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불편하게 - 지구를 지키는 일상 속 작은 실천들!
키만소리 외 지음 / 키효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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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이 책은 동물, 환경, 미니멀 라이프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예전에는 환경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몇 년 전에 정세랑 작가 쓴 소설에서 <목소리를 내어 드릴께요>에서 ‘스물여섯, 스물셋. 내가 지나온 나이를 아이들이 지나지 못할 줄은 차마 몰랐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글을 보고 경각심이 생겼다. 그 후로 상품으로 배달되는 택배 비닐을 재사용하고 책 포장지나 박스를 택배 붙일 때 재사용하고 있다. 종이컵 사용 줄이기, 다회용 빨대, 시장바구니 등을 사용 중에 있다. 남편은 그런 나에게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말한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유산으로 물려주고 싶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책에서 나온 것처럼 내가 조금만 불편하면 좀 더 나은 환경을 물려 줄 수가 있다. 세상에는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 우리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는 남들이 비건주의, 미니멀 라이프, 제로 웨이스트를 한다고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다보면 기준도 없을뿐더러 실천도 오래가지 못한다. 먼저 ‘자신이 어떻게 실천해야겠다는 생각 정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 과정이 없다면 무언가의 계기로 실천하기로 결심하였다 해도 지키지 못할 때가 있다. 완벽하게 하지 못하였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요조가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에서도 말했듯이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범위에서 누가 뭐라 해도 소신껏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14~15쪽

처음부터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와 비건이 될 필요는 없다. 의욕이 앞서 첫 발부터 완벽한 통제를 하려고 하니 오히려 금방 흥미를 잃었다. 나는 이제 실패에 연연하지 않는다. 무력함이 느껴질 때는 '나는 아직 인턴이야. 수습기간에는 누구나 잘할 수 없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그러면 내일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조그맣게 생겨난다. 편하게 살던 시간만큼 불편함에 좌절하는 시간도 견뎌야 하는 법이다. 내공은 쌓이기 마련이다. 수습생이 정직원이 되는 것처럼, 언젠가 나의 수습 기간도 끝날 것이다. 불완전한 지향의 힘을 믿는다. 완벽을 향해 걸어가는 착실한 관심만큼 지구의 시간은 분명 느려질테니까.

22쪽

신기하게도 부족함은 물건이 아니라 대게 마음에서 들통 났다. 새로운 물건을 사고 싶을 때 스스로에게 묻는다. '배낭 속에 담고 싶은 물건인가? 내가 짊어진다면 견딜 수 있는 무게인가?' 물건의 쓰임에 따라 움직이는 것보다 쓰임의 주체가 내가 되어야한다. 그 중심만 잘 잡는다면 최소한의 소비가 가능하다.

35쪽

익숙함을 포기하고 불편함을 택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고 쉽지 않다. 그러나 나의 삶을 양보하는 수준이 아닌 반드시 견뎌야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너무 늦을지도 모르겠다.

159쪽

169쪽

179쪽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로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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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낭만적 밥벌이 -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김경희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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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퇴사하면 뭐 먹고살지?’라는 불안감에 회사를 떠나지 못하고 일하고 있는 1인이다. 또한 퇴사를 감행할 만큼 밥벌이할 능력이나 재주를 가지고 있지도 못하다. ‘평생직장은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안다. 그것에 대한 불안감은 늘 있지만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나로서는 작가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서점원으로 일하며, 작가인 동시에 북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고정 수입이 있는 서점에서 일하지만, 책을 출간 이후 부수적인 일감이 작가에게 들어온다. 그 일들을 무조건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세우고 일하는 부분에서 전문가 다운 느낌이 들었다. ‘돈보다는 자신의 노동의 가치를 먼저 생각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까?’ 짐작이 간다. 반은 직장인으로도 반은 프리랜서로 살아간다.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병행하는 삶, 내가 원하는 삶이다. 그런 삶을 살고 있어서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김경희’라는 작가를 이번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저자 소개로 로또 미당첨자이며, 앞으로 쓸 책도 소개하는 것이 신선하고 톡톡 튀는 매력이 있어 보였다. ‘동기부여는 돈이고’ ‘돈 안 되는 책을 너는 써봤냐?, 나는 써봤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빵 하고 터졌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작가가 앞표지에 앞으로 쓸 책 제목을 당당히 써 놓은 미래의 책을 기대해본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25쪽

‘일의 주체는 내가 되어야 한다’는 것. 내게 일은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고, 나는 내 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를 받아야 하니까.

