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앤 크라프트, 풍요실버타운의 사랑 - 여섯 가지 사랑 테라피 공식 한국추리문학선 10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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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책 제목 / 저자

② 감상평과 느낀점

작가는 현실 속에서 이루지 못하는 이야기를 단편소설로 통해 자신이 상상나래를 원 없이 풀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타임슬림러브>는 중년 여성이지만 순수한 사랑을 하기 위해 신분을 세탁하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물론 여자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 달달하게 사랑했던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굳이 신분세탁까지 해가며 사랑을 찾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랑이 아니더라도 중년에 나이에 즐길 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에 나는 사랑에 목숨 걸고 싶은 생각은 없다.

<부처꽃 문신에 담긴 꽃말> 남자 친구의 자살을 숨기기 위해 타살이라고 주장하는 여자 친구의 이야기이다. 사랑했던 남자가 불미스럽게 가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좋게 보내고 싶은 여자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간다. 나 역시도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러한 선택을 했을 것 같다.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 대해 애틋함이 묻어나는 단편이었다.

<메살리나 콤플렉스> 조건 좋은 남자와 결혼을 선택한 여자와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들키지 않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 비밀은 없다. 조건 좋은 남자와 사랑 없이 결혼한 여자가 남자를 사랑이든, 즐기는 상대로 자신을 찾아오더라도 남자는 이미 여자의 저울질에서 선택받지 못했다. 그것을 인정하고 물려났어야 했다. 그 당시에는 소중하고 영원할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다.

<공모전 살인 사건> 민단계의 생리현상을 꼬집는 내용이다. 소위 잘나가는 문인이 자신의 지위를 이 용해 성적인 대상으로 이용하고 더러운 거래에 수락할 수밖에 없는 작가 지망생 여자의 복수 이야기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달콤하지만 위험한 거래의 유혹에 빠지는 사람들을 본다. 결국 성공을 위해 자신을 포기할 것인지 지킬 것인지는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몫이다.

<대쾌> 시공간을 초월하며 서로를 그리워하다가 끝나는 사랑 이야기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단편에 나오는 두 주인공은 사랑한 것이 아니다. 단지 그들은 의지할 상대가 필요했거나 찰나의 애틋함을 착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풍요실버타운의 사랑> 실버타운에서 사시는 할머니들 일탈하는 이야기들이다. 할머니들은 멋지게 스포츠카를 훔쳐 타고 탈출한다. 할머니들은 멋지게 비키니를 입고 수영을 한다. 젊은 시절 사랑했던 남자를 만나러 가기도 한다. 요양 원하면 생각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할머니이기 전에 그들 역시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이었다. 유쾌하게 소설을 풀어나간다. 나도 이 단편을 모티브로 해서 내가 근무하는 시설의 장애인들의 일탈 이야기를 한 번은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설에 거주하는 우리 장애인분들은 어떤 일탈을 꿈꾸는지도 궁금하다. 6편 중 이 단편을 가장 유쾌하게 읽었다

③ 마음에 남는 글귀

138쪽

난 그의 선택을 처절하게 증오했어요. 여생의 긴 시간 나를 남겨 두고 홀로 그렇게 갔다는 걸 진저리 치게 미워했죠. 그리고 그리고 이대로는 안 된다 여겼어요.(중략) 자살 사건 유족들의 아픔을 마주하고 있으면 감정 이입이 된다. 바다 같은 슬픔은 짐작조차 불가능하다.

“오빠와 저는 카톨릭 신자예요. 자살이 신자에게 뭘 의미하는 줄 아세요? 영원히 천국으로 들어갈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죠. 성당에서 장례를 치를 수도 없고요. 난 그렇게 만들 수 없었어요. 제가 법인으로 몰려도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서 살인으로 남게 했어요.”

262쪽

1년 전인가, 한 번은 김 실장에게 건의했다. 실버타운 근처에 대형 아웃렛이 오픈했는데, 구경을 가자고 하니 지식 등 가족들에게 문의한다고 했다.

263쪽

결국 입주자들의 거듭되는 부탁에 김 실장은 풍요실버타운에 특별히 명품관 행사를 열겠다고 했다. 당일 날, 기대를 하고 간 입주자들은 깜짝 놀랐다. 샤넬, 구찌, 프라다 등의 로고가 박힌 종이 백을 그럴듯하게 만들어 전시했다. 그리고 김 실장이 입주자들에게 종이돈을 나누어 주고 사고파는 가짜 행사를 연 것이었다.

가영 언니는 분노했고, 우리를 단체로 치매 환자 취급하는 거냐며 항의했다 하지만 입주자 중에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입주자가 함부로 치매 운운하며 인권모독을 한다고 가영 언니를 공격해, 일은 조용히 끝났다.

276쪽

“후후, 며느리 친정아버지 왔잖아. 지 딸 의사로서 첫 에세이 출간기념회인데 와서 지키더구먼. 그 남자 30년 전에 방송사 간부였고, 나 첫 번째 이혼했던 시절에 나랑 썸 탔어. 정말 보고 싶은 남자였어. 아쉽게 헤어져서 더 기억나지. 유부남이거든. 후후.”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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