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션 - 우리의 지갑을 여는 보이지 않는 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배진아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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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 <소비 본능>과 같은 책들을 보면 기업과 마케팅 전문가들이 소비자들의 심리와 사고방식을 어떻게 이용해서 지갑을 여는 지를 다양한 연구 사례들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특히 행동심리학 분야에서 경영학적 관점을 가지고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 매우 신선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 <이모션>은 이런 최근의 트렌드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뇌과학과 감정이라는 부분을 인간의 소비와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이미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를 통해서 인간의 소비 심리와 뇌 과학의 연관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은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연구를 더욱더 확장시키고 있다.

 

  른 동물들과 다르게 '이성'을 가진 인간은 소비 행위에 있어서도 매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과 선택을 내릴 것이라고 스스로 또 타인들은 기대한다. 하지만 심리학을 공부한 경제학자인 저자는 결국 소비자의 구매 욕구는 '감정'을 통해서 생겨 난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백화점에 달려가서 그 품목을 사는 행위가 그 물건이 왜 필요한 지 조목조목 따진 이성적 판단의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가 이렇게 확고한 주장을 이 책에서 펼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감정 없이는 훌륭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연구 결과때문이었다. 원래 기존의 학자들은 뇌의 영역들이 양파 껍질처럼 서로 겹쳐져 있지만, 거의 연결돼 있지는 않기 때문에 이성과 감정과 본능이 비교적 독립적으로 기능을 수행한다고 추측해다. 하지만 시간으 흐른 뒤, 뇌가 손상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서 감정이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이성과 감정, 본능의 기능이 각각 다른 영역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감정이 인간의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계속된 연구를 통해서 우리의 뇌에는 세 가지 거대한 감정 시스템이 존재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첫 번째 균형 시스템은 안전, 리스크 방지 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두 번째 지배 시스템은 자기 주강 관철과 경쟁 축출을 목표로 하는 감정 시스템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자극 시스템의 목적 및 목표는 새로운 것의 발견, 새로운 능력 습득 등이었다.

 이렇게 1장에서 우리의 감정적인 뇌의 구조와 논리에 대해서 소개한 저자는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이런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마케팅 분야에서 활용한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펼쳐 나가고 있다. 가장 첫 번째로 소개하는 방법은 바로 상품과 브랜드의 내적인 가치를 높이는 비결이다. 상품의 브랜드는 소비자의 머릿 속에 자리잡고 있는 감정적, 인지적 구조로서 상품에 대한 경험이나 광고 등을 통해서 만들어진 최종 결과물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무의식의 게임 룰만 알고 있다면 상품은 물론 브랜드의 내적 가치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저자는 작은 트릭으로 제품을 더욱 근사하게 포장하는 방법, 소비자의 감정을 현명하게 다루는 방법들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마케팅 관련 서적이라면 매우 전문적이고 딱딱할 줄 알았는데 여러 그림과 연구 사례를 통해서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잘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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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는 힘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사계절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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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고민이라는 것은 그저 스트레스를 불러 일으키는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저자인 강상중 도쿄대 교수는 오히려 고민하지 않는 요즘 시대를 고민하고 있다.

그는 고민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살아가는 것이고, 고민의 힘이 바로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책을 통해서 말하고 있다. 저자가 고민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재일 한국인이라는 출생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책 서문에서 고백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그 어느 쪽에도 속해있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저자는 부모님의 넘치는 애정과 관심 속에서도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시달린다. 그 우울한 청춘의

시기에 그의 옆에서 늘 속삭이듯 말을 걸어준 인물이 바로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였다. 그들이 문학과

학문이라는 분야를 통해서 세상에 던지는 물음, 그것은 '근대'라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적'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였던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의 작품과

사상, 업적 등을 인용하며 9가지 고민에 대한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그의 이런 도발적인 생각은 이미 일본의 수 많은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고민하는 힘에 대한 열광을

불러 일으켰다. 여러가지 가치관이 충돌하고, 사회 집단의 갈등 속에서 고민하는 것이 비단 일본이라는

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일 것이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동의 혹은 또 다른

나만의 반론을 생각하게 되는 행복한 시간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제일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바로 6번째 질문인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라는 부분이었다. 요즘 같이 어려운 취업난 속에서 우리는 개인의

적성이나 취향과는 무관한 일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보았다. 그냥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돈을 얻으려면 일을 해야한다.