32~33쪽

그렇다. 나의 동기부여는 내 삶에 선택지를 늘려가는 것이다.(중략)

내가 원하는 곳으로 어디든 움직일 수 있는 삶이라니, 하기 싫은 일을 마주할 때에도 '일이 있는 게 어디야? 빨리하자!' 마음먹게 된다. 결국엔 동기 부여 역시 돈이다! 에이, 그래도 돈이 전부는 아니다. 타인의 인정과 응원, 개인적 성취감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솔직해지자면, 돈이 차지하는 크기가 다른 것보다 훨씬 큰 건 확실하다. 선택지를 늘려가는 일도 결국엔 돈과 연결되어 있으니까.

"다 왔습니다.” 기사님의 말에 택시비 6000원을 내고 내렸다. 교통카드를 찍고 지하철에 앉아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붙잡고 유튜브에 접속했다. 동기부여 영상에 '채널 추천 안 함'을 누르고, ‘재테크'를 검색했다.

152쪽

상사가 자기를 싫어해서 일부러 그런 거라고 말했다. 한참을 동료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망설였다. 널 인간적으로 싫어해서 그런 평가를 한 게 아닐 거라고, 정확한 평가를 했을 뿐이라고, 하지만 끝내 말하지 않았다. 좋은 일도 아닌데 굳이 말을 보태고 싶지 않았다. 그 친구는 성실하게 일했다. 별개로 허술했다.

성실하게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빈틈이 많아 매번 반려 당했다.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다룰 때마다 버벅거리면서도 그에 따른 실수를 본인의 능력 부족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154쪽

정확하게 실수를 짚어주고 보완할 방법까지 알려준 차사 덕분에 대한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략) 나의 장점을 알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단점을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니까. 때로는 여덟 개의 장점보다 한 개의 단점이 더 치명적일 수 있으니까. 단점만 열거하지 않고 피드백을 주면서 조언해 주는 일, 그 조언을 악의 없이 받아들이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 그 사이에서 밥벌이의 능력이 길러지는 거겠지?

208쪽

읽다 보면 쓰고 싶고 있다. 쓰다 보면 잘 쓰고 싶어지는, 이왕이면 책으로 끝내보고 싶은 그 마음. 그래서 글쓰기를 시작하고, 쑥 괴로움에 시달리다가 한 권을 완성해 냈을 때 느껴지는 뿌듯함으로 그 지난한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여전히 나는 글쓰기가 좋다. 물론 괴로운 시간을 겪어야 하는 건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게 지리멸렬한 시간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1부터 10까지 모든 과정을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 그저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커서, 싫어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을 껴안고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더는 일에 환상을 갖지 않는다. 그저 좋아하는 일을 조금씩 늘리고 싶을 뿐이고, 그러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해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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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이가 있나요? - 엄마로 살지 않는 여성들, 삶의 다양한 고민과 문제에 관한 기록
케이트 카우프먼 지음, 신윤진 옮김 / 호밀밭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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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과 느낀 점

이 책은 아이가 없는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를 원하지만 가질 수 없고, 선택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합의한 부부들의 이야기다. 모든 사람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면 당연히 결혼을 했을 것이고, 아이가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아이가 몇 명인가요?’하며 무례하게 질문한다. 그 질문이 누군가에는 아픔이거나 기분 나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사회는 아이가 없는 것이 결핍 있는 사람 내지 측은함을 가지고 바라본다. 아이가 있건 없든 간에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다. 제3자가 참견할 일도 걱정할 일도 아니다.

