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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함께 춤을 - 아프다고 삶이 끝나는 건 아니니까
다리아 외 지음, 조한진희(반다) 엮음, 다른몸들 기획 / 푸른숲 / 2021년 8월
평점 :
1. 감상평과 느낀점
이 책은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안희제 작가의<난치의 상상력> 책과 내용이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사회는 건강한 사람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픈 사람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그 존재만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 책 속에서 말하는 이들은 자신의 질병이 회복되기보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수용되기를 원한다. 안경을 쓰는 사람을 하나의 특징으로 바라보듯이 아픈 것 또한 한 사람의 특징으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한 인식변화로 인해 ‘아프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거나 배제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가 된다면 자신의 아픔을 숨기거나 창피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질병의 유무에 따라 ‘정상’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분위기 질병으로 인해 개인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제도로서 보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매스컴에서 단면만 비춰짐으로 인해 사람들의 시각들도 부정적인 경우도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조현병을 가진 사람을 바라볼 때 두려웠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그들도 사회구성으로서 소속감을 가지고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들을 만나기 전에는 섣불리 판단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이런 종류의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간접적이지만 그들을 이해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던 시선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19쪽
장애 여성의 독립은 늘 안전과의 투쟁이었고, 성폭력 피해자는 성폭력 사건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자신의 질병 경험을 설명할 수 없었다.
22쪽
사회적 고통으로 부터 '회복 지길 바라고, 자신의 몸을 ‘다른 몸’으로 수용하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타인의 질병 경험을 있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자신의 실행 경험을 말하고 쓰길 바란다.
47쪽
아프면서 내 관심은 자연스레 내 몸으로 향했다. 나에게는 몸을 잘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 돌보기는 마음 돌보기와 다르지 않다. 나는 몸과 마음을 돌으며, 여유롭게 편하게 살고 싶다. 이것이 나라 생각일랑은 하지 않는 이기적인 바람이라면, 차라리 나는 애국자가 되기 않겠다. 그러니 누구도 내 난소를 위해 기도하지 말라.
76~77쪽
그러나 먼저 돌아보고 바꿔야 할 것은 질병에 대한 사회적 시선일 터다. 한자를 놀리거나 웃음거리로 소비하고, 낙인찍고, 차별하고, 배제하는 사회에서 수치심을 느끼지 말고 질병을 드려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나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질병을 앓더라도 창피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절실하다.
80쪽
천식, 아토피, 디스크,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 어디 하나 아프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건강한 몸이 ‘정상’이라며, 건강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86쪽
내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다. 그럼에도 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의미가 있다. 내가 아픈 몸으로 어떻게 지내는지 보여주면, 당신도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으리라. 내가 아는 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고 당신도 그럴 수 있기를.
114쪽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에게는 나의 환청과 망상이 낙인이 아니라 소통의 통로가 되었다. 세상이 쓸모없다고 하는 이것들이 우리에게는 현실임을, 세상은 이 현실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116쪽
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지쳐 있던 내게 이곳은 출구와 같았다. 몸 상태와 망상과 환청 등이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가 되고 소통의 도구가 되어 다정하고 깊은 관계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늘 너는 이상해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도트겠다는 말을 들던 내게 이들이 주는 위로는 감미로웠다.
142쪽
사람들은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간다고 하면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환청이 들려, 혹은 이상한 생각이 들ㄹ어, 라고 말하면 낙인을 찍고 이해 할 수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기 십상이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