저자는 이런 일에 관한 고민을 나쓰메 소세끼의 [그 후]라는 작품 속 주인공의 인생을 예를 들어서 풀어나가고 있다.

주인공인 다이스케는 부르주아 사업가의 아들로 최고의 교육을 받았으며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른 살이 다 되도록 부모에게 의지하며 살고 있다. 그는 '생활을 위한 노동'은 천한 것이라고 여기며 '생활 이상의 무엇'을 위한 것이 되어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그가 친구의 아내인 미치요를 사랑하게 되면서 아버지의 분노를 사게 되고, 결국 집에서 쫓겨나고 만다. 여유있는 상류층 백수의 생활을 하다 쫓겨난 다이스케는 미치요를 부양하기 위해 그때 처음으로 '생활을 위한 노동'을 하게 되고 이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저자는 이 작품을 '꿈의 세계를 떠다니던 청년이 이 세계의 중력과 같은 것에 이끌려 지상으로 떨어진 이야기'

라고 해석한다. 이와 함께 예를 든 NHK 다큐 프로그램에서 일을 하게 된 노숙자가 보통 사람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어서 좋다고 울었다는 이야기를 통해서 노동이라는 것이 사람을 아이에서 어른으로, 또 사회 속에서

자기 존재를 인정받게 해주는 기능을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사람은 왜 일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타자로부터의 배려'그리고 '타자에 대한

배려'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이 없다면 일하는 의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노동을 통해서 지위나 명예,

돈도 얻을 수 있지만 사회 속에 있는 자기를 재확인할 수 있고 자신감도 생긴다는 것이 일을 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인간이라는 것은 '자기가 자기로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합니다.

'자기가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서 좋다'는 실감을 얻기 위해서는

역시 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 고민하는 힘 p.123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으로서, 또 인생 선배로서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 뼈와 살이 되는 것들이었다. 진정 치열한 고민을 할 수 있다는

그 권리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존재들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만큼 고민하는 힘은 오늘의 나를 살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준다고 할 수 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위해서, 또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리들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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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릭 - 아마존닷컴 창립자 제프 베조스의 4가지 비밀
리처드 L. 브랜트 지음, 안진환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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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아마존이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브라질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을 가리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세계 최초의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해서 세계 최대의 종합 쇼핑 업체로 성장한

아마존이 더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아마존을 창립한 제프 베조스에 대해서 현대인들은

스티브 잡스나 마크 주커버크, 잭 린치만큼 잘 알지 못한다.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이번에 출간한 이 책은 바로 그런

베일에 쌓여 있었던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의 삶과 경영철학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출생한 제프 베조스는 열 여섯살이 되기 전까지

매년 여름마다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텍스사 주 샌 안토니오 목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가 유년 시절에 경험했던 목장 생활은 아마존을 경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목장에서 지내다보면 목초일이나 가축을 돌보는 일 등 자기 스스로 알아서

해야하는 일들이 많았을 것이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자립심이 강해졌을 것이다.

그는 목장에 정착하기 전까지 로켓 과학자로 일했던 할아버지처럼 우주과학자로서의 길을

걷고 싶어했지만 결국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컴퓨터 공학으로 전공을 바꿨다고 한다.

 여학생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별로 없었던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미국 명문대인 프린스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자신만의 사업체를 시작하려고 결심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의 좋은 기업에서 경력을 쌓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로 인해 그는 신생 업체였던 피텔에 입사를 한다. 피텔에서 다양한 프로그래밍 업무와 사업적 지식을 쌓은 제프는 처음

결심대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당시 가장 주목받았던 인터넷 사업에 주목한다.

그야말로 개척지나 다름었었던 인터넷 서점을 시작하기로 한 제프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과 한 배를 탈 인재들을 채용하는 일이었다.