 

‘우리는 아이를 왜 낳을까?’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과 ‘노후에 홀로 남겨질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노후에 아플 때 아이가 있으므로 그 불안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변하였다. 자녀가 있어도 노후에는 홀로 남을 수 있음을 더 이상 아이들에게 내 노후를 책임져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음이 느껴진다. 책의 사례처럼 노후를 대비하여 공동생활을 하며 자신의 사후를 책임질 누군가를 지정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것보다 더 나을 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아이가 있든지 없든지 간에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누구나 병에 걸릴 수가 있다. 아이가 아닌 노후에 인적 네트워크만 잘 이루어져 있다면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금 이 사회는 아이를 낳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가 없는 가족형 태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아이가 없는 것이 누구의 책임도 아니며, 위로받을 문제도 아님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양함이 공존하는 사회를 꿈꿔본다.

 

 마음에 남는 글귀

44쪽

어린 가족을 부양하는 아버지는 훨씬 더 안정적이고 직장에 헌신적일 것이라 여겨지는 반면, 어머니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따라 자녀를 돌보느라 직장을 빠지는 일이 잦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유아원으로 자녀를 데리러 가야 해서 여섯 시까지밖에 일할 수 없는 여성보다 아이 없는 여성이 직장에서 더 오래 일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또 논맘은 출산 휴가를 가지 않으니까 직장이 산후 복직을 보장할 필요도 없다. 계속 자기 자리를 지킬 테니까.

 

101쪽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에서는 아이 없는 여자가 부족 모든 아이의 어머니로 여겨진다고 한다. 폐경기가 지나고 할머니 무리에 끼게 되면 그 여자는 전 세계 모든 어린이의 어머니가 된다고 한다.

모든 가정에 한 무리의 어머니가 있고, 그 어머니 무리가 운영하는 공동체 안에서 양육이 이루어지고 사사해보라. 특히 아이의 ‘진짜’엄마가 없거나 집에서 지내는 것이 위험할 경우에는 어떨지. 난관에 봉착한 사춘기 아이가 씨족 내 다른 사람에게 마음 편하게 조언을 구하고, 기분이 상하면 어쩌나, 누군가를 무시하게 되나 하는 두려움 없이 그 조언들과 '친엄마의 생각을 저울질수 있다면 어떨지 상상해보라. 온 세상 모든 어린이와 유대를 맺고 유대감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모든 여성에게 주어진다면 어떨지 상상해보라.

 

107쪽

『영원한 단짝 Best Frieneds Forever 』에서 아기가 여자들의 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명한다. “아이 없는 친구는 자신의 등급이 한 단계 떨어진 것처럼 느낄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차일드리스 여성이 난임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 임신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특히 더 괴로울 수 있다”고 레빈 박사는 말한다.

 

263쪽

마치 이이를 낳는 일이 간단하고 명쾌한 선택지인 것처럼 아이를 낳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을 비난하는 것은 앞으로도 교인의 수가 계속 줄어들 조짐이며, 전 세계 대부분의 종교가 강조하는 관용에도 어긋나는 짓이다.

 

387쪽

“부모가 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에요.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면, 사회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면, 부모가 그 일을 의무로 여기지 않는다는 말이죠. 자녀 양육을 의무로 여기지 않으려면, 어떤 사람들을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칙도 수정되어야 하고요.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여성의 정당한 존재 방식 중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면, ' 논맘들도 휠씬 더 쉽게 마음을 열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이이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는 것, 자녀가 없다는 말을 당사자 직접 할 때 완곡하게 화제를 돌리는 것은 어떨까?

