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아이가 있나요? - 엄마로 살지 않는 여성들, 삶의 다양한 고민과 문제에 관한 기록
케이트 카우프먼 지음, 신윤진 옮김 / 호밀밭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상평과 느낀 점

이 책은 아이가 없는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아이를 원하지만 가질 수 없고, 선택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합의한 부부들의 이야기다. 모든 사람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있으면 당연히 결혼을 했을 것이고, 아이가 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한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아이가 몇 명인가요?’하며 무례하게 질문한다. 그 질문이 누군가에는 아픔이거나 기분 나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사회는 아이가 없는 것이 결핍 있는 사람 내지 측은함을 가지고 바라본다. 아이가 있건 없든 간에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이다. 제3자가 참견할 일도 걱정할 일도 아니다.

 

‘우리는 아이를 왜 낳을까?’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과 ‘노후에 홀로 남겨질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 또한 노후에 아플 때 아이가 있으므로 그 불안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변하였다. 자녀가 있어도 노후에는 홀로 남을 수 있음을 더 이상 아이들에게 내 노후를 책임져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음이 느껴진다. 책의 사례처럼 노후를 대비하여 공동생활을 하며 자신의 사후를 책임질 누군가를 지정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것보다 더 나을 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아이가 있든지 없든지 간에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누구나 병에 걸릴 수가 있다. 아이가 아닌 노후에 인적 네트워크만 잘 이루어져 있다면 크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지금 이 사회는 아이를 낳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가 없는 가족형 태도 있음을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아이가 없는 것이 누구의 책임도 아니며, 위로받을 문제도 아님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양함이 공존하는 사회를 꿈꿔본다.

 

 마음에 남는 글귀

44쪽

어린 가족을 부양하는 아버지는 훨씬 더 안정적이고 직장에 헌신적일 것이라 여겨지는 반면, 어머니는 전통적인 성 역할에 따라 자녀를 돌보느라 직장을 빠지는 일이 잦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유아원으로 자녀를 데리러 가야 해서 여섯 시까지밖에 일할 수 없는 여성보다 아이 없는 여성이 직장에서 더 오래 일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또 논맘은 출산 휴가를 가지 않으니까 직장이 산후 복직을 보장할 필요도 없다. 계속 자기 자리를 지킬 테니까.

 

101쪽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 사회에서는 아이 없는 여자가 부족 모든 아이의 어머니로 여겨진다고 한다. 폐경기가 지나고 할머니 무리에 끼게 되면 그 여자는 전 세계 모든 어린이의 어머니가 된다고 한다.

모든 가정에 한 무리의 어머니가 있고, 그 어머니 무리가 운영하는 공동체 안에서 양육이 이루어지고 사사해보라. 특히 아이의 ‘진짜’엄마가 없거나 집에서 지내는 것이 위험할 경우에는 어떨지. 난관에 봉착한 사춘기 아이가 씨족 내 다른 사람에게 마음 편하게 조언을 구하고, 기분이 상하면 어쩌나, 누군가를 무시하게 되나 하는 두려움 없이 그 조언들과 '친엄마의 생각을 저울질수 있다면 어떨지 상상해보라. 온 세상 모든 어린이와 유대를 맺고 유대감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모든 여성에게 주어진다면 어떨지 상상해보라.

 

107쪽

『영원한 단짝 Best Frieneds Forever 』에서 아기가 여자들의 우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명한다. “아이 없는 친구는 자신의 등급이 한 단계 떨어진 것처럼 느낄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차일드리스 여성이 난임의 고통을 겪고 있다면 임신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특히 더 괴로울 수 있다”고 레빈 박사는 말한다.

 

263쪽

마치 이이를 낳는 일이 간단하고 명쾌한 선택지인 것처럼 아이를 낳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을 비난하는 것은 앞으로도 교인의 수가 계속 줄어들 조짐이며, 전 세계 대부분의 종교가 강조하는 관용에도 어긋나는 짓이다.

 

387쪽

“부모가 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에요.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면, 사회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면, 부모가 그 일을 의무로 여기지 않는다는 말이죠. 자녀 양육을 의무로 여기지 않으려면, 어떤 사람들을 아이를 낳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칙도 수정되어야 하고요.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여성의 정당한 존재 방식 중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면, ' 논맘들도 휠씬 더 쉽게 마음을 열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이이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는 것, 자녀가 없다는 말을 당사자 직접 할 때 완곡하게 화제를 돌리는 것은 어떨까?

 

414~415쪽

자녀가 없는 것은 축복도, 재앙도, 죄악도 아니다. 그저 현실일 뿐이다. 그러나 무조건 출산을 장려하는 가족 중심주의 세상에서 자녀 없이 살아가려면 분명 불편한 점도 있으리라. 그런 점에서 현실을 인식하는 것이 문제 개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