지금은 거대한 업체지만 창업 당시만 해도 아마존닷컴은 차고에서 운영되는 아주 기본적인

구성물만 갖춘 신생 업체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랬던 아마존닷컴이 오늘날의 크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조건은 당시 아직 사람들에게 낯설었던 웹 기반이 중심이 된 온라인 환경을 신뢰감있게 프로그램화하는 것이었다. 이런 제프의 철학과 이념에 같이 일하는 프로그래머들도 의견을 합쳤고 결국 소비자들이 가장 만족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았던 것이다.

이렇게 오늘날 아마존닷컴이 생기기까지에는 제프 베조스와 그의 동료들의 남다른 노력이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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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쇼크 - 값싼 식량의 시대는 끝났다
김화년 지음 / 씨앤아이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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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픔의 시대는 과연 다시 올 것인가?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국가대표 라면 신라면이 작년 11730원에서 78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식량 폭등 사태가 심각했던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한 농심은 미국의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가뭄으로 인해서 원재료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말을 소비자들에게 남겼다. 농심과 같은 라면제조업체뿐만이 아니라 2011년 많은 식품업체들이 원재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들의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천 원 한 장이면 맛있는 빵 하나, 과자 하나를 담을 수 있는 장바구니가 이제는 뭐 하나 담기도 겁나는 돈 바구니가 되었다. 주부들은 다가오는 명절이 겁난다면서도 무능한 정부를 탓하고 있고, 정부는 뚜렷한 대책 없이 그저 해외 시장 변동 상황만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TV 뉴스에서 아무리 떠들어대도 남의 일처럼 느껴졌던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의 위기가 드디어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전해진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인 저자가 쓴 이 책은 바로 그런 오늘날의 식량쇼크 위기를 조명하며, 앞으로 한국이 식량쇼크에 대응하기 위해서 해야 할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먹거리 가격이 몇 개월째 치솟고 있어서 '애그플레이션' 발생 우려를 높여주고 있지만 2008년과 같은 극심한 식량쇼크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2010년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2011년 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식량 쇼크를 극심하게 겪었다. 저자는 20112월 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가격지수가 2008년에 기록한 최고 수준을 넘어섰다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특히 주요 곡물 품목인 밀, 옥수수, 쌀의 가격이 2008년 식량쇼크 때보다 각각 2.2, 1.9, 3.6배 상승하며 그 어느 때보다 큰 변동성을 보여주었다. 식량 가격이 최고조에 올랐다는 사실보다 더 심각한 점은 바로 가격의 변동과 급등락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정부나 국제기구가 식량 가격의 급등락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 또한 점점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불과 십 여 년 전만 넘쳐나는 재고량을 처리하기 위해 정부까지 나서야 했던 한국 국민들에게 이런 상황은 매우 당황스러울 것이 틀림없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이런 식량 가격 상승이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가 아닌 인류의 생존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의식주(衣食住)중에서도 식()은 인간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며,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하더라도 음식을 구해서 먹지를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계속될 식량 위기 상황을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함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식량 과잉의 시대에서 식량 부족의 시대로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과 같다는 의미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사자성어는 오늘날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식량 위기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말일 것이다. 불과 몇 년 전인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전 세계 식량 시장은 충분히 안정적이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농업 기술의 발전으로 농업 생산량이 크게 향상되었고, 이로 인해 높은 재고를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기술적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었던 선진국들뿐만이 아니라 중국과 인도와 같은 신흥국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났다. 물론 광범위한 토지 개발과 삼림 파괴로 인해서 생태계 오염이라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적어도 식량 확보 면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풍요로운 시기도 포화 상태에 다다른 재고 식량들 때문에 마감되었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식량 창고들에 채워 진 재고 식량을 처리하기 위해서 EU 각국 정부가 나서서 지원을 해주었고, 덕분에 유럽의 농업 생산자들은 거의 헐값에 재고 식량을 시장에 내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EU의 처사에 미국이 제동을 걸었고, 유럽의 식량 생산은 급속하게 줄어들어 결국 식량 위기 사태가 벌어졌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결국 농업 기술의 발전이 농산물 생산 과잉으로 이어졌고, 이 남아도는 농산물을 처분하기 위해 내려진 욕심이 부메랑처럼 인간들에게 돌아온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식량 위기 시대에 대처하는 우리의 현명한 자세