 

414~415쪽

자녀가 없는 것은 축복도, 재앙도, 죄악도 아니다. 그저 현실일 뿐이다. 그러나 무조건 출산을 장려하는 가족 중심주의 세상에서 자녀 없이 살아가려면 분명 불편한 점도 있으리라. 그런 점에서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문제 개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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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 비극적인 참사에서 살아남은 자의 사회적 기록
산만언니 지음 / 푸른숲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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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과 느낀점

삼풍백화점 붕괴를 뉴스를 접한 건 중학생이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 당시 붕괴 장면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난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세월호 최근 광주 붕괴 사고까지 시간, 장소와 형태만 다를 뿐 끊임없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안전에 대한 불감증, 사람 목숨의 귀함을 모르는 사람, 돈이 오가는 뒷거래들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 나의 아저씨에서 이선균은 건축구조기술사로 안전제일주의자로 까다롭게 점검을 하는 모습에 융통성이 없는 사람으로 평가된다. 이선균은 드라마에서 평가된 것처럼 ‘융통성이 없던 사람이었을까?’ 아니면 ‘직업의식이 투철한 사람이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그는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누군가의 가족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한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현 사회는 기본을 지키고 올바르게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에게 칭찬 대신 비난한다.


사회적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 그것에 관계된 누군가가 ‘이건 아니다’.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말하는 이가 있었더라면 이 책의 작가처럼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럽지도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자식이 커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없고, 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만질 수 없는 고통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정도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이 한 사람의 인생이 무너지고 가족과의 생이별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작가는 삼풍백화점 생존자로서 딴지일보의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의 생존자가 말한다>라는 한 편의 글로 시작되어 2년 만에 책으로 나왔다. 아픈 과거를 끄집어 내는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이 책을 통해 작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아픔을 겪지 않은 제3삼 자는 침묵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고통을 겪지 않은 이들이 당사자의 아픔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아픔을 겪지 않은 자가 아픔을 겪은 당사자들에게 위로를 한다고 위로가 될까?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이 아파하는 동안 조용히 있어주는 것이다.


이 사회가 바르게 정직하게 살고자 노력하고, 사람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람이 영웅으로 인정받길 원한다.

끝으로 작가님에게 말하고 싶다. 아버지의 자살, 가난, 학대, 생존자로서 살아가는 시간들이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힘들었지만, ‘살아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2. 마음에 남는 글귀

83~84쪽

내가 겪은 사고 이후의 고통을 생생하게 잘 적어놓으면, 이를 모르고 살던 수많은 사람이 참사가 주는 비탄이 어떤 것인지 공감할 테고 그러면 건물이 되었든 배가 되었든 그 일을 하는 엔지니어들은 설계도면을 한 번이라도 더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시행사와 시공사도 안전 규정을 준수하고, 감리기관은 꼼꼼하게 관리 감독할 것이며, 해당 공무원은 인허가 기준을 확실히 세우고, 국가기관은 재난 대처방안에 대해 더욱더 많은 연구를 해 대응방안을 낼 테고, 사법부는 선례로 남을 피의자들의 판결을 지금보다 더 신중한 자세로 내릴 테니까. 그렇다면 정말 앞으로 세상이 조금이라도 안전해질 테니까. 잘하면 이를 통해 시민사회는 돈이 된다 해도 나쁜 일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사람이고, 이 세상에 작업자의 목숨보다 비싼 기계는 없다는 것과, 사랑하는 이의 목숨은 돈 얼마에 결코 등가교환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까.


130쪽

그렇다. 내가 쓰고 기록하는 이런 사회적 참사 이야기 역시 그날 운 좋게 내가 마시지 않았던 폭탄주처

럼 복불복 벌칙 같은 일이라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다음에는 내 차례가 아니라는 보장이 없다. 사회적 참사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전혀 특별한 이들이 아니다. 그들은 오늘 아침 등굣길에 만났던 학생이며, 어제 퇴근길에 마주쳤던 우리동네 이웃이다.

이쯤에서 한 가지 또 잊지 말아야 할 사실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이 흘린 붉은 피로 진보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회적 참사 이후에는 관련 법들이 개정된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정부는 기어이 소를 잃어야만 외양간을 고쳤다.


133쪽

나는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 돈으로 가득 찬 국고를 물려 주는 것보다 이웃과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순간의 쾌락이나 기쁨은 돈으로 살있지만 행복한 마음만큼은 사기 어렵다.


195~196쪽

일부 보수단체에서는 광화문에 나앉은 세월호 사고 유족들에게 아이들의 죽음을 빌미로 자식 장사한다고도 했다.

