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함께 춤을 - 아프다고 삶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다리아 외 지음, 조한진희(반다) 엮음, 다른몸들 기획 / 푸른숲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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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이 책은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안희제 작가의<난치의 상상력> 책과 내용이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사회는 건강한 사람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픈 사람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그 존재만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 책 속에서 말하는 이들은 자신의 질병이 회복되기보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수용되기를 원한다. 안경을 쓰는 사람을 하나의 특징으로 바라보듯이 아픈 것 또한 한 사람의 특징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한 인식변화로 인해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거나 배제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가 된다면 자신의 아픔을 숨기거나 창피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질병의 유무에 따라 ‘정상’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분위기 질병으로 인해 개인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제도로서 보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매스컴에서 단면만 비춰짐으로 인해 사람들의 시각들도 부정적인 경우도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조현병을 가진 사람을 바라볼 때 두려웠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그들도 사회구성으로서 소속감을 가지고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들을 만나기 전에는 섣불리 판단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이런 종류의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간접적이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던 시선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19쪽
장애 여성의 독립은 늘 안전과의 투쟁이었고, 성폭력 피해자는 성폭력 사건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자신의 질병 경험을 설명할 수 없었다.


22쪽

사회적 고통으로 부터 '회복 지길 바라고, 자신의 몸을 ‘다른 몸’으로 수용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타인의 질병 경험을 있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실행 경험을 말하고 쓰길 바란다.


47쪽

아프면서 내 관심은 자연스레 내 몸으로 향했다. 나에게는 몸을 잘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 돌보기는 마음 돌보기와 다르지 않다. 나는 몸과 마음을 돌으며, 여유롭게 편하게 살고 싶다. 이것이 나라 생각일랑은 하지 않는 이기적인 바람이라면, 차라리 나는 애국자가 되기 않겠다. 그러니 누구도 내 난소를 위해 기도하지 말라.


76~77쪽

그러나 먼저 돌아보고 바꿔야 할 것은 질병에 대한 사회적 시선일 터다. 한자를 놀리거나 웃음거리로 소비하고, 낙인찍고, 차별하고, 배제하는 사회에서 수치심을 느끼지 말고 질병을 드려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나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질병을 앓더라도 창피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절실하다.

80쪽
천식, 아토피, 디스크,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건강한 몸이 ‘정상’이라며, 건강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86쪽
내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다. 그럼에도 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내가 아픈 몸으로 어떻게 지내는지 보여주면, 당신도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리라. 내가 아는 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고 당신도 그럴 수 있기를.

114쪽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는 나의 환청과 망상이 낙인이 아니라 소통의 통로가 되었다. 세상이 쓸모없다고 하는 이것들이 우리에게는 현실임을, 세상은 이 현실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116쪽
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지쳐 있던 내게 이곳은 출구와 같았다. 몸 상태와 망상과 환청 등이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가 되고 소통의 도구가 되어 다정하고 깊은 관계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늘 너는 이상해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트겠다는 말을 들던 내게 이들이 주는 위로는 감미로웠다.

142쪽
사람들은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간다고 하면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환청이 들려, 혹은 이상한 생각이 들ㄹ어, 라고 말하면 낙인을 찍고 이해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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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사회 -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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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이 책은 읽으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딱 떠오른다.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 않음을, 출발선이 같지 않음을 알려준다. 우리는 ‘공정함’ 사회를 꿈꾼다. 우리 자신도 노력하면 인정받을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공정’이라는 의미가 이 사회에 존재하기는 할까? 의문이 들었다.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계급사회가 존재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싶다. 어쩌면 ‘공정 사회를 꿈꾸는 것 잔인하지만 희망고문이다.


 조국 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분노한 이유는 무엇일까? 외면한 사실이 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 기득권을 가진 자만이 누리는 특권들, 그리고 이제까지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자리를 유지해 온 것에 화가 난 것이 아닐까? 우리들에게는 기회마저 없는 현실이 좌절하게 만들었다.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 가지지 못한 자들은 웬만한 노력으로 그들을 뛰어넘을 수 없다. 결국 아이들에게 소득의 불평등, 불공정한 사회구조를 물려주는 일은 반복될 것이다.


