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기는 왜 훔쳐봐 가지고
권승호.김경희 지음 / 미스터제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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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아내가 쓴 일기 내용을 남편이 화답 식으로 쓴 일기이다. 이 책은 신혼 초 이야기, 아이를 기르면서 겪은 이야기, 그리고 부모가 된 후 부모를 바라보는 시선, 노년이 된 후 깨달은 인생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읽을 당시 결혼한 지 30년 차인지 모르고 읽었다. 첫 장에 신혼 이야기가 나와서 신혼부부가 쓴 신혼일기인 줄 알았다. 왜냐하면 신혼 초 이야기가 너무나 생생하고 그 당시 감정들을 잘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을 같이 보내었어도 애틋함이 느껴졌다. 나는 ‘과연 30년 후 남편을 생각하는 감정이 옅어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그때는 남편이 없으면 허전해지고 있으면 귀찮은 존재이며 연민의 감정을 살 것’ 같다.

 두 번째 아이를 키우면서 쓴 일기다. 아이의 의견은 존중하되 양육하는 부분에서는 단호함을 볼 수가 있었다. 나는 아이를 키우면서 TV를 보는 것에 조절을 못 하는 상황에서 작가처럼 TV 선을 끊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아마도 잔소리만 계속할 것 같다. 이 파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부모가 아이는 믿는 만큼 아이가 성장한다.’는 말이 와닿았다. 나는 내가 먼저 걱정이 되어 아이의 능력을 키울 기회를 뺏어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았다. 좀 더 기다려주고 인내하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세 번째 파트는 부모에 관한 이야기이다. 부모님과의 추억과 미안함과 그리움이 묻어나 있다. 이 부분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것은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론 부모가 한없이 원망스럽지만, ‘부모도 힘드셨고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하며 연민의 감정으로 결론을 내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인생을 살아온 선배가 느낀 내용을 들려주는 것 같다. 결국은 타인보다는 내가 즐거워야 하며 남과 비교하면 불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감정으로 읽으면 재미가 쏠쏠하다. 똑같은 상황에서 남편과 아내의 솔직하고 서로의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도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P. 40

아내의 사랑을 받고 싶다면

내가 먼저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결혼한 후에 깨닫게 되었다.

P. 44

나는 내 방식이 있고, 아내는 아내 방식이 있는데

왜 아내는 자기 방식만 옳다고 우기며 강요하는 걸까?

P. 45

아내를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 숨 막히는 냉전보다 아내 말을 잘 듣는 게

앞으로의 순탄한 결혼 생활을 위한

현명한 선택일 거라고.


P. 47

“나더러 여자처럼 살라는 거야?”

“앉아서 소변보라는 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야?

그러 대변은 왜 앉아서 보는 건데?

당신은 남자니까 대변도 서서 보는 게 맞지 않아?“

내 반박에 남편이 다시 입을 꾹 닫았다.

P. 52

싸움을 통해 얻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싸울만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질 수 있는 순간도 없다.

싸우면서 서로의 차이점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맞춰 가는 것이 부부라고 생각한다.

 

P. 81

불안한 마음 때문에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면

아이들은 시작도 하지 못한 일들이 많았을지도 모른다.

믿음은 아이를 성장시키는 촉진제임이 분명하다.

P. 204

하지만 어느 순간,

모든 게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적으로 보면 내 삶도 소박하지는 않기 때문이다.(중략)

사고 또 사고, 멀쩡한 것들을 버리고

새것으로 바꾸며 부족함 없이 채워 간다고 해서

과연 삶을 행복으로 꽉꽉 채워 갈 수 있을까?

허공에 쏘아 대는 화살이 의미 없는 것처럼

공간을 쪼개 가며 의미 없이 채워지는 것들이

나를 행복으로 이끌어 가지는 않는 것 같다.

P. 224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불필요한 인관관계를

유지하느라 정작 중요한 사람을 잃을 때도 있다.

 

P. 225

에너지를 소진하기보다는 위로 자라기 위해

집중하는 것이야 말로 현명함이 아닐까?

  

<이 책은 '책과 콩나무'에서 지원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지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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