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을 떠올리면 아직은 강아지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양이가 대세인 듯하다. 고양이라는 동물이 가진 특성 -어딘지
도도하고, 인간을 집사로 보는 듯한?- 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이 되어 '캔따개'를 자처하는 집사들도 많으니 말이다. 오죽하면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을까.
일본에서 고양이는 한국에서보다 훨씬 생활에 가까운 느낌이다. 최근 들어 물밀듯이 쏟아지는 고양이 관련 책들을 보면 더욱 실감이 난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에세이부터 사진집까지 다양하게 출간되었지만 그래도 역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소설 속에서 고양이의 또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오야마 준코의 소설 [고양이는 안는 것]에서처럼 말이다.
보통 고양이를 소재 혹은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이라도 결국 이야기의 주는 고양이와 함께 하는 혹은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인간'의 삶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고양이는 안는 것]은 조금 다르다. 인간의 삶은 물론이요 그에 못지 않게 고양이의 삶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더욱 독특한
것은 소설의 전개이자 '주인공'인데 보통 연작소설이라고 하더라도 특정 주인공이 있는데 반해 이 소설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모든 고양이가
저마다의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이 된다. 아니, 저마다의 이야기가 아니라 소설 전반을 아우르더라도 특정 인물이 혹은 특정 고양이가 주인공이 아니라
거의 대등하게, 표현을 하자면 소설 속 지분을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 사람의 눈으로 보는 삶과 고양이의 눈으로 보는 삶, 각각의
시선이 주는 평범하면서도 조금은 특별한 인간과 고양이가 함께 하는 평온하면서도 평탄하지 않은 모습이 이 책이 가진 매력이다.
소설의 시작은 자신이 인간인 줄 아는 고양이 요시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도입부로 주요 배경이 되는 네코스테 다리를 자연스럽게
설명하면서도 요시오와 요시오를 길렀던 사오리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끌고 간다. 또 첫 번째 단편 속에 등장한 인물 혹은 고양이가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도 흘려 읽을 수가 없다. 다음 단편은 첫 번째 이야기에서 짧게 등장했던 키이로와 고흐의 이야기,
세번째는,, 줄줄이 적을까 하다 이것은 실제로 읽는 즐거움으로 남기기로 하고, 마지막에 가면 모든 이야기를 아우르면서도 따뜻하게 마무리하는
르누아르 이야기로 끝이 난다.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있고 각 이야기마다 주인공들이 등장하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를 고르라면 마지막 단편 속 액자식 구성으로
등장하는 '센키치와 센'의 이야기였다. 조금은 상투적일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덤덤하게 회상하는 듯 3자의 시선에서 말하는 듯한 느낌까지 더해져
읽는 내내 안타까웠다. 소설 전체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가장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
소설 전반을 아우르는 따뜻한 느낌과 [고양이는 안는 것]이라는 제목이 주는 포근함까지 더해져 소설은 약간의 안타까움이 더해진
사랑스러움이라는 독특한 감상을 남겼다. 확실한 것은 책장을 넘기면서 갑작스레 내 옆에 고양이가 없다는 것이 이상하게 쓸쓸했다는 것이다. 더운
여름인데도 옆에 고양이가 있다면 마냥 붙어있고 싶을 것 같은 것처럼 이 따뜻한 소설이 묘하게 기분이 좋다.
[이 리뷰는 출판사 이벤트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