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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호손 박사의 세 번째 불가능 사건집 ㅣ 샘 호손 박사의 불가능 사건집
에드워드 D. 호크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5월
평점 :
<묘지 소풍의 수수께끼> 묘지에서 소풍을 즐기던 커플 중 여성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 뛰어간다. 이윽고 돌로 만든 다리에서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게 된 여성은 얼마 후 시체로 발견된다. 그녀는 왜 갑자기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그리고 이 사건은 비슷한 시기에 마을에서 발생한 다른 사건들과 어떤 연관이 있었을까.
이 책은 500페이지 남짓한 볼륨에 열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니 한 편의 이야기는 약 30페이지 전후로 짧은 편이고, 그래서 한 편 한 편은 10분 정도면 가볍게 읽어낼 수 있다. 대뜸 3권부터 손에 들어서 이전 편에서는 어땠는지 알 수 없지만, 일단 [샘 호손 박사의 세 번째 불가능 사건집]에서는 이미 나이를 먹은 샘 호손 박사가 누군가에게 자신이 아직 젊었고, 뉴잉글랜드의 소도시인 '노스몬트'에 살던 시절에 겪었던 불가능한 사건들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은 한 마디로 '클래식한 고전 미스터리의 향연'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목 그대로 일단은 '불가능해 보이는 사건'이 발생한다. 현재라면 온갖 기상천외한 트릭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최신 기술의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고, 그래서 트릭도 전부 아날로그 그 자체이다. 사건만 보면 분명 불가능해 보이고, 2~30 페이지 남짓한 분량에 단서도 부족해 보이지만, 실제로 사건을 파악하기에 부족하지 않고 의외로 복선도 제법 충실하게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 불가능해 보이던 사건을 '납득할 수 있는' 진실로 이끄는 과정도 흥미롭다. 사실 이 책의 열다섯 편의 이야기 속에 담긴 트릭은 지금에 와서는 대부분 '어딘가에서 본 듯한' 느낌을 주지만, 소설이 쓰여졌던 당시를 생각하면 상당히 획기적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만큼 다른 많은 소설에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각 이야기 속 불가능해 보이는 범죄의 트릭이 밝혀지는 것도 물론 흥미롭지만, 한 마을 안에서 상호작용 하며 사건이 발생하고, 시간이 흐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이 있는 게 꽤나 재미있었다. 이를테면 게임으로 치면 마을에 당연히 있는, 비중은 크지 않은 'NPC'가 갑자기 다음 편에서는 살해당한다든지, 혹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있는 게 당연해 보이는 제법 지분(?)이 있는 NPC가 사라진다는지 하는 것. 그래서 다음 편에서는 또 어떤 게 달라지고 누가 새롭게 등장할까.. 하는 게 제법 흥미진진했다. 몇 십 년째 초등학생이거나, 고등학생이거나, 늘 20대 혹은 30대 젊은 탐정(?)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나이를 먹고, 자신도, 주변도, 그래서 생각도 달라지는 현실 속 탐정의 모습같았다. '불가능 사건집'이라는 제목에서 불가능한 '사건' 그 자체에만 집중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사람 냄새가 적지 않게 나서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과연 이 샘 호손 박사가 첫 번째, 두 번째에는 어떤 불가능한 사건들을 만났고, 또 해결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심심할 때마다 한 편씩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는 책, [샘 호손 박사의 세 번째 불가능 사건집]. 어쩌면 머지 않아 이전 책들의 리뷰가 올라올 지도...? 라는 생각을 해보며.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