 기득권이 잘 사는 구조이며 불평등한 사회라서 공정한 사회가 되지 않더라도 우리는 조그만한 변화를 꿈꾸며 비록 바위에 계란치기라 할지라도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기득권층에서 우리들의 눈치라도 보지 않을까 싶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44

법치주의의 공정은 소수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보장하는 것이다. 공정이 없는 다수의 지배는 사회를 더욱더 분열시키고, 정치를 끊임없는 수의 싸움으로 타락시킨다.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는 민주적 토론과 논의보다는 선전과 선동을 부추긴다.


47

단순한 입시 부정 사건에 불과한 하나의 에피소드로 넘어갔을 이 일이 왜 ‘시대적 사건’이 되었는가? 이 사건의 중심은 도덕성의 완전한 타락이다. 불법읕 저지를 사람이 불법인지조차 못하고 오히려 음해와 음모라고 주장하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도덕적 능력은 완전 부패한다.


50

권력과 이익을 얻으려고 비정상을 정상으로, 그른 것을 옳은 것으로 주장하는 것은 분명 '도덕적 도착증 moral perversion’ 이다.


58

진보 엘리트들은 앞으로는 공정의 도덕을 외치면서도 뒤로는 마찬가지로부와 권리를 탐한다는 점이다. 도덕성을 무기로 ‘권력을 쥐고 돈까지 갖고 싶었던’ 운동권이 기득권 세력이 되는 순간에도 능력주의에 대한 믿음은 공고한 것이다.


70

고용이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일자리를 늘리지는 않고 일자리의 형식을 바꾸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다. 능력과 노력에 대해 보상받을 기회를 제공하지도 않으면서 노력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공정은커녕 사회적 폭력이다. 모두가 먹을 수 있는 파이를 늘리지는 않으면서 ‘네 몫의 파이는 스스로 챙기라’는 것은 공정하지 않은 처사이다


74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와 같은 비능력적 요소가 자식들에게 세습되는 상황에서 시험이라는 형식적 절차와 공정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지극히 편협하고 왜곡된 것처럼 보이지만 공정할 기회조차 없는 사회는 철저한 불공정한 사회다.


136

부의 대물림을 당연시하는 사람들은 당대의 사회적 조건을 바꿀 생각이 없다. 사회의 변화조차 꿈꿀 수 없는 사회는 철저한 불공정사회다. 이런 세상에서는 강자는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고, 약자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해야만 하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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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다 - 우리가 몰랐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
은미희 지음 / 집사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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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감상평과 느낀 점

소녀들은 위안부가 어떤 곳인지도 모른 채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일본인들을 따라나섰다. 가는 과정에서도 그들은 죽음을 지켜봤고, 성폭행을 당한다. 일본에 도착해보니 더 끔찍한 일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위안부’라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충격이어서 쉽사리 읽히지가 않았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사실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을 것이다. 미개한 일본인이 자신의 나라보다 약하다는 이유 하나로 한 나라를, 한 가족을 한 사람의 인생을 짓밝아버렸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한 행위를 그들은 서슴없이 하였다. 사람이 아닌 소녀들을 하나의 도구로 바라보았으며, 귀찮게 하거나 반항하게 되면 서슴없이 죽였다.

 

 

 

위안부로 끌려 간 소설 주인공들의 꿈은 소박하다. 돈 많이 벌어 부모님 호강시켜 드리는 것,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 꾸리는 것 예쁜 옷 사 입는 것이었다. 일상에서 누리는 소원조차 그들은 누릴 수가 없었다. 이런 만행을 저지른 가해자는 어떤 마음으로 그 소녀들을 대하였을까? 죄를 짓는 행위임을 알아도 그들은 외면을 했다. 일본군이 전쟁에서 패배했을 때 일본군인 자신들의 만행을 은폐하고자 소녀들을 죽이려고 하였다. 피해자가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를 받을 수 없다.

