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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질 때마다 이기는 법을 배웠다 - 퇴진 요정 김민식 피디의 웃음 터지는 싸움 노하우
김민식 지음 / 푸른숲 / 2020년 2월
평점 :
1. 감상평과 느낀점
김민식 PD의 유튜브와 세바시 강연, ‘매일 아침 써봤니?’를 재미있게 봐서 기대를 하고 읽었다.
이 책은 PD가 된 동기, 방송국 생활, 본인이 MBC에 대한 애정, 그리고 파업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반부는 방송국 생활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고, 후반부에는 파업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다. 방송국 생활은 종종 김민식 PD가 하여서 새롭지는 않았다. 후반부 파업 이야기가 강하게 인상이 남는다.
파업... TV를 통해 MBC 파업 이야기를 접했지만, 나에게는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 단지 무한도전을 보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이 남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파업을 꼭 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었기에 간절했을 것이다. 기나긴 싸움이었고 자신들의 생계가 달린 일이어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뜻을 가진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노조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해서 배신자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MBC 사장이 교체되었을 때 반대편에 있었던 아나운서가 잘리는 것을 보았다. 물론 나도 그 아나운서가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이 정의를 외치는 것에 동조하지 않고 반대편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퇴사를 종용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본 나는 '그들 역시 큰 그룻은 안 되구나'라는 생각을 그 당시에 했다.
노조는 왜 일어날까? 결국, 직원들이 사람답게 일하지 못하는 환경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오너는 직원들이 기본 상식선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더 이제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을 하는 시대는 아니다. 상사는 늘 직원을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해야 하며 그러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직원 또한 상사의 견해차가 크게 벗어나는 범위가 아니면 따라가는 것이 의무지만, 때로는 개선사항을 말할 수 있는 자세는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간의 관계가 곪아 터지는 일 없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것 같다.'
힘들게 얻은 권리로 공영 방송국으로 균형 있는 방송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저버리는 일이 없기를 바라본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P. 44
이제는 살다가 나를 괴롭히는 인간을 만나면 생각한다.
‘그래서 이 양반은 내게 또 어떤 행운을 안겨줄까?“
P. 49
예능 피디로 10년간 즐겁게 살았는데, 굳이 나이 마흔에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까? 아내와 상의했더니 내게 이렇게 물었다.
“드라마 피디 내부 공모 공지를 봤을 때 마음이 어땠어?”
“막 두근두근했어. 새로운 일을 도전할 기회라는 생각에.”
“그럼 해. 살면서 가슴을 두근대게 하는 일을 만나는 기회가 그렇게 흔하지는 않아.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하고 살아야지.”
P. 78
유괴범과 스승을 가르는 기준은 간단하다. 아이를 인질로 부모에게 돈을 받으면 유괴범이고, 아이를 가르치는 일이 좋아서 열심히 했는데 나라에서 돈까지 주면 참스승이 된다. 아이들보다 돈을 더 좋아하면 유괴범이 되기 십상이다. 방송사 직원도 마찬가지다. ’‘돈을 벌려고 입사했느냐, 하고 싶은 일을 했느냐’로 인생은 갈라진다. 돈을 벌기 위해 .입사한 사람은 윗사람 눈치를 살핀다. (중략)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양심도 팔 수 있어야 한다.
자. 돈을 벌기 위해 양심을 판 그가 회사 상사의 말만 들을까? 누구든 돈만 주면 다 들어주는 사람이 된다.
P. 120
양심도 사역 동물이다, 끊임없이 단련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편안함을 갈구하고 무기력하게 늘어진다.
P. 123
때로는 꼴찌를 목표로 시작하는 싸움도 있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싸움도 있다.
P. 144
“내가 야당일 때는 언론이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중략) 그 칼이 남이 가지고 있을 때 두렵지만 내 것이 되면 마음이 바뀌거든.”
P. 145
'그 사람이 좌파인지 우파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류인지, 이류인지 그것만 봅니다.'
P. 189
내 행동에 아무도 잘못을 지적하지 않는다면 내가 완벽한 상사라서 그런 게 아니라, 포악한 리더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직언을 꺼리는 것은 공포심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