 

  이런 상황 속에서 곡물 자급률 26.7% 수준에 불과한 우리나라는 하루 빨리 식량 쇼크 사태를 대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OECD 국가들 가운데에서도 최하위 수준이며,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 자급률 4~5% 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쌀 다음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곡물은 밀의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인의 식습관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밀로 만든 빵이나 과자에 대한 소비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밀을 자생산해서 자급해야 한다는 인식은 아직까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우리 밀 수매 자금을 100억 원 가량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또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을 펼쳐서 2015년에는 10%, 2020년에는 15% 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렇게 나선다고 해도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우리 밀 생산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입 밀보다 높은 우리 밀의 가격이 경쟁 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우리밀로 만든 생산품을 소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런 내부적인 요인과 함께 최근 정부에서 나오는 소리가 바로 해외식량기지 건설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2018년까지 해외 식량기지 138와 물량 38t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추진 중이며, 이미 작년까지 85개 기업이 20개국에 진출하여 42와 물량 171t을 확보한 실정이다. 해외식량기지 계획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곡물을 수입을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불가피한 조치일 것이다.

 하지만 자본과 기술만 가지고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의 농토를 이용해서 작물을 재배 생산 그리고 수입해온다는 이런 과정은 매우 조심스럽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07년과 2008년에 무려 30여 국가들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 사태는 식량 확보를 위한 투기 자본에 의해 자국 식자재 값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해외식량기지 건설은 분명히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자본을 통해서 그 나라에서 재배된 식량을 가져간다는 의미 자체는 변함이 없다. 이런 상황을 그 나라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인지에 대한 명분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해외 식량 기지 확보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농민들이 다양하고 경쟁력 높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교육 지원, 그리고 지원금 확대에도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이렇게 자구책을 마련했으면 그 다음으로 생각해 볼 문제가 바로 세계 곡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곡물 메이저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다. 현재 전체 곡물 수출량의 무려 85%를 미국계 곡물상사인 카길, 컨티넨탈, 프랑스의 루이드레퓌스, 남미의 분게, 스위스의 앙드레 등 5개 상사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곡물메이저에게 우리나라는 무려 74% 정도의 곡물 수입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끌려 다니는 입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곡물 수입 루트를 더 다양하게 확대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일괄 현물구매 방식을 줄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국내 많은 연구원들이 올 연말에 식량 위기가 또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위기가 찾아오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저자도 이미 생겨난 위기를 부정하기보다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찾아보자는 목적에서 이 책을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는 것이 곧 생명의 연장이며 생존 방식인 인류에게 있어서 앞으로 계속해서 찾아올 식량 위기는 절대 절명의 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개별 국가가 이 문제를 떠안기 보다는 전 세계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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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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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우리말로 조용한이란 뜻의 제목인 이 책이

미국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것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덜 주목했던 내향성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녀들이 너무 조용하거나 수줍음을 많이 타서 걱정이라고

하소연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언제부터 조용하거나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 걱정해야 할 정도의

성격이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저자는 1900년대 초반 도시화와 산업화가 막 일어나던 미국의

사회분위기가 이런 외향성에 대한 강조와 내향성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형성시켰다고 말하고 있다. 근대화 이전에

미국 사회 또한 우리나라의 농촌 사회와 다를 것이 없었다.

건너 건너 이웃들의 작은 것 하나도 꿰뚫고 살 정도로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이웃들은 매우 익숙했고

특별한 사교술이 필요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모두 돈을 벌러

도시로 몰려 들면서 이제 이웃들은 모두 낯선 이들로 가득찼다.

그런 사회 분위기에서 나를 남에게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은

생존 기술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생겨나면서 자연스럽게

자기계발 강연이나 서적들도 생겨났고 그런 강연이나 책에서 말하는

것들이 대부분 적극성과 사교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것이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물론 외향적인 성격에 많은 장점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외향적인 성격만큼이나 내향적인 성격도 중요하며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바로 이것일 것이다.

밖에 나가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집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사람도 존재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내향성을 존중해야하며 내향성이 가진 영향들을 계속해서

연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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