 

 

‘인권’과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일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알았으면 좋겠다.

 

 

② 마음에 남는 글귀

88쪽

아이들은 채찍에 밀려 다시 화물칸 안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올라탔다. 채찍은 잠시도 쉬지 않았다. 횟횟, 허공을 가르는 그 음산한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고, 그 소리에 쫓겨 순분과 아이들은 다시 어둑하고도 냄새가 나는 화물칸 안으로 들어왔다.

다시 기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아이가 죽었지만 기차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한 아이가 죽었지만 시간은 애석해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한 아이가 죽었지만 아무도 애도하지 않았다. 아이의 흔적은 금방 지워졌지만 대신 그 아이는 다른 아이들의 의식 속으로 깊숙이 침잠해 들어가 그곳에 똬리를 틀고 아이들과 함께 했다. 언제든 자신들도 그 아이처럼 될 수 있으리라. 그 아이는 미래의 자신들이었다.

 

 

99쪽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더 쉬운 곳이 이곳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은 알았으므로, 그리고 앞으로의 삶은 이보

다 더 지독하고 참혹할 것이라는 사실도 아이들은 알았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죽음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158쪽

머리를 자를 때 누군가의 낮은 훌쩍임이 가위소리에 추임새처럼 섞였다. 하지만 그 울음은 길지 못했다. 서슬 푸른 가위와 새된 욕설 속에 그 울음은 머리카락과 함께 잘렸다.

어머니가 정성스레 빗겨주고 아주던 머리였다. 단옷날에는 청포를 삶은 물에 감겨주었고, 설날에는 그 머리끝단에 붉은 댕기를 물려 땋아주며 복을 빌어주기도 했었다. 가위가 자른 건 비단 머리카락만이 아니었다. 탯줄을 자른 것처럼 그 의식도 함께 잘랐고, 과거도 끊어냈다. 가위가 지나갈 때마다 목뒤가 허수하고 서늘했다.

 

 

198쪽

그들은 아이들이 일심을 하면 독하다 독한 주사를 주었다. 그걸 몇 번 맞으면 하혈을 했다. 그 어린 생명들은 그 주사에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한 채 북은 피르 흘러내렸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질기게도 살아남아 세상에 나의 첫 울음을 울기도 했다. 아비가 누군지도 모르는 그 아이는 어미의 성을 따 불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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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입문자를 위한 글쓰기 - 장르를 위한 장르에 의한 장르작가 5인의 장르 창작법
양시명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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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장르를 떠나 모든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가 않다. 소설은 더욱더 어려운 일이다. 에세이의 경우 자신의 경험이나 사유를 쓰면 되지만, 소설일 경우 치밀하게 스토리를 구성해야 하고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설정해야 하므로 소설가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


 나는 네이버 카페 ‘엄마의 꿈방’에서 소설 쓰는 스터디에 참여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쓴 것이 소설이라기보다는 이야기를 전하는 것에 불과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거기에 참여하는 분들 중 눈에 띄게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있다. 그러한 특징들이 이 책에 나오는 요소들을 잘 활용하고 계신다. 사건이 있으며, 스토리가 산으로 가지 않는다. 체계적인 시놉시스에 의해 쓰는 듯한 느낌이 있다. 그러한 글들은 일단 재미있고 가독성이 좋다.


 이 책에서 많이 써 보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초보자들에게 ‘일단 써’라고 말한다면 막막하다. 그러한 고충을 덜어 내주고자 기성작가들이 추리소설의 사건의 장치를 설정해야 하는 등  장르별로 자신의 경험의 노하우 알려준다. 특히, 나는 로맨스 소설을 팁들을 알려주는 챕터를 킥킥대면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다음번에는 로맨스 소설을 써 보고 싶은 생각도 살짝 들었다.


