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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쉐도잉 - 속독은 기본, 속청, 속화를 한 번에, 진짜 영어 뇌혁명이 시작된다!
박세호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6월
평점 :

"초등학교 6학년 때 영어책 한 권으로 영어에 눈을 뜨고, 성인이 되어서는 한 달만에 중국어 신HSK 5급에 합격하고, 심지어 미국 명문대학교에까지 합격했다"는 판타지인가.. 싶을 정도의 저자의 스토리에 혹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손에 든 책이 바로 '박세호' 작가님의 책 [메타쉐도잉]이다.
제목이기도 한 '메타쉐도잉'은 '메타인지'와 '쉐도잉'이 결합된 용어로 단순히 듣고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듣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이를 정확하게 따라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아의 옹알이'가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더라도 수십, 수백 번 반복해 들으며 이를 자연스럽게 체화하는 것과는 달리 '성인의 옹알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활용해서 보다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전에 한창 자막 없이 영화 한 편을 꾸준히 반복해서 학습해서 한 편을 다 숙지하면 영어를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이 유행할 때 나도 영화 한 편을 열심히 본 적이 있는데 대놓고 말해 안 들리는 단어는 몇 번을 반복해도 진짜 안 들린다. 분명 아는 단어인데도 문장 속에서 다른 단어들과 결합해서 연음이 되면 그야말로 처음 듣는 단어가 되는 것이다. 물론 반복에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 간간히 들리는 문장도 있지만 정말 너무 힘들고 지겹고 시간이 아까웠던 기억이 있어서, 성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국어를 활용해 자막 내지는 텍스트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이 상당히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저자는 일반적으로 영어 공부 방법으로 알려진 여러 가지 속설(?)을 뒤집는데 '기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신 '에베레스트에 오르고 싶다면 처음부터 에베레스트를 목표로 하라'든지, 하루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라는 대신 '중간중간 쉬어가더라도 오늘의 최소 분량은 교재 전체!'라고 스파르타로 말한다. 사실 하루에 한 문장 또는 한 문단을 외워서 영어를 정복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해 본 터라 차라리 이렇게 며칠 간 죽어라 매달리세요!(는 내 나름의 해석ㅋ)가 쉽지 않아보여도 더 성공할 확률이 높아보였다.(물론 실제로 어떤 지는 해봐야 알겠지만)
기존 쉐도잉의 문제를 여러 가지로 설명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메타쉐도잉 방법으로 '영어 학습의 최소 단위는단어가 아니라 문장이다'라는 것과 '문장 단위로 자막을 보며 학습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어린 아이라면 글보다 말이 빠르기 때문에 일단 들어서 체화하는 수밖에 없지만 성인이라면 자막을 보면 단번에 내가 듣고 있는 문장에 쓰인 단어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외국어를 습득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을 최소화 하고, 통문장을 익힘으로써 문장 발음 그 자체를 익히면 특정 문장에서 듣는 사람을 괴롭히는 연음이나 강세의 늪에서 보다 수월하게 헤어나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한 가지 이 책이 특이한 것은 억지로 암기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점이다. 메타쉐도잉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숙지하게 된다는 것. 여기에 스스로 크고 빠르게 말함으로써 상대방의 빠른 말도 어느덧 보다 느리게 느껴지고 이를 통해 좀 더 듣기가 수월해지는 과정까지 가고, 머릿속에서 전체 내용이 빙빙 돌면서 저절로 떠오르는 경지(빙빙 현상)에 다다른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 있는 학습법의 효과이다. 최대한 간단하게 책 속 내용을 적어보았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이론을 바탕으로 이 방식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고, 실제로 베타테스터들이 이를 실천해서 나타난 긍정적인 효과까지 보여주고 있다.
일단 책을 모두 읽은 시점에서, 내가 직접 여기에 있는 내용들을 실제로 해보지 않은 입장에서, 이게 정말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아니, 실제로 경험을 토대로 했으니 가능하겠지만) 그래도 '하루 10분이면 충분해!' 내지는 '하루 한 문장이면 된다!'에 비하면 이 책은 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많은 책에서 강조했던 어린 아이가 모국어를 익히듯 하는 방식은 성인에게는 쉽지 않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성인 자신이 가진 지식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도 확실히 맨땅에 헤딩하듯이 '들릴 때까지 들으세요!' 하는 것보다는 들이는 노력도 줄어들고 보다 쉽게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정확한 효과는 실천을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여태 읽은 책들 중에서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성인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방식을 제시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 다만 책 속에서 수차례 언급한, 저자가 직접 개발한 효율적인 학습 앱은 현재 '도널드 트럼프'의 연설문만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아쉽다.
사실 영어훈련법에 대해 쓰인 책인데 같은 방식으로 저자가 한 달 만에 중국어 신HSK 5급에 합격했고, 심지어 같은 방법으로 온가족이 이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을 보며 어떤 엄청난 방법이길래! 하고 혹해서 읽었는데 결국 단숨에 영어를 잘 하는 방법은 없지만 보다 학습자의 특성에 맞는 방법으로 노력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영어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단기간에 나의 모든 노력을 쏟아부어서 영어 정복에 도전해보겠다!! 하는 사람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협찬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