 나름대로 재미있지만, 이 시리즈를 읽어온 독자라면 '어느 쪽이 진짜일까..'의 혼란스러움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마을의 레이코 씨>


역시나 반가운 인물을 만날 수 있는 단편. 사실 [젠슈의 발소리]의 모든 단편은 전작 [나도라키의 머리]와 마찬가지로 시리즈를 읽어온 독자라면 모든 단편에서 반가운 인물을 만날 수 있다. 반전이 있어 미스터리적인 재미도 있고, 풀리지 않는 의문을 남기는 호러적인 재미도 있는 이야기였다. 예상은 했지만 그 문장을 내 눈으로 봤을 때는 진짜 소름이 오소소...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


유명한 전래동화를 떠올리게 했던 세 번째 이야기. 동화라면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가 되겠지만 호러소설에 그런 결말이 있을 수 있을까..?? 전래동화를 떠올리면서 읽어서 그런지 한 편의 잔혹동화 같기도 했고, 무섭도록 현실적이라 섬뜩하기도 했다. 결말에 가장 큰 의문이 남는 단편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감상이 궁금한..


 


<빨간 학생복의 소녀>


설마 '그' 인물을 또 만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그것도 이런 형태로.. 이야기는 너무 예상한 대로 흘러가서 아쉽지만, 사와무라 이치의 소설에서 그 인물이 등장하면서 이런 전개가 되는 것 자체가 예상 밖(?)이라 아쉽지 않아...(?)


 


<젠슈의 발소리>


이 단편은 정말 여러 모로 예상과 달랐는데.. 뭔가 평소와 같은 행동을 하지만 그 모든 행동들이 만나는 곳에서 전혀 다른 결말을 맞이하는 게 정말 흥미롭고, 호러소설에서 있기 어려운 감상이지만 '유쾌했다'. 그리고 진짜 더더욱 있을 수 없는 감상을 슬쩍 흘려보자면, 결과는 귀엽지 않지만 동기는 귀여워...♡


 


 


지난 [나도라키의 머리]가 대부분 장편만 읽어와서 그런지 단편은 좀 아쉬웠다..는 감상이었다면, [젠슈의 발소리]는 모든 단편이 각각의 매력이 뚜렷해 한 편 한 편 읽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었다. 특히 이 시리즈를 꾸준히 읽어온 독자에게라면 '모두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선물 같은 한 권'이 아닐까 싶다. 그간의 '히가 자매 시리즈'는 변하지 않는 관계와 상황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었다면 [젠슈의 발소리]에는 제법 굵직한 변화도 있고, 평생 불변일 것 같았던 역학 관계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한 권이었달까. 물론 이 시리즈를 전혀 읽지 않고 [젠슈의 발소리]부터 읽었다고 해도 각각의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고, 즐길거리도 충분하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를 알고 읽으면 그 재미는 분명 이 책만 읽었을 때보다 훨씬 크게 느껴질 것이다. 어차피 이 시리즈에는 입구만 있고 출구가 없다. 이미 나는 헤어나올 수 없는 이 시리즈의 매력에 빠져있으니, [젠슈의 발소리]의 여운이 다 가시기 전에 시리즈 다음 권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보며.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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