 책에 나오는 팁들을 어느 정도 적용해본다면 소설 내용이 조금은 풍성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혼자 쓰는 것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합평이 중요한 것 같다. 글을 공유하므로 남들이 쓰는 것들을 보면서 배우고, 내 글에 누군가의 의견을 달아주므로 자신의 글이 성장할 수가 있다.


 일단 책에서 말했듯이 내용이 부실하든 끝까지 완성해보는 훈련을 하는 일과 많이 읽고, 쓰는 작업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37쪽

잔혹한 장면을 묘사해야 한다면 최대한 짧고 단순하게 묘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잔인한 장면을 꼭 써야만 한다면 되도록 무심히 그리고 빠르게 넘어가도록 한다. 독자는 잔인한 장면을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충격이나 독자 자신의 심리적 변화를 서사를 통해 경험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


109쪽

주인공에는 동기, 행동, 목표 달성이 뚜렷해야 한다. 즉,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이야기 속에 다 나타나야 한다.


135쪽

1) 시간 족쇄

미스터리 스릴러 단골 족쇄이다. 시간의 제약을 주고 그 시간 안에 주인공의 목표를 꼭 해결해야 한다. 그 목표를 해결하지 못하면 위기를 겪게 된다. (위기는 보통 주인공의 죽음이 나 주인공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의 죽음이다.)

영화 속 예시는 아래와 같다.

.대표적으로 공소 시효가 끝나기 전에 범인을 잡아야 한다.(몽타주)


146쪽

그러나 글을 쓰는 첫째 이유는 먹고살기 위해서다. 단, 겸업 작가는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전업 작가이므로 당신에게 돈벌이가 될 만한 글을 쓰라는 조언을 할 것이다.


148쪽

기본적으로 로맨스 소설은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여성의 장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로맨스 독자들은 여주 여자 주인공'의 줄임말)에게 이입한다. 여주의 눈으로 남주를 바라보고, 여주와 함께 가슴 설레며, 여주가 되어 남주와 사랑에 빠진다.


151쪽

모두가 꿈꾸는 삶을 당신의 주인공에게 안겨 줘라, 삶에 지친 독자가 잠시나마 주인공과 함께 단꿈에 젖을 수 있도록.


152쪽

로맨스 소설에서는 서민 여주가 재벌 남주를 만나 굴곡 많던 인생을 다름질하고 탄탄대로를 달리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압도적으로 많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경제적으로는 여주가 구원을 받지만, 정신적으로 남주도 구원받는 쌍방 구원 서사에 속한다.


184쪽

쓰다만 글은 소설이 아니다. 일단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 그래야 경험치가 쌓인다. 작품을 하나 완성해 본 사람과 안 해 본 사람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완결을 내면 역량이 달라진다. 작가는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한편 한 편 완결 짓는 사람이다.


198쪽

독자는 소비자요, 글은 상품이고, 나는 브랜드라는 걸 명심 또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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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앤 크라프트, 풍요실버타운의 사랑 - 여섯 가지 사랑 테라피 공식 한국추리문학선 10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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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책 제목 / 저자

② 감상평과 느낀점

작가는 현실 속에서 이루지 못하는 이야기를 단편소설로 통해 자신이 상상나래를 원 없이 풀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타임슬림러브>는 중년 여성이지만 순수한 사랑을 하기 위해 신분을 세탁하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물론 여자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 달달하게 사랑했던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굳이 신분세탁까지 해가며 사랑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랑이 아니더라도 중년에 나이에 즐길 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에 나는 사랑에 목숨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부처꽃 문신에 담긴 꽃말> 남자 친구의 자살을 숨기기 위해 타살이라고 주장하는 여자 친구의 이야기이다. 사랑했던 남자가 불미스럽게 가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좋게 보내고 싶은 여자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간다. 나 역시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러한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 대해 애틋함이 묻어나는 단편이었다.

