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어느 날 평범한 고등학생인 '사쿠라 신지'는 갑작스레 사신으로 채용된다. 그리고 동급생인 '하나모리 유키'가 찾아와 자신이 사쿠라와 함께 사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고 알려준다. 사신의 업무는 이 세상에 미련이 남아있는 '사자'를 저 세상으로 떠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리고 시급은 300엔이다. 추가수당도 없고, 교통비도 지급되지 않지만 6개월을 채우면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최저시급도 지켜지지 않는 극악무도한(?) 아르바이트지만 사쿠라는 결국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만다.
책은 연작단편 형태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총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언뜻 가벼워 보이는 원제 [시급 300엔의 사신]을 떠올리며 가볍고 유쾌한 라이트노벨을 연상했지만 실제로 '사자의 미련'이 소재가 되면서 책은 생각보다 훨씬 무섭고, 훨씬 어두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자들은 미련을 남기고 죽은 상태에서 미련을 해소할 수 있는 추가시간을 받고, 이 시간 동안은 자신이 살아있는 것으로 잠시 궤도가 수정된다. 미련을 해소하여야 저 세상으로 떠난다고 하지만 저마다의 사정으로 미련을 숨기거나 거짓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사쿠라와 하나모리는 사자의 미련을 해소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것이 꼭 올바르다거나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을 위한다고 생각한 나의 행동이 초래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보면 '그냥 아무 것도 하지 말아줘!!'라고 외치고 싶기까지 하다. 그래도 좌충우돌 콤비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자와 만나고 그들의 사연을 접하며 분명 조금씩 성장하고, 어딘가 자신들과 비슷한 사자의 모습을 보며 내면의 상처도 조금씩 서로에게 내비출 수 있게 된다.
추가시간은 긍정적인 시점에서 보면 미련을 해소할 수 있게 주어진 귀중한 시간이지만 한 가지 큰 단점을 가지고 있다. 사자가 저 세상으로 떠나고 난 후에는 추가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된다는 점이다. 사자의 기억은 사신과 다른 사자에게만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추가시간은 덧없고 그 이상으로 잔인하기도 하다. 추가시간은 누구에게나 같지도 않고, 사자들은 언제 올지 모를 마지막을 두려워하기도 한다.
소설은 사신과 사자 그리고 추가시간이라는 비현실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사자들이 안고 있는 미련 -동생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을 죽고 싶다든지, 아들이 준 편지가 담긴 지갑을 찾고 싶다든지, 내 아이가 무사히 태어났는지 알고 싶다든지, 자신을 죽인 엄마한테 복수하고 싶다든지- 은 표면적으로는 현실에서 숱하게 접할 수 있는 일들이고, 그 속에 담긴 사자의 '진의'가 더해지면 조금씩 다른 이야기가 되기도 하지만 어찌 되었건 (설령 미련을 해소한다고 해도) 모든 것이 없었던 일로 돌아가는 추가시간의 허무함을 느끼면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현재에 충실해야겠다는 교훈적인 느낌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다소 의외인 두 사람의 소원이 만들어내는 결말은 가슴을 찡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