돈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나는 이런 종류의 불행과 맞바꿀 만한 보상금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믿지 않는다. 생각보다 돈이 주는 위로가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나 역시 당시 거액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그 돈이 이후의 삶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그런 일을 피하고 그 돈을 안 받을 수 있다면, 아니, 받은 보상금의 열 배를 주고라도 그 일을 피할 수만 있다면 열 번이고 천 번이고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197쪽

단지 보기에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날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가 대체 왜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기를 참아야 하는지도 묻고 또 묻고 싶다.

그러니까 제발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없거든 차라리 침묵하자, 아니지, 자식의 목숨을 그 알량한 보상금 몇 몇 푼과 맞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면 떠들자. 그런 사람이라면 떠들어도 된다. 그도 아니라면 제발 부탁인데 그 입 닫자. 그것이 인간이 인간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의다.


231쪽

사회적 참사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비극은 그 일에 연관된 사람들 다수의 유기적인 공조로 발생한다. 사고가 생기려면 누군가는 침묵해야 하고, 누군가는 보고도 못 본 척 해야 하고, 누군가는 책임을 미루어야 하고, 누군가는 다른 사람이 해결해주리라 믿고 방관해야 한다. 그래야 결국 일이 터진다. 그러니 이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도 용기를 내어 그 일을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더는 그런 끔찍한 뉴스를 덜 보고 살 수 있으니까.


이 책은 출판사로 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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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 일터에서 스스로 성장하는 27가지 비법
이진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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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상평

 브런치 대상 수상자가 쓴 책이라 궁금했다. ‘사수다운 사수가 없이도 직장 생활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나는 직장 생활을 18년 차다. 그동안 다양한 상사들을 만났다. 그동안 존경하는 상사와 사수 다운 사수는 1명을 만났다. 현재는 존경하는 분은 지금도 계시고 사수와는 3년간 일했다. 긴 시간이라면 길지만 나에게는 짧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그 이후론 상사는 있었지만 사수는 없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사수가 그립다. 함께 고민하고 가능성을 항상 열어주신 분이었다. 무엇보다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해 주셨다.

 

 작가는 누구나 자신만의 북극성(‘평생에 걸쳐 추구하는 나만의 목적’을 작가는 북극성이라고 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할 당시 나의 북극성은 장애인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장애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속에 있는 것이 행복했다는 표현이 맞다. 지금까지 다른 길로 새지 않고 나는 그들 속에 있었다. 현재는 북극성이 조금 바뀌고 있다. 그들과 함께 하는 범위에서 범위를 좀 더 확장시켜보고 싶어졌다. 아직 그 범위는 고민 중에 있다. 현시점에서는 나는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이들에게 유효한가?’ ‘내 일이 무엇인가?’를 점검해보아야 하는 시점에 온 것 같다.

 

 책에서는 말한다. ‘사수가 있기를 바라는 것보다 스스로 성장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상사는 늘 나를 가르쳐 주는 역할을 기대해왔던 것 같다. 또 한편으로 나는 선생님들에게 사수다운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받기만을 바란 것은 아닌지 싶기도 하다. 어쩜 나는 스스로 성장하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의지하고픈 존재가 필요했던 것 같다. 형편없는 상사는 반면교사를 삼아 그렇게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한다. 그것 또한 배우는 과정일 수도 있다.

 

누군가가 나를 키워줄 것이라는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나를 기대해본다.

 

2. 인상적인 문구

30쪽

우리는 '나'의 당연함을 '너'에게강요하는 평균주의자들이 누군가의 사수가 되고, 리더가 되고, 교육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토드 로즈가 꿈꾸는 '개개인이 최고의 자기 자신이 되는 가슴 뛰는 미래'는 하나의 결정에서 시작된다. 바로 개개인을 소중히 여기기로 마음먹는 일이다.

 

51쪽

표준화 시 대에서 개인화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살고 있다. 표준화 시대에 사람들은 조직에 충성했지만, 개인화 시대의 다크호스들은 자기 자신의 미래에 충성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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