<메살리나 콤플렉스> 조건 좋은 남자와 결혼을 선택한 여자와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들키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 비밀은 없다. 조건 좋은 남자와 사랑 없이 결혼한 여자가 남자를 사랑이든, 즐기는 상대로 자신을 찾아오더라도 남자는 이미 여자의 저울질에서 선택받지 못했다. 그것을 인정하고 물려났어야 했다. 그 당시에는 소중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다.

<공모전 살인 사건> 민단계의 생리현상을 꼬집는 내용이다. 소위 잘나가는 문인이 자신의 지위를 이 용해 성적인 대상으로 이용하고 더러운 거래에 수락할 수밖에 없는 작가 지망생 여자의 복수 이야기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달콤하지만 위험한 거래의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을 본다. 결국 성공을 위해 자신을 포기할 것인지 지킬 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몫이다.

<대쾌> 시공간을 초월하며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끝나는 사랑 이야기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단편에 나오는 두 주인공은 사랑한 것이 아니다. 단지 그들은 의지할 상대가 필요했거나 찰나의 애틋함을 착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풍요실버타운의 사랑> 실버타운에서 사시는 할머니들 일탈하는 이야기들이다. 할머니들은 멋지게 스포츠카를 훔쳐 타고 탈출한다. 할머니들은 멋지게 비키니를 입고 수영을 한다. 젊은 시절 사랑했던 남자를 만나러 가기도 한다. 요양 원하면 생각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할머니이기 전에 그들 역시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이었다. 유쾌하게 소설을 풀어나간다. 나도 이 단편을 모티브로 해서 내가 근무하는 시설의 장애인들의 일탈 이야기를 한 번은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설에 거주하는 우리 장애인분들은 어떤 일탈을 꿈꾸는지도 궁금하다. 6편 중 이 단편을 가장 유쾌하게 읽었다

③ 마음에 남는 글귀

138쪽

난 그의 선택을 처절하게 증오했어요. 여생의 긴 시간 나를 남겨 두고 홀로 그렇게 갔다는 걸 진저리 치게 미워했죠. 그리고 그리고 이대로는 안 된다 여겼어요.(중략) 자살 사건 유족들의 아픔을 마주하고 있으면 감정 이입이 된다. 바다 같은 슬픔은 짐작조차 불가능하다.

“오빠와 저는 카톨릭 신자예요. 자살이 신자에게 뭘 의미하는 줄 아세요? 영원히 천국으로 들어갈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죠. 성당에서 장례를 치를 수도 없고요. 난 그렇게 만들 수 없었어요. 제가 법인으로 몰려도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서 살인으로 남게 했어요.”

262쪽

1년 전인가, 한 번은 김 실장에게 건의했다. 실버타운 근처에 대형 아웃렛이 오픈했는데, 구경을 가자고 하니 지식 등 가족들에게 문의한다고 했다.

263쪽

결국 입주자들의 거듭되는 부탁에 김 실장은 풍요실버타운에 특별히 명품관 행사를 열겠다고 했다. 당일 날, 기대를 하고 간 입주자들은 깜짝 놀랐다. 샤넬, 구찌, 프라다 등의 로고가 박힌 종이 백을 그럴듯하게 만들어 전시했다. 그리고 김 실장이 입주자들에게 종이돈을 나누어 주고 사고파는 가짜 행사를 연 것이었다.

가영 언니는 분노했고, 우리를 단체로 치매 환자 취급하는 거냐며 항의했다 하지만 입주자 중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입주자가 함부로 치매 운운하며 인권모독을 한다고 가영 언니를 공격해, 일은 조용히 끝났다.

276쪽

“후후, 며느리 친정아버지 왔잖아. 지 딸 의사로서 첫 에세이 출간기념회인데 와서 지키더구먼. 그 남자 30년 전에 방송사 간부였고, 나 첫 번째 이혼했던 시절에 나랑 썸 탔어. 정말 보고 싶은 남자였어. 아쉽게 헤어져서 더 기억나지. 유부남이거든.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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